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심을 인지하는 편도체의 본래 기능은 포식자로부터 멀리 도망가서 생존 확률을 올리는 것이다. 그런데 이 기능이 잘못 발달할 경우 공포증과 같은 부작용을 야기한다. 이런 공포증을 고치기 어려운 이유는 공포증을 앓고 있는 사람에게 전혀 무서워할 필요가 없다고 아무리 설명해도 효과가 없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사실은 공포증이 만들어질 때 이성적인 판단을 하는 전두엽을 거치지 않고 감정의 폐루프closed loop를 형성해서 스스로 증폭되면서 강력해진다는 뇌과학의 연구 결과와 일치한다. - P352
감정의 회로가 이성적인 판단을 담당하는 전두엽을 거치지 않고 폐루프를 형성할 수 있다는 것은 우리 뇌를 쉽게 속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 P352
우리 뇌가 잘 속는다는 것은 영화나 드라마에 몰입하면 슬픈 장면이 나올 때 눈물이 흐르는 사실로도 알 수 있다. 이는 우리 뇌가 순간적으로 현실과 가상현실을 구별하지 못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실제 위기상황이 아니어도 내적 위기감을 임의로 만들 수 있는 것이다. - P352
외적 상황과 내적 상황은 서로 일치해야 정상이다. 그러려면 외적 위기상황이 내적 위기감을 유도해야 한다. 그런데 실제로는 서로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외적 위기상황이지만 내적 위기감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실제 위기상황이 아닌데 내적 위기감이 유도되는 경우도 있다. - P353
외적 위기상황과 내적 위기감이 일치하지 않을 때 우리의 의식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내적 위기감이다. 즉, 우리의 의식은 내적 위기감에 따라 좌우된다. - P353
사자에게 쫓기는 얼룩말은 위기감 때문에 몰입을 하지만, 쫓는 사자는 ‘상황의 중요성‘ 때문에 몰입을 한다. - P353
몰입은 한마디로 외적 중요성보다는 내적 중요성에 의해 유도된다고 할 수 있다. - P353
내적 중요성은 실제로 뇌에서 느끼는 중요성을 말한다. 가치관이나 진정으로 좋아하는 것 등은 내적 중요성의 문제다. 몰입을 시도하거나 가치관을 바꾸거나 해야 할 일을 진정으로 좋아하기 위해서는 바로 이 내적 중요성이 커야 한다. - P353
내가 해야 할 일에 대한 내적 중요성이 커지면 그 일에서 의미와 보람을 찾게 되고, 재미를 느끼기도 쉽다. 내적 중요성을 한층 더 올리면 그 일을 하고 싶어서 안달이 나고, 그 일이야말로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일이 된다. 내면 깊은 곳에서 굉장히 중요하고 의미가 있다고 느껴져야 자신의 인생을 걸고 그 일에 몰입할 수 있는 것이다. - P354
공부에 대한 내적 중요성을 올리면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만도 다행으로 여기고 공부에 흥미를 느끼기 쉽다. 내적 중요성이 더 커지면 공부를 하고 싶어서 못 견디게 되고, 책을 펴 들면 쉽게 몰입하게 된다. - P354
내가 해야 할 일, 내가 해야 할 공부, 내가 사랑해야 할 사람에 대한 내적 중요성을 올려 원하는대로 할 수 있다면 행복한 삶을 정복하는 길에 한발 가까이 다가설 수 있을 것이다. - P354
우리가 세상을 보는 것은 눈이라는 렌즈를 통해 비디오 녹화를 하는 것과 같다. - P354
밤에 잠이 들면 우리 뇌의 해마라고 하는 부위에서는 종일 입력된 정보를 선별하는 작업이 이루어진다. 생존에 필요 없거나 중요하지 않다고 판단되는 정보는 폐기처분하고,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정보는 장기 기억으로 보내는 것이다. - P355
해마는 무엇을 기준으로 정보의 중요도를 가려낼까? ...(중략)... 먼저 그 정보가 입력될 당시 자극의 세기를 기준으로 한다. 자극의 세기가 크면 해마는 정보가 중요하다고 판단해 장기 기억으로 보내고, 자극의 세기가 작으면 별로 중요하지 않은 정보라고 판단해 폐기한다. 여기서 자극의 세기가 세다는 것은 정보가 들어올 때 놀라거나 즐거워하는 경우를 말한다. - P355
어렸을 때 겪은 일이라도 아주 충격적인 사건은 어른이 되어서까지 생생하게 기억한다. 이는 해마가 그 당시의 경험을 굉장히 중요하다고 판단해 장기 기억에 높은 비중을 두고 저장했기 때문이다. - P355
평상시에 공부를 하지 않다가 시험을 앞두고 갑자기 영어단어를 외우려고 하면 잘 외워지지 않는다. 자극의 세기가 강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평소에 반복해서 외우면 잘 외워진다. 반복이 해마가 중요한 정보라고 판단하는 두 번째 기준이다. - P356
