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포스팅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세포에 대한 내용과 더불어 단백질에 대한 얘기가 잠깐 나왔었다. 단백질이 몸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를 배웠었는데, 오늘은 약간 생소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단백질 분자의 모양에 대한 얘기로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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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 읽다가 현대 생물학과 관련한 중요한 문제들과 질문들이 나온다. 이것들을 보면서 일반인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똑똑하다고 여겨지는 과학자들조차도 아직 해결되지 않은 난제들을 어떻게든 해결해 보기위해 저렇게 인생을 걸고 애를 쓰는데, 독자인 나는 과연 무엇을 위해 인생을 걸고 최선을 다하고 살고 있는지 한 번 되돌아보게 되었다. 미지의 영역을 조금이라도 없애기 위한, 그리하여 궁극에는 모든 것을 섭렵하는 일반적인 원칙을 발견하기 위한 과학자들의 태도에 박수를 보낸다.

이와 관련하여 개인적으로는 작년에 읽었던 유시민 저자의《문과 남자의 과학공부》에서 느낀 과학자들에 대한 존경심이 문득 생각났다. 오늘 본문에서 언급된 생물학 뿐만 아니라 화학이나 물리학, 지구과학 등 어떤 과학분야든 관계없이 과학자들이 자기가 연구하는 대상의 궁극적인 본질을 알아내고자 집요하게 파고들며 몰입하는 태도는 꼭 과학분야에 종사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어느 분야에서든 인정받고 통할 수 있는 굉장히 중요한 자세라고 생각한다. 다시 한 번 과학자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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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는 챕터를 바꿔서 마음이라는 주제를 놓고 이야기가 펼쳐진다. 저자는 마음에 관한 본격적인 설명을 하기에 앞서 뇌에 대한 얘기를 먼저 시작한다. 여기서 한 가지 중요한 깨달음은 뇌라는 것이 자기 자신을 이해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그저 뇌 자신의 생존을 위해 조립된 하나의 기계라는 말이었다.

개인적으로 뇌는 뭔가 생각을 하기 위한 중추라는 이미지가 강한데, 저자는 이 뇌를 단지 수많은 신체기관 중 하나 정도로 생각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러한 생각은 자연과학자인 저자가 철저히 물리적 기초에 근거하여 사고하기 때문에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위에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개인적으로 작년에 읽었던 유시민 저자의 책 《문과 남자의 과학공부》에서 이 통섭의 저자가 정의한 뇌에 대한 정의를 본 적이 있다. 여기서 핵심 키워드인 ‘생존 기계‘ 라는 용어는 그당시 내게는 문화충격처럼 느껴졌다. 이는 부정적인 충격이 아닌 긍정적인 충격으로써 ‘아, 이런 식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도 있구나‘ 와 같은 기존에 미처 생각하지 못해봤던 새로운 시각에 대한 일종의 깨달음 같은 것이었다.

또한 ‘생존 기계‘ 라는 용어는 리처드 도킨스가 쓴《이기적 유전자》에서도 본 적이 있다. 간단히 말하자면 유전자로 구성된 인간이 자신의 생존을 위해 모든 행동을 한다는 생각에 기반해서 나온 용어이다. 이러한 생각과 유사하게 통섭의 저자 윌슨도 뇌를 생존 기계 중 하나로 보고 있는 것이다. 종합해서 보자면 과학자들이 세상을 보는 방식은 나같은 문과 출신 사람들과는 그 뿌리부터가 엄연히 다른 것이다. 다만 이건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닌, 그저 관점의 차이다 정도로 말해볼 수 있을 듯하다.

단백질 분자의 기능은 그것의 일차 구조와 그 속에 있는 아미노산 서열뿐 아니라 그것의 모양에 따라서도 결정된다. 각종 아미노산 가닥은 꼬인 실처럼 감겨 있고 솜뭉치처럼 뭉쳐 있다. 전체 분자의 모양은 변화무쌍한 구름처럼 다양하다. 그 모양을 보고 있으면 혹 모양의 구, 도넛, 아령, 양의 머리, 날개를 펼친 천사, 코르크 따개 등을 연상할 수 있다. - P175

