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본문에 직접적으로 나온 용어는 아니지만 ‘생태계의 비가역성‘에 대한 얘기로 시작한다. 독자인 내가 이런 용어를 사용하게 된 이유는 수많은 생물들이 속해있는 생태계라는 것이 인간이 일일이 다 알 수 없을 정도의 어떤 세세한 질서를 이루면서 유지되고 있을지라도 그것이 한 번 망가지게 되면 다시 원래의 상태 그대로 되돌릴 수 없다는 속성 때문이다. 저자는 이러한 속성을 엎지른 물을 다시 담는 것과 같다는 말로 표현하고 있다.
물론 향후에 과학기술이 엄청나게 발전하여 한 번 망가진 생태계를 원상태 그대로 되돌릴 수 있는 기술이 나올 지도 모르겠으나, 저자의 말에 따르면 지금 현재로서는 그저 이론적인 영역만 존재할 뿐 한 번 망가진 생태계를 원래대로 되돌릴 수 있는 실질적인 과학기술은 없다고 한다.
이 내용을 읽으면서 문득 우리 인생도 생태계와 유사한 속성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인생을 살면서 어떤 잘못된 판단을 하였다는 이유로 타임머신을 타고 다시 그때로 돌아갈 수 없는 것처럼 생태계든 우리 각자의 인생이든 그냥 시간의 흐름에 따라 끊임없이 계속 흘러갈 뿐이다.
어떤 책인지 정확히 기억이 나진 않지만 예전에 내가 썼던 리뷰에서 우리 인생은 되감기나 빨리감기 버튼이 없는 그저 재생버튼만 있을 뿐이라는 얘기를 했던 적이 있다. 오늘 독서를 통해 그 때의 기억을 다시금 떠올려볼 수 있었고, 결국 지금 이 순간을 가치있고 보람된 것들로 채워나가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태도가 아닐까 싶다.
생태계 얘기를 하다가 잠시 곁길로 샜는데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우리가 사는 이 지구의 생태계를 지키고 보존하지 않는다면 우리 인류는 우리 스스로 멸종의 시간을 당기는 결과를 맞이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최근 개인적으로 함께 읽고 있는 이정모 저자의《찬란한 멸종》이라는 책에서도 끊임없이 경고하는 것이 지금 현재 인간이 지구 생태계 파괴의 가장 핵심 주범이라는 것이다. 인간이 지금 당장 지구 생태계에 대해 각성하지 않고 현재의 생활패턴을 그대로 유지한다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지구 생태계는 머지 않은 미래에 다 파괴될 것이고 인간은 멸종할 것이라는 게《찬란한 멸종》의 핵심 메시지이자 오늘 읽고 있는《통섭》본문의 핵심 교훈이다.
간혹 지구가 멸망하면 화성 같은 인접한 다른 행성으로 이주해서 살면 되는거 아니냐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다른 행성으로 이주할 경우 감히 측정하기 힘들정도로 많은 엄청난 양의 에너지를 소모해야하기에 결과적으로 지구만큼 인간에게 최적인 행성은 없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따라서 이 지구가 정말로 소중하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고 지구의 환경과 생태계를 잘 지키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겠다. 문득 이런 말이 떠올랐다. ‘있을 때 잘해‘

삼림 구역에는 수많은 형태의 생명이 산다. 아마도 300종의 새, 300종의 나비, 개미 200종, 딱정벌레 5만 종, 나무 1,000종, 균류 5,000종, 수만 종의 박테리아와 그 외의 것들이 주요 군락의 명부에 올라온다. 다수의 군락에서 수많은 소수 종들은 과학계에 처음 소개되는 것들로서 그 속성들은 전혀 알려져 있지 않다. - P505
각 종들은 명확한 니치를 점유하고 있다. 즉 특정 장소와 정확한 미기상(微氣象), 특정 영양분, 그리고 생활사가 순차적으로 나타나도록 하는 온도 · 습도 주기를 필요로 한다. 많은 종들은 다른 종들과 공생관계로 묶여 있어서 올바른 배치로 상대와 정렬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 - P505
생물학자들이 분류학적 맨해튼 프로젝트, 즉 모든 종의 분류와 보존을 훌륭히 해 낸다 하더라도 그 군락을 다시 원상태로 되돌릴 수는 없다. 그러한 작업은 엎지른 물을 다시 담는 것과 같다. 수십 년 후에는 가능할지 모른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토양을 살아나게 하는 데 필요한 미생물의 생태학이 알려져 있지 않다. 꽃들 대부분의 수분 매개체와 그것들이 나타나는 정확한 시기는 오직 추측만 할 뿐이다. 또한 종들이 공생하기 위한 이주 순서인 ‘합성 규칙(assemblyrules)‘은 아직 이론 영역에 머물러 있을 뿐이다. - P505
