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용어(통섭)는 ...(중략)... 설명의 공통 기반을 만들기 위해 분야를 가로지르는 사실들과 사실에 기반한 이론을 연결함으로써 지식을 "통합" 하는 것을 뜻한다. - P40
"귀납의 통섭은 하나의 사실 집합으로부터 얻어진 하나의 귀납이 다른 사실 집합으로부터 얻어진 또 하나의 귀납과 부합할 때 일어난다. 이러한 통섭은 귀납이 사용된 그 이론이 과연 참인지 아닌지를 가리는 시험이다." - P40
통섭을 입증하거나 반박하는 일은 자연과학에서 개발된 방법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하지만 그것은 과학자들의 노력이나 수학적 추상화에 고정되어 있기보다는 물질 우주를 탐구하는 과정에서 잘 작동해 온 사고의 습관을 충실히 따르려는 것이다. - P40
통섭이 매력적인 가장 큰 이유는 그것이 지적인 모험의 전망을 열어 주고 비록 만족스럽지는 않더라도 인간의 조건을 보다 정확하게 이해하도록 이끈다는 데 있다. - P41
"혼란이란 논증이나 추론이 하나의 경험 세계로부터 다른 경험 세계로 전달될 경우에 일어나는 실수들 중에 가장 치명적인 실수이다." - P41
가장 작은 원의 영역 내에서 통섭이 이루어질 수 있을까? 이런 물음은 확고한 판단이 한쪽 분과에서 다른 쪽 분과들로 쉽게 이동할 수 있는가에 관한 것이며 대답은 결국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공통된 추상적 원리와 경험적 증거를 가질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 P43
저명한 철학자인 알렉산더 로젠버그(Alexander Rosenberg)는 최근 철학이 단지 두 가지 질문만을 다룬다고 주장했다. 그중 하나는 과학이 답할 수 없는 질문들이고 다른 하나는 과학이 왜 그런 질문에 답할 수 없는가에 관한 것이다. - P44
"장기적으로는 모든 사실들이 알려져서 결국 과학이 답할 수 없는 물음이 존재하지 않게 될 수도 있을 테지만 적어도 아직까지는 그런 물음들이 분명히 존재한다." - P44
과학자들도 철학자들이 모르는 문제가 무엇이며 그리고 왜 그들이 그것을 모르는지에 대해 말할 자격이 있다 - P44
지금 우리는 통섭을 시험해 보는 일을 가장 위대한 지적인 도전으로 간주하고 있는 시대, 즉 종합(synthesis)의 새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 P44
철학, 즉 모르는 것에 관한 숙고는 그 통치권이 점점 약해지고 있다. 우리의 공통 목표 중 하나는 철학을 과학으로 최대한 빨리 전환시키는 것이다. - P44
세계가 정말로 지식의 통섭을 장려하게끔 작동한다면 나는 문화의 영역도 결국에는 과학, 즉 자연과학과 인문학 특히 창조적 예술로 전환될 것이라고 믿는다. - P45
자연과학과 인문학은 21세기 학문의 거대한 두 가지가 될 것이다. 반면 사회과학은 계속해서 세분화되면서 그중 어떤 부분은 생물학으로 편입되거나 생물학의 연장선 위에 있게 될 것이며 그 밖의 부분들은 인문학과 융합될 것이다. 사회과학의 분과들은 계속해서 존재하겠지만 결국 그 형태는 극단적으로 변할 것이다. - P45
철학, 역사학, 윤리학, 비교종교학, 미학을 아우르는 인문학은 과학에 접근할 것이고 부분적으로 과학과 융합할 것이다. - P45
영국의 신경생물학자 찰스 셰링턴 (Charles Sherrington)은 1941년에『인간과 인간의 본성 (Man on His Nature)』이라는 책에서 인간의 뇌를 "요술에 걸린 베틀"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인간은 이 베틀을 통해 외부 세계를 끊임없이 직조해 낸다. - P45
문명사회의 공동 정신(세계 문화)은 훨씬 더 큰 베틀이리라. 인류는 이 공동 지성을 통해 과학의 영역에서는 한 인간이 도달할 수 없는 훨씬 넓은 영역을 가로질러 외부 세계를 그려 낼 수 있었고 예술의 영역에서는 한 명의 천재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다양한 서사, 영상 그리고 리듬을 창조해 냈다. 이렇게 과학과 예술 모두에서 동일한 베틀이 작동하고 있다. - P46
인과적 설명의 통섭은 한 사람의 지성이 공동 지성의 한 부분에서 다른 부분으로 가장 신속하고 확실하게 이동할 수 있는 수단이다. - P46
통섭을 추구하는 일은 산산조각 난 교양 교육을 새롭게 하는 길이기도 하다. - P46
진정한 개혁은 과학을 학문적 측면과 교육적 측면에서 인문·사회과학과 통섭함으로써 완성될 것이다. - P46
모든 학부생들은 다음과 같은 질문에 답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과학과 인문학의 관계는 무엇이고 그 관계가 인간 복지에 어떻게 중요한가? - P46
