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시작한 부분에서는 과거 유럽 사회를 장악했던 교회에 대한 얘기가 나온다. 지난번 포스팅의 마지막 부분에서 저자는 교회가 유럽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했다는 얘기를 했었는데, 이것을 교회 건축과도 연계하여 풀어내는 저자의 스토리텔링이 인상적이었다.

여기 별도로 자세히 밑줄치진 않았지만 인류의 역사를 돌아보면 ‘모닥불‘에 모였던 소규모 공동체를 시작으로 장례식을 위한 공간으로 만들어진 ‘괴베클리 테페‘라는 좀 더 많은 사람이 모일 수 있는 건축물이 생겨났으며, 여기서 한 단계 더 진화하여 그리스의 반원형 극장, 로마의 콜로세움 등 점점 더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들이 생겨났다. 하지만 이러한 공간들은 지붕을 완전히 덮지는 못하는 한계로 인해 강력한 공동체를 형성하는데는 일정부분 한계가 있었는데, 이 한계를 극복해낸 것이 바로 교회 건축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교회 건축으로 인해 몰입감있는 예배가 가능해졌으며 이는 공동체의 결속을 보다더 강력하게 하는데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오늘 처음 밑줄친 문장은 이러한 저자의 얘기를 뒷받침하는 근거가 된다고 볼 수 있겠다.

인간은 강력한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서 건축 공간을 이용했다. 사람들은 하나의 공간에 함께 들어가 있을 때 공동체 개념이 형성되고 강화된다. 공동체 의식을 가지려면 같은 공간에 있다는 생각이 들어야 한다. - P246

기원전 1350년~기원전 1250년경 고대 그리스의 미케네에 지어진 ‘아트레우스의 보고 Treasury of Altreus‘라는 무덤 건축물에 동굴의 천장 같은 둥그런 천장을 가진 최초의 돔 공간이 만들어졌다. 이 건물의 평면은 동그란 모양이고, 단면상으로는 약간은 뾰족한 원뿔 모양이다. 이 기술은 더욱 발전해서 로마의 판테온 신전에 와서는 기하학적으로 완벽한 원 모양의 평면도에 완전한 반원형 천장 돔을 가진 공간이 완성되었다. 이렇게 돔은 서양에서 종교 공간의 전형이 되었다. ‘판(Pan)‘은 전체, 모두라는 뜻이고 그리스어 ‘테오(Theo)‘는 신이고, ‘테온(Theon)은 신전이라는 뜻이다. 이 두 단어가 합쳐져서 ‘모든 신을 위한 신전‘ 이라는 뜻의 이름 ‘판테온‘이 만들어졌다. - P250

거대한 실내 공간을 가진 교회 건축이 생겨난 것은 중요한 기독교 교리 때문이다. - P251

기독교의 경전인 성경에서 죄 사함을 받기 위해서는 죄 없는 동물의 생명이 희생되어야 한다는 개념은 에덴동산에서 처음 나타난다. 에덴동산에서 아담과 하와는 선악과를 따먹은 다음 눈이 밝아져서 자신이 벗은 몸이라는 것을 의식하게 된다. 이에 신은 선악과를 따먹는 죄를 범한 둘을 에덴동산에서 쫓아낼 때 가죽옷을 입혀서 내보낸다고 성경에 나와 있다. 가죽옷을 만들었다는 것은 어떤 동물을 죽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신학자들은 죄를 가리기 위해 생명의 희생이 필요하다는 개념은 이 사건에서 시작되었다고 설명한다. - P251

그러던 종교 행위(제사)가 예수 이후에 바뀐다. 기독교는 예수가 십자가에서 피를 흘리며 죽은 사건으로 동물의 피 흘리는 제식행위를 대체한다고 말한다. 죄 없는 예수가 제사 의식에 희생되는 양과 같은 제물이 되었다는 개념이다. 따라서 예수의 십자가 사건 이후에 제사는 필요 없어졌다. 그러자 종교 행위가 제사에서 말씀듣는 것이 중심인 예배로 바뀌게 되었다. 행위가 바뀌면 그것을 담는 공간의 디자인도 바뀌게 된다. 그렇게 서양의 종교 건축은 큰 변화를 맞이하게 되었다. - P252

교회 건축을 이해하려면 건축이 담고 있는 소프트웨어인 기독교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예수의 일생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두 가지다. 하나님의 아들인 예수가 인간으로 태어나 십자가에서 인류의 죄를 대신해 제물이 되어 죽었다는 것과 죽은 지 3일 만에 무덤에서 부활해서 하늘로 올라갔다는 이야기다. 이 두 가지를 믿는 것이 기독교의 핵심이다. - P252

부활 신앙의 원조는 이집트 파라오의 미라라고 할 수 있다. 이집트인들은 파라오가 언젠가 부활한다고 믿었다. 그래서 몸을 보존하기 위해서 육체가 썩지 않도록 미라를 만든 것이다. - P252

부활 개념이 전 인류로 확산된 계기는 기독교가 시작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제는 모든 사람이 믿기만 하면 하나님의 구원을 받고, 마지막 날에 부활한다는 교리가 정립되었다. 과거 한 국가의 최고 수장인 파라오와 귀족만 한다고 여기던 부활을 이제 믿는 사람은 누구나 할 수 있는 부활의 대중화가 일어난 것이다. 일종의 부활의 민주화다. - P253

만 년이 넘는 인류 역사에서 찾을 수 있는 하나의 큰 흐름은 정치건 종교건 ‘민주화‘ 혹은 ‘포퓰리즘‘이다. 농업 이후 인류의 역사를 살펴보면, 과거에는 소수의 특정인만 하던 것을 근대로 올수록 모두가 할 수 있는 흐름으로 변화해 왔다. 기독교가 기존의 오래된 종교보다 폭발적인 인기를 누린 이유 중 사회의 다수를 차지하는 하층민에게 어필했다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큰 요인이다. - P253

기존 중동의 장례 풍습은 시체를 그대로 동굴 무덤에 안치하는 것이었다. 부활을 믿는 기독교인들도 시체를 안치했다. 로마도 이와 비슷하게 시체를 그대로 안치했는데, 인구가 많은 대도시였던 로마는 지하에 굴을 파고 시체를 안치했다. 이 지하 무덤이 카타콤이다. - P253

카타콤은 로마 제국의 기독교 박해가 심할때 예배 장소로 사용되었다. 소수의 사람이 비밀리에 모여서 예배를 드리기에는 사람들이 가기 싫어하는 공동묘지 카타콤이 가장 안전했다. 로마의 지하 무덤 카타콤은 죽음과 부활을 가장 가깝게 느낄 수 있는 좁은 동굴 같은 공간, 공동체의 느낌이 드는 실내 공간, 그러면서도 숨어서 예배를 드릴 수 있었던 최적의 공간이었다. - P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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