오늘 읽기 시작한 부분에서는 ‘축구 전술 흐름에 담긴 공간과 시간‘ 이라는 제목의 글이 나온다. 글쓴이는 윤영길이라는 분인데 서울대 체교과 졸업 후 한체대 교수로 재직 중이며 축구협회 소속으로 대표팀 멘탈코치도 겸하고 있다고 한다.
독자인 나는 축구 전술이라고 해서 바로 축구 관련 얘기가 나올 줄 알았는데, 갑자기 차원(dimension)에 대한 얘기가 나온다. 물리학과 수학에서 차원이라는 것은 공간에서 독립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방향의 개수(p.221) 라고 하는데, 글쓴이는 이 정의에 근거하여 점, 선, 면, 입체를 설명한다.
이후 글쓴이는 이 개념에 근거하여 11명이 한 팀을 이루는 축구에서 시대에 따라 전술적인 변화가 있어왔다고 말한다. 과거에는 점으로 대변되는 개인 위주의 전술이 주를 이뤘다면, 이후에는 패스게임을 통한 선이 있는 축구로 진화했고, 다음 단계로는 선보다 한 차원 높은 면과 입체의 개념을 활용한 전술로 발전해왔다고 한다.
3차원인 입체 단계 이후에는 4차원과 5차원에 대한 얘기도 언급되는데, 4차원은 시간 개념이 추가되어 속도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5차원은 시간을 공간처럼 드나들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개인적으로 4차원과 5차원의 개념은 어렴풋한 느낌정도만 이해했고 솔직히 100% 이해했다고 말하기는 약간 조심스럽다. 그나마 어렴풋한 느낌이라도 얻은 것에 일단 만족해야 할 듯하다.
뭐 주저리주저리 적어봤는데, 여기서 핵심은 차원이 높아질수록 상대적으로 낮은 차원 중심의 전술은 게임에서 불리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특출난 한 명(점)이 개인기로 경기장을 휘젓고 다닐 수 있었지만, 축구는 혼자가 아닌 여럿이서 하는 경기이다보니 일대일이 아닌 일대다(多)로 수적 우위를 활용하여 점보다 차원이 높은 선과 면, 입체(3차원 공간, 공중) 등을 만들어서 점이 활동하는 것을 차단할 수 있고, 이를 통해 결과적으로 경기를 유리하게 만들어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월드컵이나 프로팀 경기 같은 축구 경기 중계를 보다보면 선수들끼리 패스를 그냥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무작위로 주고 받는 것 같지만, 나같이 축구를 잘 모르는 일반인들이 미처 알지 못하는 수싸움들이 경기장 전역에서 수시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글쓴이의 글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되었다. 분야를 막론하고 개인이든 조직이든 어떤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머리를 잘 써야한다는 것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손자병법같은 책에서도 볼 수 있듯이 전략이라는 것이 왜 중요한지를 머리만이 아닌 마음으로도 느끼게 되었다. 남들보다 한 차원 높은 생각이 승리의 확률 또는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평면에서 점이 서로 공을 주고받으면서 만드는 선을 점으로는 방어할 수 없다. 이렇게 공을 이동시키는 점에 익숙했던 0차원 팀에게 선의 등장은 해결 불가능한 전술적 도약이었다. - P222
강력했던 그 아름다운 패스의 궤적도 면의 단면일 뿐이다. 자기 진영에서 공을 가지고 나오다 패스 연결이 현란해지면서 면을 만든다. - P223
이제 입체다. 뮌헨은 경기에서 FC바르셀로나가 서너 명으로 만든 면을 쌓아 입체를 만든다. 여러 개의 DRAM 다이를 적층한 HBM을 만들어 단순칩에서 구조로 변화한 방식과 유사하다. - P224
점에서 입체에 이르기까지 전술적 흐름은 10년 주기였다.하지만 4차원은 달랐다. 불과 4년 사이에 입체는 시간에 대체되었다. 경기장 크기가 불변임을 감안하면 시간의 변화는 속도의 변화이다. - P225
결국 시간의 특정 시점에 위치하는 입체는 시간의 단면일 뿐이다. - P225
영화 <인터스텔라>에 시간을 공간처럼 드나들 수 있는 5차원이 등장한다. - P225
시간을 공간처럼 선택할 수 있다고 가정해 보자. 시간을 선택할 수 있으면 개인의 포지션은 소유에서 공유가 된다. - P226
시간의 선택은 경기 공간에서 선수 간 포지션 교환으로 치환되면서 포지션 공유 개념으로 발전할 것이다. - P226
지난 50년 축구 전술은 차원의 지평을 넓혀왔다. 공을 가진 점이 유려한 드리블로 경기장을 이동한다. 이 점은 다른 점과 연결되어 선을 만들고 선은 공의 이동 속도를 높였다. 이어 면으로 공간을 점유하고, 시간으로 공간을 선점하는 방식으로 전개되어 왔다. 경기 효율을 향상시키기 위한 공간의 집적과 적층 과정이었다. 다음은 시간의 선택이다. 공간의 효율을 추구했던 것처럼 시간의 효율을 추구하게 될 것이다. - P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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