자극의 세기가 강하지 않더라도 정보가 반복적으로 입력되면 해마는 중요한 정보라고 판단해서 장기 기억으로 보낸다. - P356
자극이 세거나 반복적인 활동이 뉴런 간의 연결을 강화시켜 시냅스를 변형 혹은 증가시킴으로써 장기 기억을 형성하며 이러한 작용이 해마에서 일어난다 - P356
해마가 뇌에 들어온 정보를 장기 기억으로 보낼지의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바로 내적 중요성이다. - P356
어떤 것에 대한 내적 중요성을 올리려면 그 정보가 입력될 때 자극의 세기를 증가시키거나 그 정보를 반복해서 입력시키면 되는 것이다. - P356
정보를 반복해서 입력시키는 것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다. 단순히 그것에 관한 생각이나 경험을 반복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특히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자나 깨나 생각하는 몰입은 극단적으로 정보를 반복해서 입력하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 P356
내적 중요성을 보다 효과적으로 올리기 위해서는 반복도 중요하지만 자극의 세기를 증가시켜야 한다. - P357
자극의 세기는 어떻게 올릴 수 있을까? 특히 내가 해야 할 학습이나 업무에서 자극의 세기를 올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대단히 중요한 이 문제의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단지 목표만 설정하면 되는 것이다. - P357
우리는 다세포동물이다. 즉, 우리 몸을 구성하고 있는 세포 하나하나는 모두 생명체다. 다세포동물은 단세포 동물이나 군체와 달리 공생공사共生共死, 즉 함께 살고 함께 죽는 방식을 택한다. 내가 죽으면 나를 이루고 있는 모든 세포가 동시에 죽는 것이다. 이러한 생존방식이 유리했는지 지구상의 엄청나게 많은 생물이 다세포 생물로 진화했다. - P358
함께 살고 함께 죽는 조직의 특징은 그 구성원들이 철저한 위계질서에 따라 분업하고 협력한다는 것이다. 전쟁터에서 각 부대원들이 부대장의 명령에 절대적으로 복종하는 것과 같다. - P358
우리를 구성하는 세포의 수는 대략 100조 개이고, 각 세포의 크기는 대략 10마이크로미터 정도다. 이러한 세포가 모여 하나의 공동운명체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 P359
유전적으로는 동일한 세포가 각기 같은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분업을 한다. 어떤 세포는 눈, 어떤 세포는 귀, 어떤 세포는 입, 어떤 세포는 손, 어떤 세포는 발과 같은 기관에 소속되어 자신이 맡은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것이다. - P359
많은 세포가 원활하게 협력하려면 기본적으로 두 가지를 갖추어야 한다. 먼저 세포 간의 정보를 교환하는 통신시스템이 발달해야 한다. 이 통신시스템의 핵심이 뉴런 neuron이고, 이 뉴런이 진화해서 뇌가 되었다고 보면 된다. - P359
독립적인 뇌 없이 신경만 있는 하등동물들도 많다. - P359
다세포동물의 세포 간 정보전달은 신경전달물질과 호르몬이 맡는데 신경전달물질은 신경을 통해, 호르몬은 혈액을 통해 정보를 전달한다. - P359
그다음으로 세포 간의 위계질서가 확립되어야 한다. 세포들이 각각 제멋대로 움직인다면 생존에 치명적일 것이다. 가령 눈을 통해 포식자가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는 정보가 들어왔는데, 발이 뛸 생각을 하지 않는다면 꼼짝없이 잡아먹히고 말 것이다. - P359
100조 개의 엄청난 개별 생명체로 구성된 공동 생명체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하나의 명령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여야 하므로 세포 간에, 혹은 몸의 각 기관 간에 철저한 위계질서와 상호 협력관계가 필요하다. - P360
우리 몸에서 뇌의 전두연합령을 제외하고는 어느 기관도 종합적인 상황 판단을 하지 못한다. 따라서 뇌의 전두연합령이 위계체제의 사령탑 역할을 한다. 이곳에서 종합적인 상황 판단을 하고 그것을 근거로 어떤 목표를 설정하면 우리 몸의 다른 부분은 맹목적으로 그 목표를 추구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목표지향성을 가질 수밖에 없는 진화론적 이유다. - P360
