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사회성 곤충‘이라는 제목의 글로 시작한다. 본문을 통해 이타적인 곤충이라고 알려진 꿀벌, 개미 등이 왜 그러한 행동을 하는지를 이해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다. 또한 이 부분은 작년에 읽었던 《최재천의 곤충사회》 라는 책에서 봤던 내용과 상당부분 비슷해서 반갑게 느껴졌다.
.
.
.
뒤이어 읽다가 p.349에서 사기꾼이라는 것의 생물학적 정의를 만날 수 있었는데, 사람이든 어떤 다른 동물이든 관계없이 그 본질은 동일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
.
.
절을 바꿔서 11장에서는 ‘밈 - 새로운 복제자‘ 라는 제목의 글이 나온다. 여기서는 최근 많이 쓰이고 있는 단어인 ‘밈‘ 이라는 것의 어원에 대해 보다 상세히 알 수 있어서 유익했다. 대략적인 의미는 얼추 짐작하고 있었지만 그 의미를 보다 정확하게 알 수 있었기에 좋았다.

일꾼이 행하는 자폭 행위와 다른 형태의 이타 행동 및 협동은 그들이 불임이라는 것을 이해한다면 놀랄 일이 아니다. - P330

보통 동물의 몸은 자식을 낳거나, 같은 유전자를 가진 다른 개체를 보호함으로써 유전자의 생존을 확보하도록 조종된다. 이 경우 다른 개체를 보호하기 위해 자살 행위를 하면 장래에 자식 생산을 못한다. 자살을 통한 자기희생이 거의 진화하지 않는 것은 이 때문이다. - P330

그러나 일벌은 자식을 만들지 않는다. 일벌의 모든 노력은 자기 자식이 아닌 혈연자를 돌봄으로써 자신의 유전자를 보존하는 데 투자된다. 불임인 일벌 한 마리가 죽는 것은 그 유전자에게는 사소한 일에 불과하다. 나무의 유전자에게 가을에 나뭇잎 하나가 떨어지는 것이 사소한 것과 마찬가지다. - P331

사회성 곤충의 한 군락은 거대한 가족이며 모든 개체는 한 어미에서 유래하는 것이 보통이다. 일꾼은 스스로 번식하는 일이 거의 또는 전혀 없고 종종 분명한 계급 몇 개로 구별된다. - P331

사회성 곤충에서 개체들은 낳는 자와 키우는 자의 두 주요 계급으로 구분되어 있다. 낳기를 담당하는 자는 번식력 있는 암컷과 수컷이고 키우기를 맡는 자는 일꾼들이다. - P332

아마도 몸집이 큰 개체들은 먹이가 풍부할때 몸속에 변을 쌓아 두는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먹이가 적어지면비상 식품을 제공하는 것이다. 변비에 걸린 식량 보급소라고 할 수도 있을것이다. - P571

지하실에서는 온도가 일정하게 유지된다 - P572

개미, 벌, 말벌 등을 포함하는 그룹을 벌목Hymenoptera이라고 한다. 이들은 매우 특이한 성 결정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흰개미는 벌목에 포함되지 않으며, 이 특이한 성 결정 양식도 가지지 않는다. - P333

어떤 암컷이 일꾼이 되느냐 여왕이 되느냐는 유전자가 아닌 어떻게 자랐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다시 말해서 암컷은 여왕을 만드는 유전자의 완전한 세트와 일꾼을 만드는 유전자의 완전한 세트(또는 일꾼, 병정 등 개개의 특수화된 계급을 만들어 내는 유전자의 완전한 세트)를 가지고 있다. 어느 세트의 ‘스위치가 켜질지‘는 그 암컷이 어떻게 양육되느냐, 특히 어떤 먹이를 받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 P334

가령 인간의 경우 한 남자에게서 유래하는 정자는 모두 다른 유전자 조성을 가지는데, 벌목 시스템에서는 한 마리의 수컷이 만드는 정자가 모두 똑같다. 벌목 곤충 수컷의 몸속 세포에는 두 세트가 아닌 한 세트의 유전자밖에 없다. 따라서 어느 정자도 유전자 세트에서 50퍼센트의 샘플이 아닌 100퍼센트를 받게 되고, 그리하여 수컷 한 마리가 만들어 내는 정자는 모두 같은 것이다. - P334