현존 지식으로 이 세계를 보존할 유일한 방법은 자연 생태계를 유지하는 것뿐이다. - P505
어떻게든 인류는 다른 생명들이 의존하는 환경을 파괴하지 않고 좁은 통로를 빠져나오는 길을 찾아야만 한다. - P506
계몽사상의 유산은 우리는 우리 자신의 힘으로 알 수 있고, 앎으로써 이해할 수 있으며, 이해함으로써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다는 믿음이다. 이러한 자신감이 과학 지식의 기하급수적 성장을 가져왔으며 이 지식은 증가하는 완전한 인과적 설명의 망으로 짜여져 있다. 이 과업을 달성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하나의 종으로서 자신에 관해 많은 것을 배웠다. 우리는 인류가 어디에서 왔으며 무엇인지를 이전보다 더 잘 이해하고 있다. - P506
다른 생명과 마찬가지로 호모 사피엔스는 스스로 길을 개척해 왔다. 그래서 지금 우리는 이곳에 있다. 아무도 이러한 상황으로 우리를 이끌지 않았으며 아무도 우리를 지켜봐 주지 않았다. 우리의 미래는 순전히 우리에게 달려 있다. 이제 우리는 인간의 자율성을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가 가고 싶은 곳을 밝혀야 한다. - P506
호모 사피엔스가 이 행성을 결단내기 전에 제대로 정착하여 행복해져야 한다. - P506
우리는 새로운 실존주의 시대로 들어서고 있다. 개인에게 완전한 자율을 부여한 키르케고르와 사르트르의 낡은 부조리적 실존주의가 아니라, 보편적으로 공유되는 통합된 지식만이 정확한 예견과 현명한 선택을 가능하게 한다는 실존주의 말이다. - P507
동물의 사회성과는 달리 인간의 사회성은 문화에 의해 도덕지침과 법률로 진화한 장기 계약을 형성하는 유전적 성향에 기초해 있다. - P507
계약 형성 규칙들은 인류에게 위로부터 그냥 주어진 것은 아니었으며 두뇌 구조 안에서 무작위적으로 발생한 것도 아니었다. 그 규칙들은 수십억 년에 걸쳐 진화한 것이다. 왜냐하면 그것들은 생존과 미래 세대에 발현될 기회를 규정하는 유전자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 - P507
우리는 계약이 생존에 필수적임을 발견한 어른들로서 신성한 맹세를 통해 그것을 확고히 할 필요성을 받아들였다. - P507
통섭에 대한 탐색은 처음에는 창조성을 구속하는 것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반대가 맞다. 통합된 지식 체계는 아직 탐구되지 못한 실재 영역을 확인하는 가장 확실한 수단이다. 이것은 이미 알려진 것에 관한 명확한 지도를 제공하며 미래 연구를 위한 가장 생산적인 질문을 창안한다. - P507
올바른 답변을 하는 것보다 올바른 질문을 던지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 P507
사소한 질문에 대한 옳은 대답은 별것 아니다. 그러나 옳은 질문은 그 정답을 알 수 없다 하더라도 주요한 발견의 지침이 된다. 미래 과학의 여정이나 상상력 풍부한 예술의 비행에 있어서도 그러할 것이다. - P508
다음 질문은 반복될 가치가 있다. 우리의 가장 깊은 근원은 어디인가? - P508
우리는 고유한 유전적 기원을 가진 구대륙 영장류이며 영특한 창발적 동물이다. - P508
메리 클라크는 미로를 인간의 복잡한 환경적·사회적 문제로 인식했으며 실타래는 그 문제들을 풀기 위한 객관적 진리와 실재론적 사고라고 보았다. - P515
페타(peta)는 10^15을 지칭한다. - P517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우연과 필연의 결과이다." _데모크리토스 - P521
간격 분석이라는 용어는 생물 다양성과 보존 연구에서 차용했다. 이것은 동식물 종들의 분포를 매핑(maping)하는 방법을 지칭한다. 그것은 그 종들을 생물 보유지 지도 위에 겹치게 올려놓고 정보를 이용하여 미래 보유지를 위한 최고의 위치를 선택하는 방식이다. - P539
조엘 코언에 따르면, 지구에 지속 가능한 형태로 생존할수 있는 인구의 총수가 얼마인지를 계산하는 일은 매우 어렵다. 왜냐하면 식량 생산 기술이 어느 정도까지 발전할 수 있을지 잘 모르고 평균적으로 용인될 만한 삶의 질이 어떤 정도일지를 확언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절대적 제한은 100억을 넘지 않을 것이다. 광합성이 오로지 인간의 사용만을 위해 변환된다고 가정하고 에너지 총량을 계산하는 식으로 한계 인구를 계산해 보면 대략 60억이 된다. - P540
진화생물학은 자연과학과 사회과학의 경계 근방에 위치한 지적 이동 막사이다. 물물 교환을 원하는 다양한 분야의 학자들에게 그것은 논리적 만남의 광장이리라. - P54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