아기는 거울뉴런mirror neurons이 발달해 있기 때문에 어른들이 하는 행동을 무조건 따라 하려고 한다. 그렇다고 아기가 처음부터 어른처럼 서서 걸을 수는 없지만 어른처럼 서서 걷는 것을 목표로 설정하고 끊임없이 이 목표를 추구한다. 걸음마를 배우는 과정에서 수도 없이 넘어지기도 하지만 목표지향성 때문에 중도에 포기하지 않는다. 그러다 몇 걸음을 걷는 데 성공하면 좋아서 어쩔 줄을 모른다. 아기 입장에서는 목표를 달성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 작은 성공의 보상으로 즐거움을 느끼고 나면 아기는 더 열심히 시도하고, 이 과정을 통해 목표 달성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줄 시냅스가 활발하게 형성된다. 걸음을 조정하는 시냅스가 충분히 형성되었을 때 비로소 아기는 넘어지지 않고 잘 걷게 된다. - P360
거울 뉴런mirror neurons : 상대방이 하는 행동을 보는 것만으로도 자신이 그 행동을 하는 것처럼 느끼게 하는 신경세포 - P625
여기서 주목할 점은, 시냅스는 원하는 방향으로 발달한다는 것이다. 즉, 목표를 세우고 노력하면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방향으로 시냅스가 형성되는 것이다. - P360
뇌졸중은 뇌세포에 손상을 입었을 때 걸리는 병으로 발병하면 손상된 뇌세포가 조정을 담당했던 신체 부위가 마비된다. 이러한 증상은 해당 신체 부위의 운동을 기억하고 담당했던 시냅스가 작용하지 않기 때문에 나타나는 것이다. - P361
한번 손상된 뇌세포는 재생되지 않는다. 그러면 어떻게 재활치료가 가능할까? 뇌세포는 재생되지 않지만 새로운 시냅스는 더 생성될 수 있으므로 손상된 세포의 주변 세포에 그 운동을 담당하는 시냅스가 형성되고 발달하면 마비된 부분을 사용할 수 있다. 이 과정은 어린아이가 걸음마를 배우면서 시냅스가 형성되는 과정과 흡사하다. - P361
일단 목표를 설정하면 ‘성공‘ 혹은 ‘실패‘라는 커다란 자극이 만들어지면서 그것을 추구하는 행위에 의미가 생긴다. 다시 말해 나의 행위에 커다란 자극과 의미를 만들어 그 행위에 대한 내적 중요성을 올리기 위해서는 명확한 목표를 설정하면 되는 것이다. - P362
내가 목표지향에 진지하게 임할수록 자극의 크기는 더 커진다. 그리고 이것을 반복하면 자극은 더욱더 커진다. 이와 같이 커다란 자극이 반복적으로 입력되면 내 몸에서 감지하는 내적 중요성은 계속 증가한다. 그러면 내몸에서는 ‘도대체 얼마나 중요한 일이기에 이렇게 큰 자극이 계속적으로 들어오나?‘, ‘목숨을 건 전투를 하나 보다!‘ 하고 생각할 것이다. 그 결과 생존을 위해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모든 것을 잊고 오로지 종이를 던지는 행위에 몰입하도록 유도하게 된다. - P362
임의로 설정한 목표지향이 몰입을 유도해 나의 능력을 최대한 이끌어내도록 한다 - P363
이성적으로 어떤 일에 몰입하기는 어렵지만, 진화론적 본능인 목표지향을 이용하면 보다 쉽게 몰입할 수 있다. 자신이 해야 할 학습이나 업무에서도 명확한 목표를 설정하고 이 목표지향을 반복해서 강화시키면 그것에 대한 내적 중요성이 올라가고, 결과적으로 몰입도를 올릴 수 있는 것이다. - P363
누구나 쉽게 몰입하는 전자오락이나 스포츠 경기는 임의의 목표를 설정하고 그것을 맹목적으로 추구하는 목표지향 활동에 불과하다. - P363
목표를 가슴 깊이 새겨서 강화시키면 그 목표와 멀어지는 행동은 불쾌감을 주게 된다. 반대로 그 목표에 가까워지는 행동은 쾌감을 주게 된다. 이런 기제는 본인이 의식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내적으로 일어난다. - P367
마음속에 새긴 목표의식이 강력할수록 그에 가까워지려는 행동은 더욱 힘을 받는다. - P368
명확한 목표를 세우고 1년 정도 스스로 최선을 다하는 경험은 인생에서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어쩌면 대학입시의 당락보다 이러한 경험이 더 중요할지도 모른다. - P368
결과에 집착하기보다 과정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 P368
절대적인 최선과 절대적인 만족을 체험 - P369
목표에 대한 다짐이나 결심이 단 한 번에 그치는 것은 그다지 효과가 없다. 목표지향에 대한 시냅스를 강력하게 형성시키려면 자나깨나 그 목표를 생각하고 그에 대한 다짐과 결심을 끊임없이 반복해야 한다. - P369
수시로 "조금 더 잘해야지!", "최선을 다해야지!", 혹은 "최선의 삶을 살아야지!"라고 다짐하는 습관을 들이면 좋다. 성공적인 삶을 위해서 이보다 더 좋은 습관은 없다. 그 목표에 대해 진지하고 절실한 마음을 가질수록 유리하다. - P3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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