수컷은 유전자를 모두 어미에게서 받지만 어미는 아들에게 자기 유전자의 절반밖에 주지 않는다. 이와 같은 외견상의 패러독스에 대한 해답은 수컷이 보통 유전자 수의 절반만 갖고 있다는 사실에 있다. - P335

일꾼은 효율적인 자매 생산 기계로서 어미를 ‘사육‘할 가능성이 있다. 대리를 이용해 자매를 만들게 하는 유전자는 직접 자식을 만들게 하는 유전자보다 빠른 속도로 증식한다. 일꾼의 불임은 이렇게 해서 진화했다. 일꾼의 불임을 수반하는 ‘진정한 사회성‘이 벌목에서는 독립적으로 11번 이상 진화했고 나머지 동물계 전체에서는 단지 흰개미에서 한번 진화한 것은 우연이 아닐 것이다. - P336

유전자는 자기가 이용할 수 있는 수단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 P337

이형 접합이라는 것은 많은 유전적 좌위에서 두 유전자가 서로 다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획일적인 이형 접합체라는 것은 거의 모든 자손이 똑같은 이형 접합일 것임을 의미한다. 그 자손들은 형제자매와 유전적으로 거의 동일할 것이나, 그와 동시에 모두 이형 접합체일 것이다. - P577

상대방이 죽을 때까지 싸우는 진정한 의미의 전쟁은 인간과 사회성 곤충에서만 볼 수 있다. - P339

개체 각각은 자기의 유전자만 신경 쓸 뿐이다. - P342

수렵-채집 생활보다 정착해서 먹이를 양식하는 것이 훨씬 더 효율적이라는 것을 사회성 곤충은 인간보다 훨씬 옛날에 알아냈다. - P343

버섯은 개미의 위보다 잎을 분해하는 효율이 높으므로, - P344

진딧물은 식물의 즙을 빨아들이는 데 고도로 특수화된 곤충이다. 이들은 소화시킬 수 있는 양보다 더 많은 즙을 빨아낸다. 또한 영양가를 조금만 흡수하고 나머지 액체는 분비한다. 당분을 많이 포함한 ‘단물‘이 꽁지에서 계속 만들어지는데, 자기 체중보다 많은 양의 단물을 매시간 분비할 때도 있다. 단물은 마치 비처럼 땅으로 떨어진다. 구약성서에 등장하는 하느님이 주신 양식 ‘만나‘가 실은 이단물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 P344

다른 종의 개체와 상호 이익을 주고받는 관계를 ‘상리 공생相利共生‘ 또는 ‘공생‘이라고 한다. 다른 종의 개체는 서로 다른 ‘기능‘을 제공할 수 있으므로 때로는 서로 큰 이익을 주고받을 수도 있다. 이와 같은 근본적 비대칭성으로 인해 진화적으로 안정한 상호 협력 전략이 얻어질 수도 있다. - P345

진딧물은 식물의 즙을 빨아내기에 적합한 구기口器를 가지고 있으나 이와 같은 구기가 자기 방어에는 별로 적합하지 못하다. 한편 개미는 식물의 즙을 빨아내기에는 서툴지만 싸움에는 유리하다. 따라서 진딧물을 사육하고 돌보는 유전자는 개미의 유전자 풀 내에서 퍼지게 됐고, 개미와 협력하는 유전자는 진딧물의 유전자 풀 내에서 퍼지게 되었을 것이다. - P345

상리 공생 관계는 동식물계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예컨대 지의류는 언뜻 보면 하나의 개체 식물처럼 보이나 실제로는 균류와 녹조류의 친밀한 공생적 결합체다. 어느 쪽도 다른 쪽 없이는 살아갈 수 없다. 이들의 결합이 좀 더 친밀했다면 지의류가 두 생물의 결합체라고는 도저히 판별해 내지 못했을 것이다. - P346

우리의 세포 하나하나 속에는 미토콘드리아라고 불리는 작은 기관이 들어 있다. 미토콘드리아는 우리가 필요로 하는 에너지의 대부분을 생산하는 화학 공장이다. 만일 미토콘드리아를 잃으면 우리는 즉사하고 말 것이다. - P346