표면 윤곽은 체내의 화학 작용을 촉진하는 단백질인 효소의 기능을 좌우한다. - P175

효소 분자 대부분은 생산력이 엄청나서 단 하나의 효소가 1초에 1,000개의 기질 분자들을 처리할 수 있을 정도이다. - P176

현재 분자생물학은 대개 새로운 요소들을 확인하고 각 교점의 조절 입출력을 정의하며 생화학적으로 유관한 경로들을 밝혀낸다. - P177

역사를 보면 과학은 예술과 마찬가지로 후원에 의존한다. - P177

성능이 급속하게 향상되고 있는 장비들 덕분에 생물학자들은 이미 살아 있는 세포의 내부를 검사해 보고 분자 구조물을 직접 조사할 수 있게 되었다. - P177

적응 체계가 자기 자신을 조직하기 위해 몇몇 단순한 것들을 사용하고 있다 - P177

페타크런처 (petacruncher, 1000조 단위의 빠르기를 가진 계산기) - P178

빌헬름 루(Wilhelm Roux, 1850~1924년, 배아 발생에 실험적으로 간섭함으로써 발생의 역학을 연구해야 한다고 강조한 독일의 실험 발생학자) - P178

중요하지만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 ...(중략)...

1. 조직과 기관 발생의 분자 수준 메커니즘

2. 발생과 유전적 진화 간의 관계

3. 세포들이 특정 기능으로 분화해 가는 방법

4. 조직 발생에 있어서 세포 간 신호 전달의 역할

5. 초기 배아에서 조직 패턴들의 자가 조립 과정

6. 신경 세포들이 신경삭(nerve cord)과 뇌를 창조하기 위해 특수한 연결들을 확립해 가는 방법

7. 조직과 기관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세포들이 분열하고 죽는 방법

8. 전사를 조절하는 과정들(세포 내에서 DNA 정보의 전달)이 조직과 기관의 분화에 영향을 주는 방법 - P179

복잡계들도 결국에는 동일한 종류의 분자, 조직 그리고 기관의 산물이다. - P179

몇몇 종에 대해 발생 과정을 근사적으로 밝혀내면 생명이 어떻게 재생산되고 유지되는지를 무수한 다른 종들로 확장하여 추론할 수 있을 것이다. 전일적 비교(comparative holistic) 생물학을 이렇게 확장하게 되면 오늘날과 같은 생명의 모습이 도출될 수도 있고 진화 초기의 생명 단계가 드러날 수도 있으며 상이한 서식 환경을 가진 다른 행성에서나 가능한 생명의 모습을 알 수도 있다. - P180

서식 가능한 환경을 떠올릴 때에는 좀 더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할 것이다. 남극 바위 속에서 자라는 원시 세포와 심해 열구의 끓는 물에서 번성하고 있는 미생물들이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가? - P180

언젠가는 심원하고 강력한 복잡성 원리들이 무수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틀림없이 도출될 것이다. 그 원리들은 다양한 수준의 조직들을 관통하여 가장 복잡한 체계에까지 이르는 알고리듬을 우리에게 보여줄 것이다. 이 체계들은 자가 조립을 할 수 있고 유지가 가능하며 계속적으로 변하지만 완벽하게 번식할 수 있는 그런 체계들이다. 다른 말로 하면 그들은 살아 있는 유기체일 것이다. - P180

우리는 생물학에 관해 참된 이론을 갖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이론은 현대 생물학에 넘쳐나는 상세한 묘사들과는 질적으로 다를 것이다. 그 원리들은 인간의 마음과 행동 그리고 생태계를 탐구하는 데 가속 페달의 역할을 담당할 것이다. 그중 생태계는 개체들로 구성된 가장 복잡한 체계이기 때문에 연구자들을 꽤나 괴롭힐 것이다. - P180

중요한 질문은 다음과 같다. 첫째, 모든 분자와 원자를 일일이 시뮬레이션해 보지 않고도 살아 있는 개체를 완벽하게 재편할 수 있는 일반적 조직 원리가 존재하는가? 둘째, 이 동일한 원리가 마음과 행동 그리고 생태계에도 적용될 것인가? 셋째, 물리학과 수학의 관계처럼 생물학의 자연 언어로 기능할 만한 수학이 존재하는가? 넷째, 올바른 원리가 발견된다 하더라도 원하는 모델에 그 원리를 적용하려면 얼마나 상세한 사실 정보가 필요한가? - P181

