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포스팅의 마지막 부분에서 예술의 지배적 사조는 주기적인 진동이 일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어떤 특정한 사조가 영원히 지속될 수는 없다는 얘기를 했었다.

오늘은 예술의 사조 중에서 포스트모더니즘에 대한 얘기부터 시작하는데, 이 포스트모더니스트들조차도 자신들의 사조가 계속 지속될 수는 없음을 자각하고 있다.

문득 이 세상에는 영원한 게 없다는 말이 떠올랐다. 일정기간 흥하고 나면 어느 순간 사그러드는 것은 비단 예술 분야 뿐만이 아니라 다른 모든 분야에 적용되는 자연의 이치가 아닐까.
.
.
.
본의 아니게 밑줄 친 내용을 누락해서 관련 내용을 추가합니다.

우리는 외견상 서로 달라 보이는 대상들을 가지고 시작한다. 서로 비교하여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것과 유비(類比)해 봄으로써 어떤 패턴을 찾는다. 우리는 스스로를 멀찍이 떼어 놓고 변형, 사상(寫象), 은유를 이용하여 추상적 개념과 법칙 그리고 체계 등을 창조해 낸다. 이렇게 하여 수학은 더욱 추상적이고 강력해진다. 이것은 또한 음악이 작은 부분들을 통해 거대한 하나의 구조를 이루면서 힘을 얻어 가는 방식이다. 이런 식의 이해 방법은 대부분의 서구적 사고의 바탕에 놓여 있다. 우리는 보편적 지식을 추구하지만 그것의 힘은 개별적인 것에 뿌리를 두고 있다. 우리는 공통 원리들을 사용하지만 뚜렷하게 구별되는 세부 사실들을 드러낸다. _에드워드 로드스타인(Edward Rothstein)
p.379

포스트모더니스트들은 텍스트가 통제하지 못하는 것을 찾고 저자의 사회적 구성물로 텍스트의 전모를 설명하라고 요구했다. - P373

"예술가와 시인은 환경 위기의 시대에도 자연의 구속력을 간과하고 과학을 무시하며 예술의 형식과 규율, 즉 그들 자신의 문화가 지닌 무속적 전통을 포기해야만 한다. 또한 보편적 인간 본성이라는 이념을 단념하고 숨막힐 듯한 구속에서 자신을 해방시키며 희망을 비롯하여 우리를 고양시키는 감정들에 대해 격노해야 한다." _프레더릭 터너(Frederick Turner) - P373

"호메로스, 단테, 레오나르도 다빈치, 셰익스피어, 베토벤, 괴테의 전통은 아직 죽지 않았다. 이 전통은 포스트모던 콘크리트의 균열 한가운데에서 자라나고 있다." _프레더릭 터너(Frederick Turner) - P373

우리가 고전을 부러워하는 이유 중 하나는 그것이 성취한 듯 보이는 그 평형 상태(equilibrium) 때문이다. - P373

"소포클레스(Sophocles)와 베르길리우스(Vergilius)의 작품에 나타나는 규칙성과 논리는 섬세함이나 격렬함 모두를 배제하지 않는다. 또한 플로베르가 할 수 있던 것과 똑같은 종류의 것, 즉 사물을 정확하고 객관적으로 재현하는 것은 워즈워스나 셸리가 잘 묘사하던, 신비롭고 유동적이고 감상적이며 모호한 것을 배제하지 않는다." - P373

예술과 비평의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힘인 아폴론적 충동과 디오니소스적 충동의 대립, 즉 차가운 이성과 열정적 방종의 대립이 과연 화해의 길로 나아갈 수 있을까? 이것은 경험적 문제일 것이고 그 대답은 선천적 인간 본성의 존재 유무에 달려 있다. 지금까지 축적되어온 증거로 보아 의심의 여지는 거의 없다. 인간 본성은 존재하며 그것은 매우 심층적이고 구조적이다. 만일 이 정도만이라도 인정한다면 과학과 예술의 해석 간의 관계는 다음과 같이 더 명확해질 수 있을 것이다. 즉 해석은 다중의 차원들, 즉 역사, 전기, 언어, 미적 판단 등의 여러 차원들에서 진행되며 인간 정신의 물질적 과정은 그 차원들의 기저에 놓여 있다. - P374