미토콘드리아의 기원이 진화의 아주 초기단계에서 우리와 비슷한 세포와 힘을 합친 공생 박테리아일 것이라는 논의가 최근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와 비슷한 가설이 우리의 세포 속에 있는 다른 미세 기관에 대해서도 제시되었다. - P346

추측건대 우리의 유전자 하나하나가 공생 단위체라는 보다 과격한 생각이 언젠가는 받아들여질 것이다. 우리는 공생하는 유전자들의 거대한 집합체인 것이다. - P346

바이러스는 우리의 몸과 같은 ‘유전자 집합체‘에서 이탈된 유전자일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바이러스는 단백질 옷을 입은 순수한 DNA(또는 이와 유사한 다른 자기 복제 분자) 이다. 이들은 예외 없이 기생적 존재다. - P346

공생이란 말은 다른 종의 개체 간 상호 관계에 쓰이는 것이 대부분이다. - P347

일반적으로 두 개체가 각각 투입량 이상의 이익을 그 관계에서 얻을 수 있다면 상호 이익의 협력 관계는 진화할 것이다. 이것은 같은 무리에 속한 하이에나 개체 간에 대해 말할 때나, 개미와 진딧물, 꿀벌과 꽃 등 동떨어진 별개의 생물 간에 대해서 말할 때나 마찬가지다. - P347

이익의 제공과 이에 대한 보답 사이에 시간적 차이가 있을 때에는 문제가 생긴다. 왜냐하면 이익을 먼저 받은 개체가 상대를 속이고 자기가 보답할 차례가 와도 보답하지 않는 유혹에 빠지기 쉽기 때문이다. - P348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는 것에 대해 우리는 ‘조심하라‘고 배웠다. - P349

유전자는 선견지명이 없다. - P349

지연된 호혜적 이타주의는 서로를 개체로서 식별하고 또 기억할 수 있는 종에서 가능하다 - P349

사기꾼이란 다른 개체의 이타적 행위의 이익은 받아들이지만, 상대에게 보답하지 않거나 보답을 충분히 하지 않는 개체를 말한다. - P349

청소어의 상리 공생 ...(중략)... 작은 어류와 새우류를 포함해서 약 50종이 대형 어류의 체표면에 붙어 있는 기생충을 먹으면서 살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대형 어류에게는 깨끗해진다는 분명한 이익이 있고, 청소어는 먹이를 배불리 먹을 수 있다. 즉 이 관계는 상리 공생이다. 많은 경우 대형 어류가 입을 크게 벌리면 청소어가 입 속에 들어가 이를 쪼아 청소한 뒤 아가미를 청소하면서 아가미 틈으로 나온다. - P354

인간에게는 오래도록 기억하는 능력과 개체 식별 능력이 잘 발달되어 있다. 따라서 호혜적 이타주의는 인간의 진화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했으리라 기대할 수 있다. - P355

트리버스는 우리의 심리적 특징 (질투, 죄책감, 감사하는 마음, 동정 등)이 좀 더 사기를 잘 치거나, 사기꾼을 잘 알아차리거나, 남이 자기를 사기꾼이라 생각하지 않도록 좀 더 잘 처신하는 능력에 대한 자연선택을 통해 만들어졌다고 주장하기까지 한다. - P355

인간의 비대한 대뇌와 수학적으로 사고하는 성향이 더 교활하게 사기를 치거나 남의 사기를 좀 더 잘 간파하기 위한 메커니즘으로 진화했을 가능성도 있다. - P356

돈은 지연된 호혜적 이타주의의 공식적인 징표다. - P356

인간의 특이성은 대개 ‘문화‘라고 하는 한 단어로 요약된다. - P359

문화적 전달은 유전적 전달과 유사하다. 기본적으로는 유전적 전달이 더 보수적이지만 일종의 진화를 일으킨다는 점에서 유사하다는 것이다. - P359

언어는 유전자가 아닌 수단에 의해 ‘진화‘하는 것으로 생각되며, 게다가 그 속도는 유전적 진화보다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빠르다. - P359