모든 문제들에 대해서 오늘날 우리는 마치 어둠 속에서 안경을 끼고 있는 형국이다. 하지만 성경적 예언이 성취되는 ‘그날‘이 오면 우리는 그 모든 것들을 직접 대면하게 될 것이고 아마도 이 난제들에 대한 해답을 분명히 보게 될 것이다. 어쨌든 대답을 찾기 위한 이런 시도는 인간 지력(知力)의 한계에 대한 일종의 시험이다. - P181

지식의 통일성 ㅡ미로의 실재ㅡ에 대한 믿음은 궁극적으로 모든 정신 과정이 물리적 기초를 가지고 있으며 그 과정이 자연과학에 잘 부합한다는 가설에 근거해 있다. - P183

마음(mind)은 우리가 알고 있으며 알수 있는 모든 것들이 창조된 장소이다. 이런 기본적이면서도 우리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심오한 사실 때문에 마음은 통섭 프로그램의 가장 중요한 주제이기도 하다. - P183

내성(內省 introspection)으로만 시작된 논리는 신빙성이 떨어지고 실재와 괴리될 수 있으며 흔히 잘못된 방향으로 흐르기 쉽다. 역사는 언제나 그렇게 말한다. - P183

데카르트로부터 칸트로 이어지는 근대 철학은 뇌에 대한 설명을 시도하기는 했으나 대부분 실패로 끝났다. 하지만 이런 실패는 자신의 방법만을 고집한 철학자들의 잘못에서 비롯되었다기보다는 뇌의 생물학적 진화의 직접적인 결과 때문이다. - P184

진화와 정신에 관한 경험적 연구들을 통해 우리가 배운 분명한 사실은 뇌가 자기 자신을 이해하도록 조립된 게 아니라 생존하기 위해 조립된 하나의 기계라는 점이다. 자신을 이해하는 일과 생존하는 일이라는 이 두 목표는 기본적으로 같지 않기 때문에 과학으로부터 사실적인 지식을 공급받지 못한 마음은 세계를 부분적으로 볼 수밖에 없다. 마음은 다음 날에도 살아남기 위해 꼭 알아야만 하는 세계의 부분들만 밝게 비춰볼 뿐 나머지 부분들에 대해서는 거의 장님이나 다름없다. - P184

수천 세대 동안 사람들은 뇌라는 기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알 필요가 없는 상태로 살았고 번식했다. 신화와 자기기만, 부족의 정체성과 의식 등은 객관적 진리 이상으로 사람들에게 적응적 이득을 안겨 주었다. - P184

뇌는 흰색과 회색을 띠고 부피는 2리터 정도, 무게는 평균 1.4킬로그램(가령, 아인슈타인의 뇌는 1.25킬로그램이었다.) 정도인, 포도송이만 한 헐멧 모양의 단백질 덩어리이다. - P184

뇌의 표면은 청소용 스펀지처럼 주름이 잡혀 있다. 또한 뇌의 굳기는 커스터드 과자와 같아서 가만히 두면 스스로 뭉개지지 않을 정도로 단단하기는 하지만 숟가락으로 푸면 퍼질 정도로 연하다. - P184

말랑말랑한 뇌덩어리는 수천억 개의 신경 세포들이 복잡하게 연결된 하나의 체계이다. 이 신경 세포는 너비가 수백만 분의 1미터 정도이며 그 끝 부분은 수천 개의 다른 신경 세포들과 연결되어 있다. - P185

축적된 인간 유전체 자료(인간 유전체 속에 들어 있는 유전자의 총수는 5만에서 10만 개일 것이라고 추정된다.)에 따르면 뇌의 구조는 적어도 3,195개의 다른 유전자들의 영향을 받는데 이것은 다른 기관이나 조직에 관여하는 유전자 수의 50퍼센트 이상이다. (그러나 더 최근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인간 유전체에는 초파리나 예쁜 꼬마 선충과 별 차이가 없이 약 2만 개의 유전자가 들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 P185

뇌 영역 중에서 언어와 문화 능력과 같이 마음의 상위 기능을 담당하는 자리인 신피질 - P186

첫 번째 변화는 생명 자체의 탄생이었는데 그것은 단순한 박테리아 형태로 시작했다. 그런 후에 핵은 다른 세포 소기관들과 만나 하나의 단위로 정밀하게 조립되어 복잡한 진핵세포를 탄생시켰다. 이렇게 해서 진핵생물의 기본 단위들이 주변에 널려 있게 되니까 갑각류와 연체류 같은 커다란 다세포 동물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 동물들은 감각 기관과 중앙 신경계의 통제를 받으며 운동한다. 그리고 마침내 인류가 탄생했다. - P187