이론적으로 편향된 과거의 비평가들은 많은 큰 길들로 한 번 가 보다가 정신분석학과 포스트모더니즘적 유아론 같은 명패가 붙은 밀실로 들어가버렸다. 뇌가 작동하는 방식을 이해하는 데 있어 별다른 과학적 도움없이 직관에만 의존했던 이들의 접근법은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건전한 과학 지식에 기반을 둔 나침반을 갖지 못한 채 그들은 정처 없이 헤매다가 결국 막다른 골목에 이르렀다. - P374

만일 뇌과학, 심리학, 진화생물학의 통섭적 연구를 통해 뇌의 기능들이 도표로 정리되면 그 부산물로서 예술에 대한 영속적 이론을 얻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와같은 과정을 통해 창조적 정신을 이해하려면 과학자와 인문학자 간의 공동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 P374

공동 연구의 초기 단계에서는 예술의 혁신(innovation)을 복잡한 신경 회로와 신경 전달 물질의 방출에 기반한 구체적인 생물학적 과정이라고 결론내리기 쉽다. 그것은 만능 발생자(all-purpose generator)에 의한 상징의 유출도 아니고 천상의 행위자에 의한 마법도 아니다. - P374

예술에서 혁신의 기원을 통찰하는 것은 우리가 그 창조물을 해석하는 방식과 커다란 차이가 있기 마련이다. - P374

자연과학은 창조적 과정 자체의 몇몇 요소들을 포함하여 마음에 대한 그림을 하나 그려 내기 시작했다. 비록 자연과학이 아직은 그 궁극적 목표에서 상당히 멀리 떨어져 있기는 하지만 종국에는 예술에 대한 해석을 강화시켜 줄 수밖에 없을 것이다. - P375

인류가 진화하는 동안 자연선택은 혁신 과정들을 창조하기에 충분한 시간을 갖고 있었다. 수천 세대라는 시간은 유전적 변화가 뇌와 감각계, 내분비계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을 정도의 시간이다. 그동안에 생긴 생각과 행동의 개인차가 생존과 번식 성공의 개인차를 야기했다. - P375

변이는 어느 정도는 유전적이었다. 즉 당시의 개인들은 오늘날과 마찬가지로 문화로부터 무엇을 배우는가뿐만 아니라 어떻게 배우고 반응하는지, 즉 학습의 유전적 성향도 각기 달랐다. 이 성향은 통계적으로 특별한 방식을 통해 드러난다. 그 결과로서 유전적 진화가 일어날 수밖에 없다. - P376

특정 유전자 집합을 선택적으로 선호하는 자연선택은 후성 규칙들을 만들어 낸다. 그런데 이 규칙들은 인간 본성을 구성하는 정신 발달의 유전 규칙들이다. 내가 지금까지 기술했던 가장 오래된 후성 규칙으로는 근친상간을 억제하는 웨스터마크 효과와 뱀에 대한 자연스러운 혐오가 있다. 한편 10만년 남짓의 역사를 가진 더 최근의 후성 규칙으로는 아이들의 언어 습득 프로그램이 있으며 아마도 예술의 창조적 과정들 일부도 포함될 것이다. - P376

보편적이거나 준보편적인 것들이 문화가 진화하는 동안에 출현한다. 기본적인 후성 규칙들 사이에 강도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특정 생각과 행동은 그것이 야기하는 감정적 반응에 있어서 그리고 그것이 몽상이나 창조적 사고를 방해하는 빈도에 있어서 다른 생각과 행동에 비해 더 효과적이다. 그것은 예술의 지배적 테마를 이루는 핵심 내러티브이자 반복되는 개념인 원형을 창안하는 방향으로 문화의 진화를 편향시킨다. 앞서 언급했듯이 이 원형의 사례로는 웨스터마크 효과를 위반했던 오이디푸스의 비극과 신화 및 종교에 등장하는 뱀의 이미지들을 들 수있다. - P376

예술은 원래 특정 형식과 주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는 하지만 다른 점에서는 자유롭게 구축된다. 원형들은 예술뿐만 아니라 평범한 의사소통을 구성하기도 하는 수많은 은유를 생산한다. 뇌가 학습하는 동안 뇌의 여러 영역이 폭넓게 활성화되어 나타난 결과로 볼 수 있는 은유는 창조적 사고를 구축하는 벽돌 역할을 한다. 은유는 서로 다른 영역의 기억들을 연관시키고 함께 강화시킨다. - P377