"새로운 노래는 음 고저의 변화, 같은 음절의 추가, 음절의 탈락 또는 다른 노래의 부분 편입 등 여러 가지 방법으로 탄생한다. (..) 새로운 노래는 갑자기 출현했는데, 그 후 몇 년에 걸쳐 안정된 형태로 유지됐다. 또한 몇 개의 예에서 변이형의 노래가 새로운 형식 그대로 어린 초보자에게 정확히 전달되어 그 결과 다른 그룹과 식별되는, 같은 노래를 부르는 가수들의 그룹이 생겨났다."
젠킨스는 새로운 노래의 출현을 ‘문화적 돌연변이‘라고 표현한다. - P360

문화적 진화의 위력을 제대로 보여 주는 것은 우리 인간이라는 종이다. 언어는 많은 예 중 하나에 불과하다. 의복과 음식의 유행, 의식과 관습, 예술과 건축, 기술과 공학 등 이들 모두는 역사를 통하여 마치 속도가 매우 빠른 유전적 진화와 같은 양식으로 진화하는데, 물론 실제로는 유전적 진화와 전혀 관계가 없다. 그러나 유전적 진화에서와 같이 그 변화는 진보적이다. - P361

유전적 진화도 안정된 정체 기간 사이사이 갑작스러운 변화가 일어나면서 진행되는 것일지 모른다. - P361

현대인의 진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유전자만이 진화의 기초라는 입장을 버려야만 된다는 사실 - P362

도대체 유전자는 무엇이 그리 특별할까? 그 해답은 이들이 복제자라는 데 있다. 물리학의 법칙은 우리가 이를 수 있는 전 우주에 적용된다고 생각되고 있다. 생물학에도 이에 상응하는 보편타당성을 가지는 원리가 있는 것일까? - P363

물론 나는 그 답을 모른다. 그러나 만약 내기를 해야 한다면 나는 하나의 근본 원리에 돈을 걸 것이다. 바로 모든 생명체가 자기 복제를 하는 실체의 생존율 차이에 의해 진화한다는 법칙이다. 우리의 행성 지구에서 자기 복제를 하는 실체로 가장 그 수가 많은 것은 유전자, 즉 DNA 분자다. 어떤 다른 것이 그 실체가 될 수도 있을지 모른다. 가령 그와 같은 것이 존재하고 다른 여러 조건이 충족된다면, 이것이 진화 과정에 기초가 될 것은 거의 필연적이다. - P363

새로이 등장한 수프는 인간의 문화라는 수프다. 새로이 등장한 자기복제자에게도 이름이 필요한데, 그 이름으로는 문화 전달의 단위 또는 모방의 단위라는 개념을 담고 있는 명사가 적당할 것이다. 이에 알맞은 그리스어 어근으로부터 ‘미멤mimeme‘이라는 말을 만들 수 있는데, 내가 원하는 것은 ‘진gene(유전자)‘이라는 단어와 발음이 유사한 단음절의 단어다. 그러기 위해서 위의 단어를 밈meme으로 줄이고자하는데, 이를 고전학자들이 이해해 주기를 바란다. 위안이 될지 모르겠지만, 이 단어가 ‘기억memory‘, 또는 프랑스어 ‘meme‘라는 단어와 관련 있는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이 단어의 모음은 ‘크림 cream‘의 모음과 같이 발음해야 한다. - P364

밈의 예에는 곡조, 사상, 표어, 의복의 유행, 단지 만드는 법, 아치 건조법 등이 있다. 유전자가 유전자 풀 내에서 퍼져 나갈 때 정자나 난자를 운반자로 하여 이 몸에서 저 몸으로 뛰어다니는 것과 같이 밈도 밈 풀 내에서 퍼져 나갈 때에는 넓은 의미로 모방이라 할 수있는 과정을 거쳐 뇌에서 뇌로 건너 다닌다. - P364

어떤 과학자가 반짝이는 아이디어에 대해 듣거나 읽거나 하면 그는 이를 동료나 학생에게 전달할 것이다. 그는 논문이나 강연에서도 그것을 언급할 것이다. 이 아이디어가 인기를 얻게 되면 이 뇌에서 저 뇌로 퍼져 가면서 그 수가 늘어난다고 말할 수 있다. - P36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