의식과 합리적 과정들로 구성되어 있는 마음이 바로 뇌의 작용 - P187

그들(마음이라는 주제에 대한 전문가인 모든 과학자와 철학자들)은 『성찰』(1642년)에서 "신적인 힘에 의해 마음은 신체가 없이도 존재할 수 있으며 신체는 마음 없이도 존재할 수 있다."라고 결론내린 르네 데카르트의 마음/뇌 이원론을 배격한다. 이 위대한 철학자는 비물질적인 마음과 불멸의 영혼은 물질적이고 필멸할 신체 내의 어딘가에서 쉬고 있다고 여겼다. 그는 그곳이 뇌의 기저부에 있는 미세한 기관인 송과선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 P187

초기 신경생물학적 모델에서 뇌는 전신에서 정보를 받고 그 정보가 송과 중심부에 전달되면 거기서 그것이 어떤 식으로든 의식적 사고로 번역된다. 이원론은 데카르트 시대의 철학과 과학에 딱 들어맞는 것이었다. 당시에는 우주에 관해서는 물질주의적 설명이 호소력이 있었지만 이원론은 여전히 안전지대에 있었다. 이원론은 어떤 형태로든 20세기에도 영속했다. - P187

송과선은 멜라토닌 호르몬을 분비하고 신체의 생물 시계와 일상 리듬을 조절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 P188

과학자들이 새로운 발견들에 흠뻑 취해있는 기간은 일반적으로 10~20년, 드물게는 50년 이상이다. 또한 그들은 그 기간 동안 상상은 할 수 있으나 알 수는 없는 것들에 쉽게 매료된다. - P189

연구들을 통해 진짜로 중요한 물음이 처음으로 대답될 수 있는 형태로 제시되었다. 즉 마음을 구성하는 세포적 사건들은 무엇인가? "마음을 창조한다."라는 모호한 표현이 아니라 "마음을 구성한다."라는 표현을 쓴 것에 주의하라. - P189

전두엽에 성실성과 감정적 균형을 관장하는 부위가 있다 - P190

뇌 손상은 물리적 외상, 마비, 종양, 감염 그리고 중독 등을 포함한다. 그 정도는 겨우 감지되는 경우에서부터 뇌의 상당 부위가 없어지고 절단되는 경우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다. 그리고 손상 위치와 크기에 따라서 사고와 행동에 다양한 영향을 미친다. - P191

뇌는 무거운 것으로 가격을 당하거나 특정한 형태의 독극물을 섭취해 손상을 입는 경우에 광범위하게 부풀어오르는데 이것이 너무 심하면 심장 박동이나 호흡을 통제하는 중앙 장치를 압박하게 된다. 결국 혈액 순환이 정지하고 몸 전체의 죽음을 맞게 된다. - P191

시상만 절단되면 뇌사 상태에 이른다. 시상은 신경 세포들로 이뤄져 있고 달걀 모양의 덩어리 2개로 되어 있는데 뇌의 중심부 근처에 자리를 잡고 있다. 그것은 일종의 중계 센터로서 냄새를 제외한 모든 감각 정보를 대뇌 피질로 전달해 주고 의식을 깨우는 기능을 한다. 꿈마저도 시상 회로를 통해 전달된 자극에서 촉발된다. - P192

신경외과 의사는 뇌의 건강한 조직이 어디에 있는지를 찾고 그것이 손상되는 것을 막기 위해 환자들이 의식을 잃지 않게 한 상태에서 피질이 전기 자극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시험한다. 이제 이런 일은 신경외과 의사들에게는 일상적인 것이 되었고 그 실험 절차도 별로 까다롭지 않게 되었다. - P192

신체의 모든 부분으로부터 오는 자극을 처리하는 뇌 조직은 자기 자신에 대해서는 수용체가 없다. 그래서 뇌에 탐침을 이리저리 갖다 댄다 해도 고통을 느낄 수 없으며 감각과 근육 수축들만 혼합되어 나타난다. 예컨대 피질의 표면에 있는 어떤 자리를 자극하면, 환자는 영상, 가락, 이상한 소리 그리고 온갖 느낌을 경험하게 된다. 때로는 부지불식간에 손가락 같은 신체 일부가 움직인다. - P192