총체적으로 구조화되어 있고 강력한 힘을 가진 인간 본성에 대한 점증하는 증거들ㅡ주로 마음의 발달에 집중되고 있는 증거들ㅡ은 예술에 대한 보다 전통적인 견해에 호의적이다. - P377

예술은 역사적 정황 속에 등장하는 엉뚱한 천재나 특이한 개인적 경험을 통해서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예술적 영감의 뿌리는 인간 뇌의 유전적 기원까지 심층적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고 또 그렇기에 항구적일 수 있는 것이다. - P377

생물학적 이해가 예술에 대한 학문적 해석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 어떤 과학도 결코 창조적 예술을 가둘 수는 없다. 왜냐하면 심미적이고 정서적인 반응을 절묘하게 강화함으로써 인간 경험의 복잡한 세부 사실들을 전달하는 행위가 바로 예술의 독점적인 역할이기 때문이다. - P377

예술 작품은 왜 그런지에 대해 설명하려는 의도 없이 마음에서 마음으로 느낌을 직접 전달한다. 예술을 정의하는 이 같은 속성 탓에 예술은 과학과 대조를 이룬다. - P378

과학은 원리를 창출한 다음 그것을 사용해 인간이라는 생물 종 특유의 속성을 정의하지만, 예술은 그 속성을 섬세하게 구체화하고 인상적인 방식으로 명시한다. - P378

항구적인 것으로 증명된 예술 작품들은 하나같이 강한 인본주의적 냄새를 풍긴다. 개인의 상상력 속에서 태어났음에도 불구하고 그것들은 인간의 진화가 부여한 보편적인 것을 건드린다. - P378

판타지의 세계를 상상할 때조차 예술 작품들은 인간성의 기원에 그 닻을 내린다. 판타지의 거장인 커트 보니것 주니어 (Kurt Vonnegut, Jr., 1922년~ 미국의 유명한 작가로 과학 소설로 분류될 수 있는 작품을 다수 썼다.)가 지적했듯이 예술은 우리가 거기에 속해 있든 아니든 간에 인간을 우주의 중심에 둔다. - P378

뇌의 유전적 진화는 몇몇 특별한 능력을 예술에 부여했다. 첫 번째는 은유를 쉽게 만들어 내 그것을 맥락들 사이에서 유동적으로 움직이도록 하는 능력이다. - P378

플롯(plot)이란 처음에는 물리적인 자리이자 건물 설계도를 의미했는데, 나중에는 무대 감독의 플롯 내지 대체적 윤곽이 되고, 결국은 연기나 스토리의 윤곽이라는 의미로 변했다. - P378

16세기에 프런티스피스(frontispiece)라는 말은 건물의 정면 장식이었는데, 곧 건물을 상징하는 그림으로 장식되어 있는 책의 표지를 뜻하는 것으로 바뀌었고, 최종적으로는 책의 속표지 앞에 나오는 그림을 일컫게 되었다. - P378

스탠자(Stanza)는 이탈리아 어에서 공용의 방이나 휴식 공간을 의미하는 말인데 영어에 와서는 보통 4행 이상의 각운이 있는 시구로서 다른 시구와 구별되는 연(聯)의 의미로 전용되었다. - P378

프로그램화된 뇌는 예술과 과학에서 모두 우아함을 추구한다. 여기서 우아함은 뒤죽박죽 뒤섞여 있는 세부 사실들로부터 군더더기없이 어떤 패턴을 끄집어내 기술하는 것을 뜻한다. - P379

누군가에게 이해할 수 없는 어떤 것이 있다고 하자. 그는 잘 숙지하고 있는 다른 어떤 것과 이것이 매우 유사하다는 사실을 우연히 주목하게 된다. 그는 그것들을 서로 비교함으로써 그 전까지 이해할 수 없었던 것에 대해 이해하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만일 그의 이해가 적절한 것으로 판명되고, 다른 어떤 사람도 그 전에는 그와 같은 이해에 도달하지 못했음이 밝혀진다면, 그는 자신의 사유가 진정으로 창조적이었음을 주장할수 있을 것이다. _유카와 히데키 - P380