미국 의회에 계류 중인 법률의 절반 정도는 중요한 과학 기술적 요소들을 이미 포함하고 있다. 매일매일 우리를 괴롭히는 이 쟁점들 중 대부분, 예컨대 인종 갈등, 무기 경쟁, 인구 과잉, 낙태, 환경, 가난 등은 자연과학적 지식과 인문·사회과학적 지식이 통합되지 않고는 해결할 수 없다. 경계를 넘나드는 것만이 실제 세계에 대한 명확한 관점을 제공할 것이다. 이 실제 세계를 이데올로기와 종교적 독단 그리고 임시방편적 렌즈를 통해서 볼 수는 없다. - P47
이런 의미에서 대부분의 정치 지도자들이 한결같이 인문·사회과학 분야에서 훈련받은 사람들이며 자연과학에 대한 지식이 일천하거나 전혀 없다는 현실은 매우 불행한 일이다. 설상가상으로 이런 열악한 상황은 대중 지식인, 언론인, 평론가, 각종 두뇌 집단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물론, 그들의 분석이 때로는 정확하고 믿을 만할 때도 있다. 하지만 그런 분석의 실질적인 기초는 파편화되어 있으며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 P47
균형 잡힌 관점은 분과들을 쪼개서 하나하나 공부한다고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오직 분과들 간의 통섭을 추구할 때만 가능하다. 그런 통합은 쉽게 성취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할 수밖에 없지 않은가! 지적인 관점에서 보면 그런 통합은 진리의 울림이다. - P47
통합은 인간 본유의 충동을 만족시켜 준다. 학문의 커다란 가지들 사이의 간격이 좁아지는 만큼 지식의 다양성과 깊이는 심화될 것이다. 이것이 가능한 것은 역설적이게도 학문들의 기저에 존재하는 응집력 때문이다. 이런 기획은 다른 이유 때문에도 중요하다. 왜냐하면 지성에 궁극적인 목표를 주기 때문이다. 저 수평선 너머에 넘실거리는 것은 혼돈이 아니라 질서이다. 그곳으로 모험을 떠나는 일을 어찌 망설일 수 있겠는가. - P47
토머스 제퍼슨(Thomas Jefferson, 1743~1826년. 미국의 정치가. 미국 독립 선언문을 기초했으며, 미국의 제3대 대통령을 지냈다.) - P50
그[마르키 드 콩도르세 (Marquis de Condorcet)]는 급진적인 자코뱅파(Jacobin)에 비하면 너무나 온건하며 지나치게 이성적인 당파로 여겨진 지롱드파(Girond)로 알려져 있었다. - P50
선동 정치가에게 필요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덕을 가장한 목표의 일치이다. - P52
계몽사상은 자기정당화에 계몽사상을 이용한 압제자 때문에 쇠퇴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많은 경우에 타당했던 지성적 반대 의견이 대두하면서 쇠퇴했다. - P52
계몽사상가(philosophes)는 당시의 정치적·사회적 쟁점에 매달렸던 18세기의 군중(public)철학자들이다. 볼테르, 몽테스키외, 달랑베르, 디드로, 엘베시우스 그리고 콩도르세의 스승으로 경제학자이자 정치가였던 안로베르자크튀르고(Anne-Robert-Jacques Turgot)는 모두 계몽사상가였다. 이 비범한 집단은 1789년 전에 모두 사라졌다. - P53
마리장앙트완니콜라 카리타 마르키 드 콩도르세 (Marie-Jean-Antoine-Nicolas Caritat Marquis de Condorcet) - P53
콩도르세는 1743년에 프랑스 북부 지방인 피카르디에서 태어났다. 그의 가문은 오래된 귀족 가문으로 프랑스 황태자의 칭호인 도핀(dauphin)의 기원이 된 프랑스 남동부 지방 도핀(Dauphin)에서 비롯되었다. - P53
"카리타(Caritat)"는 대검귀족(noblesse d‘épée)의 후손이었는데, 전통적으로 군에 복무했던 대검귀족은 높은 공직에 있던 관복귀족(noblesse de robe)보다 더 높은 계급이었다. - P53
콩도르세의 주된 과학적 업적은 선구적으로 사회과학에 수학을 적용한 것이다. 그는 라플라스와 함께 이 방면에서 공로를 세웠다. 그는 계몽사상의 중심적인 개념에서 영감을 얻었다. 그것은 수학과 물리학에서 성취된 것이 인간의 집단적 행동으로 확장되어 응용될수 있다는 착상이었다. - P54
라플라스가 확률 계산을 발전시켜 물리학에 기막히게 적용한 반면, 콩도르세는 자신이 고안한 수학 기법 (약간 진척시킨 것이다.)을 정치적 행위 연구에 사용했다. 어쨌든, 사회적 행동이 양적으로 분석될 수 있으며 예측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개념의 원조는 콩도르세이다. - P54
그(콩도르세)는 환경이 전적으로 마음을 만들며, 따라서 사람들은 원하는대로 자유롭게 자신과 사회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믿었다. 결과적으로 그는 완성이 가능하다고 생각했으며 인간 삶의 질은 끝없이 향상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 P56
사회과학의 측면에서 볼 때 콩도르세는 역사를 통해 현재를 이해하고 미래를 예측할수 있다고 생각하는 역사가였다. - P56