전체 뇌의 활동을 영상으로 볼 수 있는 장치를 만들기 위해서 과학자들은 물리학과 화학에서 개발된 세련된 기법들을 상당량 수용했다. 1970년부터 시작된 이른바 뇌 영상 장치 개발의 역사는 현미경의 분해능이 향상되는 과정과 유사한 전철을 밟아 왔다. 과학자들은 살아 있는 뇌를 연속적으로 모니터함으로써 개별 신경 세포가 모여 이루어진 전체 신경 네트워크의 활동을 낱낱이 보고 싶어한다. - P193

그렇다. 뇌라는 기계는 아직까지도 우리에게 엄청나게 낯설다. 과학자들은 뇌 회로의 극히 일부만을 알아냈을 뿐이다. 뇌의 주요한 부위들이 왜 그렇게 생겼는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잘 모르고 있다. 단지 그것들이 다양한 기능을 하고 있다는 것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울 뿐이다. - P193

뇌의 복잡성을 이해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다른 생물 체계에 대해서도 그렇듯이 그것을 공학적인 문제로 생각해 보는 것이다. 하찮은 물질들로부터 뇌를 창조하는 데 필요한 일반적인 원리는 무엇인가? 건축물의 주요 특징들은 그 특징이 사전 계획을 통해서건 아니면 맹목적인 자연선택을 통해서 만들어졌건 간에 대개 예측 가능할 것이다. - P193

생물역학(biomechanics) 연구자들은 자연선택을 통해 진화된 유기적 구조가 공학적 기준으로 평가할 때 높은 수준의 효율성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여러 차례 발견했다. - P194

생화학자들은 더 미세한 수준에서 효소 분자들이 얼마나 정확하고 강력하게 세포들의 행동을 통제하는지를 발견하고는 크게 놀랐다. 마치 신이 만든 제분기처럼, 서서히 진행되는 진화 과정은 결국 무언가를 갈아내고 만다. 그것도 어떤 시인이 말했듯 아주 미세하게 말이다. - P194

설명서를 쫙 펴놓고 뇌가 어떤 물리 문제들의 집합에 주어진 하나의 해답이라고 생각해 보자. 간단한 기하학으로 시작하는 것이 가장 좋다. 뇌는 엄청나게 많은 회로로 이루어져 있고 그 연결요소들은 살아 있는 세포들이다. 따라서 뇌를 담을 그릇은 상대적으로 엄청난 양의 조직을 담을 수 있어야 한다. 게다가 그 조직은 끊임없이 새로 만들어진다. 그렇다면 이상적인 뇌 용기는 둥근 공 모양이거나 그와 유사해야 한다. - P194

구 모양은 모든 기하학적 입체 중에서 그 부피에 대한 표면적이 가장 작다. 따라서 손상되기 쉬운 내부에 대해 최소한의 접근만을 허용한다. 그리고 수많은 회로가 밀집해 있을 수 있는 구조가 구 모양이다. 구 모양 구조 속에서 회로의 평균 길이는 최소화될 수 있다. 그 덕분에 회로를 만들고 유지하는 데 드는 에너지 비용을 줄이는 동시에 정보 전달의 속도는 높일 수 있다. - P194

뇌라는 기계의 기본 단위는 세포여야 한다. 이런 제약 때문에 뇌의 구성 요소들은 수신소와 동축 케이블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는 끈모양일 때 가장 효율적으로 기능한다. 이런 이중 목표를 가진 세포들은 진화 과정을 통해 실제로 뉴런(neuron)으로 창조되었고, 우리는 뉴런을 신경 세포나 신경 섬유라고 부른다. 뉴런의 주요 부분이 다른 세포로부터 들어오는 자극을 받아들이는 장소로 기능하도록 뉴런을 설계한 것도 실용적이다. 뉴런은 자신의 신호를 축삭(軸素, axon)을 따라 전달할 수 있다. - P194

전달 속도는 어떻게 할까? 세포막의 탈극화에 따른 전기 방전이 신호 전달이 되도록 하자. 우리는 뉴런이 "발화한다."라고 표현한다. 뉴런 발화가 일어나는 동안 정보가 정확하게 전달되도록 뉴런의 축삭은 절연체로 둘러싸여 있다. 사실, 이 축삭은 흰색의 지방질로 된 미엘린(myelin) 수초로 둘러싸여 있는데 이 때문에 뇌가 밝은 색을 띤다. - P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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