예술도 과학과 마찬가지로 실재 세계에서 출발한다. 그 다음에 예술은 가능한 모든 세계들(possible worlds)에 다다른다.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세계들(conceivable worlds)에 도달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예술은 인간의 현존을 우주 속의 만물 위에 투사한다. 은유의 힘을 생각한다면 아마도 예술은 우리가 ‘피카소 효과‘라고 부를 만한 것에서 시작하게 될 것이다. - P380

"만약 인간이 자신의 이미지들을 어쩌다 창조하게 되었다면, 이것은 그가 그 이미지를 그의 주변에서 모두 발견했기 때문이다. 그는 뼈, 동굴 벽의 불규칙한 표면 그리고 한 그루나무에서 그 이미지들을 보았다. 어떤 형태는 여자를 암시하고, 다른 것은 들소를 연상시켰으며, 또 어떤 것은 악마의 머리와 비슷했다." _줄러 헐러스 브러서이 (Gyula Halasz Brassai) - P380

예술은 그레고리 베이트슨(Gregory Bateson)과 타일러 볼크(Tyler Volk)가 메타패턴 (metapattems)이라고 부른 것들, 즉 자연 속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 복잡한 사물들을식별하는 데 좋은 단서가 되었던 원, 구, 테두리, 중심점, 두 개의 선, 층, 고리, 꺾임점 등의 기하학적 형상들을 지각함으로써 나타났다. - P380

이미지를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목탄으로 암벽에 선을 그리거나 돌, 뼈, 나무 등에 새김으로써 그것을 재창조하는 데에는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태동기에는 외부 자연을 자극하여 그것을 결국 인간화하려는 시도를 했다. - P381

예술사가인 빈센트 스컬리(VincentScully)는 선사 시대의 사람들이 산과 강 그리고 동물을 닮은 신성한 건물을 지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들은 그런 방식으로 환경의 힘에 의지하고자 했던 것이다. - P381

스컬리의 견해에 따르면 신대륙 발견 이전의 아메리카 대륙에서 가장 기념비적인 장소는 중앙멕시코의 테오티후아칸(Teotihuacan)이다. "거기서 ‘죽은 자의 거리‘는 ‘달의 신전‘
에까지 바로 연결되고 이 신전 뒤에는 테난(돌의 여신)이라고 불리는 산이 솟아 있다. 몇 개의 흠이 있는 이 산은 기본적으로 피라미드 형태를 하고 있으며, 그 중심은 계단 모양으로 되어 있다. 그리고 신전은 산 모양을 본떴는데, 그 모양을 강렬하고 명확하고 기하학적인 모양으로 만듦으로써 마치 산에서 아래 평지로 물을 끌어내리는 것처럼 보이게 했다." - P381

모방하라. 기하학적으로 만들어라. 그리고 강렬하게 만들어라. 이세 가지는 예술 속에 고동치는 맥박을 뭉뚱그리기에 적합한 공식이다. 혁신가는 이것들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잘 알고 있다. 그들은 감정적, 심미적으로 강한 힘을 가진 이미지들을 자연에서 골라낸다. - P381

온갖 기법들이 고도로 발전하면서 예술가들은 이번에는 자신의 느낌들을 자연에 투사하기 시작했다. 건축이나 시각 예술 쪽의 사람들은 이상화된 신체 형상과 이것을 모델로 한 신의 이미지에 기반을 두고 갖가지 디자인을 창조했다. 기원(祈願), 경외, 사랑, 슬픔, 승리, 위엄 등을 비롯한 인간 정신의 정서적 구축물들이 추상적 이미지들로 포착되었으며 생물적, 무생물적 풍경에 그것들이 부착되었다. - P381

예술가는 자신들이 선택한 자세한 부분에는 자유분방하지만 선천적인 심미적 보편자에는 대개 순응하는 편이다. - P382

현대의 뇌파 분석에 따르면 인간의 뇌는 나무 수관부의 반복적인 그물 구조 같은 형태에 가장 활발하게 반응한다. 또한 나무와 집 주변의 텅 빈 공간과 물은 최근 심리학에 따르면 가능한 모든 배치들 중에서 선천적으로 가장 큰 매력을 느끼는 것이다. - P382