좌익 산악파(Montagnard, 산악파의 의원들이 의회에서 높은 곳에 위치한 의석인 ‘산‘에 앉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 P57
콩도르세는 사회적 진보는 필연적이며 전쟁과 혁명은 단지 그것을 실현하기 위한 유럽의 방식일뿐이라고 적었다. 그의 조용한 확신은 문명이 물리 법칙과 같은 법칙에 지배된다는 신념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콩도르세에 따르면 인류는 과학과 세속철학이 지배하는 더욱 완벽한 사회 질서를 향해 나아가고 있으며, 우리는 인류로 하여금 그러한 운명적인 길을 걷도록 하는 법칙들을 이해하기만 하면 된다. 그는 과거 역사 연구를 통해 이 법칙들을 예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P58
콩도르세는 세부적인 사항에서 잘못 판단했으며 인간 본성을 과신하는 실수를 범했다. 그렇지만 역사란 진화하는 물질적 과정이라고 주장함으로써 커다란 사상적 공헌을 했다. 그는 "자연과학적 믿음의 유일한 토대는 우주 현상을 지배하는 일반 법칙이 알려졌든 알려지지 않았든 필연적이며 일정하다는 생각이다. 인간의 지적·도덕적 능력의 발전에서 이러한 원리가 자연의 다른 작용보다 정확하지 못할 이유가 어디 있는가?"라고 단언했다. - P58
콩도르세의 동료이자 후원자인 튀르고는 콩도르세가 『인간 정신의 진보에 관한 역사적 개요』를 쓰기 40년 전에 "모든 시대는 세계의 상태를 이미 지나간 모든 상태들과 연결시키는 인과의 연쇄로 함께 묶인다."라고 저술한 바 있다. - P59
결과적으로 "그 시초부터 살피는 철학자의 관점에서 볼 때 인류는 거대한 전체로 보인다. 마치 인류에 속하는 개개인이 그러하듯이 이 전체는 나름대로의 유년기와 각자의 성장 조건들을 지닌다." 1784년에 칸트는 인류가 지닌 이성적 특질이 개개인이 아니라 종 전체를 특징짓는다는 관찰을 통해서 똑같은 개념을 싹틔웠다. - P59
콩도르세와 계몽사상을 지탱해 준 것은 진보의 필연성이라는 개념이었다. 이것은 현재까지 여러 시대에 걸쳐 좋든 나쁘든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해 왔다. - P59
오늘날까지도 지속되고 있는 계몽사상 퇴조는 인간 동기의 근원이 미로처럼 얽혀 있음을 드러내 준다. - P60
영국에는 베이컨, 홉스, 홉, 로크, 뉴턴이 있었고 프랑스에는 데카르트와 볼테르를 필두로 한 18세기 계몽사상가들이 있었다. 그리고 독일에는 칸트와 라이프니츠가, 네덜란드에는 그로티우스가, 이탈리아에는 갈릴레오가 있었다. - P62
기나긴 역사의 행로에서 가장 큰 가치를 지니는 것은 감상(sentiment)이 아니라 생산성 (seminality)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과연 어떤 생각이 당대 인류의 지배 도덕과 공유된 희망의 씨앗이었나? 어떤 생각이 역사상 가장 구체적이고 수준 높은 진보를 일궈 냈으며 현재에도 실행에 옮겨 볼 수 있는가? 이런 질문들에 대해서만큼은 계몽사상이 그 대답이 될 것이다. 물론 본래의 비전이 퇴색되고 몇몇 전제가 흔들리긴 했지만 계몽사상은 서양의 고급 문화뿐 아니라 전 세계에 영감을 불어넣어 주었다. - P62
과학은 계몽 운동의 엔진이었다. 좀 더 과학적인 계몽사상들은 우주가 정확한 법칙들의 지배를 받는 질서 정연한 물질세계라는 점에 동의했다. 우주는 측정될 수 있고 위계와 서열에 따라 정돈될 수 있는 존재자들로 쪼개질 수 있다. - P62
예컨대 사회는 사람들로 구성되고 그 사람의 뇌는 신경 세포들로 구성되며 그 신경 세포는 원자들로 구성된다. 적어도 원칙적으로는 원자들을 모아 신경을 만들고, 신경으로 다시 뇌를, 사람으로 사회를 조직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전체는 기제와 힘으로 구성된 하나의 체계로서 이해된다. - P62
여전히 신의 간섭을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면 계몽사상가들은 그에게 우주를 신의 기계로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을 것이다. 물질세계에 대한 우리의 시야를 흐리게 만드는 개념적 제약은 모든 부문에서 인간의 발전과 함께 완화될 수 있다. 콩도르세가 "분석의 빛"을 통한 도덕적이고 정치적인 과학의 계몽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 P63
인류가 진보하기 위해서는 우리 주변의 자연과 우리 내면의 본성을 이해해야 한다 - P63
우리는 운명이 우리 손 안에 있으며 그 꿈을 버렸을 때 남는것은 야만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 P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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