몬드리안은 순수한 추상 디자인의 경지에 다다랐으며 이 때문에 사람들은 그를 추앙한다. 그는 순수 추상을 일컬어 "인간적인 것도, 특수한 것도 아닌 무엇"이라고 표현했다. 이런의미에서 그는 자신의 예술을 해방시켰다. 그러나 그는 진정한 자유를 만끽하지는 못했다. 사실 그 자신도 그런 자유를 원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의 예술은 인간의 미적 감각이 조상 대대로 이어져 내려온 기본 규칙들에 따라 정의된다는 사실을 역설하고 있다. - P383

우리가 몬드리안 예술의 진화에서 본 것은 단지 서구 문화의 국지적인 산물이 아니다. 흥미롭게도 이와 동일한 과정이 아시아의 예술과 문학의 합류점에서도 작동하고 있었다. - P383

중국의 한자(漢字)는 그것이 표상하고 있는 대상들을 닮은 상형 문자로서 3,000여 년 전에 창안되었다. 고대 중국 문헌에 쓰인 해와 달, 산과 강, 인간과 동물, 집과 기구 같은 상형 문자들은 오늘날에도 바로 알아볼 수 있다. 그것들은 또한 뇌파 기준에서 본 최적 수준의 복잡성에 근접해 있다. - P383

수세기를 걸쳐 중국 문자는 표준 서체의 우아한 카라요 서법 ( (1) 중국풍, 중국 양식. (2) 중국식 서체. 특히, 에도(江戶)시대 중기에 유행한 명조체(明朝體)의 서체를 일컫는다)으로 진화해 갔다. 이 서법의 초기형태는 일본에 도입된 이후 새로운 형태로 발전했는데 거기에는 일본 특유의 흐르는 듯한 서체인 와요 서법(일본 고유의 습관이나 양식. 한마디로 일본식을 일컫는다.)이 포함된다. - P383

서구 서체와 중세의 원고에서 흔히 보이는 장식적인 머리글자에서처럼 예술은 자신의 심미적 기준들을 문자 자체에도 부과했다. - P383

예술가와 작가는 오직 직관만으로 또는 공식에 쉽사리 따르지 않는 감수성으로 정서적 · 심미적 반응을 환기시키는 방법을 알고 있다. 그들은 예술적 기교를 조금씩 축적해 가며 "예술임을 숨기는 것이 예술이다. (ars est celare artem.)"라는 격률에 충실함으로써 자신의 창조물을 설명해 보라는 우리의 요구에서 멀찍이 떨어져 있을 수 있다. - P384

 "질문을 꼭 해야 하는 일이라면 절대로 알 수 있는 일이 아니지요." _루이 암스트롱 - P384

이와는 대조적으로 과학자들은 뭔가를 알아내려고 한다. 그들은 우리에게 모든 것을 명확하게 말해 주고 싶어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그들은 무대의 커튼이 내려지고 책장이 완전히 덮힐 때까지 겸손히 기다려야만 한다. - P384

예술은 언제나 수많은 주제들을 다룬다. 그것은 새 이미지를 통해 최대의 효과를 보고자 한다. 그리고 기억 속으로 녹아 들어간 이미지는 다시 회상될 때 그 원래의 충격을 일부 지니게 된다. - P384

내가 특별히 높이 평가하는 사례는 블라디미르 블라디미로비치 나보코프(Vladimir Vladimrovich Navokov, 1899~1977년. 「롤리타(Lolita)」(1955년)로 유명한 러시아출신 망명 작가로, 이 작품으로부터 소아 성애를 나타내는 ‘롤리타 콤플렉스‘라는 조어가 생겼다. 옮긴이)의 소아 성애(pedophilia)적 소설의 완벽한 도입부이다. Lo-lee-ta: the tip of the tongue taking a trip of three steps down the palate to tap, at three, on the teeth. Lo. Lee Ta. (로-리-타. 세 번 입천장에서 이빨을 톡톡 치며 세 단계의 여행을 하는 혀끝. 로. 리, 타.)" 그러니까 나보코프는 정확한 해부학적 지식과 두운인 t 음, 그리고 시적 운율로 주인공의 이름과 책제목 그리고 플롯을 관능으로 흠뻑 적시고 있는 것이다. - P384

놀라움과 재치 그리고 독창성 뒤에는 언제나 은유가 숨어 있다. - P38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