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어로 흔히 BBL(Brazilian Butt Lift, 브라질 엉덩이 리프트) 이라고 불리는 엉덩이 확대 수술은 환자의 배·허리· 허벅지에서 지방을 흡입해서 엉덩이에 주입하는 지방이식 수술로서, 1990년대에 엉덩이를 확대하는 유일한 방법이었던 실리콘 삽입술의 대안으로 개발되었다. BBL은 실리콘 삽입술보다 더 자연스러운 결과를 내긴 하지만, 미숙한 의사가 집도한다면 심각한 위험을 일으킬 우려가 있다. 지방을 다리에서 상체와 폐까지 이어지는 주요 혈관에 실수로 주입하면 치명적인 색전증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 P338
이렇듯 엉덩이를 둘러싸고 여러 해결책이 쏟아져 나온 이유는, 알고 보면 발행 부수가 높은 여성 잡지가 마주하고 있는 본질적 난문제 때문이다. 몇십 년 동안 여성 잡지는 지방 공포증을 조장함으로써 쏠쏠한 이득을 봐왔지만, 이제는 좀더 살이 붙은 새로운 이상적 신체 이미지의 출현에 대처해야 했다. 그토록 여러 해 동안 지방을 녹여 없애는 것에 수많은 지면과 잉크를 할애해 온 잡지 편집자들은 큰 엉덩이에 관한 욕망을 다룰 방법도 하나밖엔 몰랐다. 바람직한 엉덩이란 끝없는 운동과 식이요법, 노력과 자기희생과 건강한 수준의 수치심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살과 근육의 조합으로 취급하는 것이었다. - P339
"베이비 갓 백" 샘플링을 통해 미나즈는 주류 힙합에서 엉덩이를 다뤄온 역사를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한편으로는엉덩이 큰 흑인 여성의 서사에서 이제 스스로 통제권을 쥐겠노라 주장한다. 미나즈는 "베이비 갓 백"의 여성들과 달리 머리 없이 회전하는 몸이 아니라, 음악을 창조하고 이미지를 통제하며 돈을 버는 장본인이다. 착취가 일어났다면, 그건 자기착취이자 미나즈 본인이 내린 선택이다. - P342
이제 하나의 하위 장르로 자리매김한 엉덩이 노래는 참여한 이들에게 돈깨나 만지게 해주었지만 뉴올리언스의 원조 바운스 공연자인 케이티 레드와 빅 프리디아(마일리 사이러스와 다른 이들이 상업화하기 전, 처음으로 트워킹을 만들어낸 사람들)에게 상업적 성공과 인정은 더 늦게 찾아왔으며 그 크기도 남들에 비하면 보잘것없었다. - P342
여기서 2013년 9월에 사이러스의 공연 여파에 니키 미나즈가 한 말이 떠오른다. "백인 여자애가 흑인스러운 뭔가를 하면 흑인들은 생각하죠. 아, 저 사람 우리 문화를 받아들이고 있네. 그래서 같이 동참하죠. 그 다음 백인들은 생각해요. 오, 멋진데! 흑인스러운 걸 하고 있잖아. 웃기죠! 그렇지만 흑인이 흑인스러운 걸 하면요? 뭐 그냥저냥 심드렁한 일이죠." - P343
"제가 춤출 때 일어나는 일의 역학을 사람들에게 가르치는 것, 그걸 사람들이 따라 할 수 있게 쪼개는 것, 음악과 섹슈얼리티의 언어와 관계를 사람들에게 몸으로 표현하게끔 가르치는 것, 이 모든 게 마냥 좋았어요." - P348
백인이었던 스튜디오 원장은 이렇게 답장했다. "나는 당신의 트워킹 스타일이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너무 기초적이에요. 나랑내 수강생들은 무릎 보호대를 착용하고 거의 넘어질 정도로 동작을 하거든요" - P348
오카포가 원장의 답장을 공유한 트위터 글은 일파만파로 퍼져나갔다. 특히 미국에서 반응이 격렬했다. "미국의 흑인여성들이 격노했죠. 이렇게 말하더군요. 우리에겐 몇 세기째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우리가 만든 뭔가를 백인이 전유해가고, 새로 포장해서 주류에게 소개해 그걸로 돈을 벌어들이고, 우리는 그 과정에서 폄하되어버려요." - P349
수많은 백인 여성이 그의 트워킹 수업을 수강한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묻자 오카포는 설명한다. "서양의 여성성과 관련 있다고 생각해요. 백인 우월주의가 자라나고 있던 과거에 그들에겐 뭔가 쟁취할 것이 필요했죠. 여성스러움·여성성·백인 여성의 순수함이 그 대상이 되어주었어요. 그렇게 백인 여성들은 그 서사의 덫에 빠져버렸죠." - P349
오카포는 백인 남성들이 이렇듯 신화적인 순수한 백인 여성들을 보호하는 것을, 특히 그들이 비백인 남성에게서 온다고 인식하는 신체적·성적 위협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을 자기 임무로 여긴다는 것 역시 주목한다. "그게 백인 여성들이 트워킹에 끌리는 이유라고 생각해요. 백인 여성의 순수함이라는 사슬을 끊어내기 위한, 내적이고 외적인 전투가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요." - P350
오카포는 이어 설명한다. "노예제가 있던 시대에 흑인 여성의 신체가 백인 남성들에게 욕망의 대상이었다는 사실에서 기인하는, 대를 이은 질투도 빼놓을 수 없죠." 백인 남성들이 흑인 여성을 욕망하며 그들에게 추파를 던지는 것을 보고, 백인 여성들이 의문을 품었을 거라는 가설이다. - P350
"왜 내 남자가 저 여자를 원하는 거지? 내가 어떻게든 저 여자를 모방한다면, 그 욕망이 나를 향할 수 있을 텐데." - P350
흑인 여성의 전유물로 취급되는, 성적 능력에 갖는 질투에는 물론 오랜 역사가 있다. 그 역사는 적어도 세라 바트먼과 버슬 그리고 1814년에 나온 희극 <호텐토트 비너스 혹은 프랑스 여자에 대한 혐오>의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 P350
순수에 관한 광범위한 신화에서 탈출하기 위해 백인 여성들은 자주 흑인 여성을 따라 하고, 섹슈얼한 고정관념을 연기하기도 한다. 이는 이미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Christina Aguilera, 브리트니 스피어스 그리고 두말할 것 없이 마일리 사이러스 같은 젊은 스타들이 몸소 실천해온 것이기도 하다. - P350
"더 자율적인 여성성에 다다르려면 그들은 우선 더러운 단계를 지나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흑인 여성의 거의 조악하리라 할 만한 모습을 모방합니다. 그렇게 드디어 자유를 얻고 나면, 흑인을 따라 했던 과거는 내팽개치죠." - P351
오카포는 흑인성이 "어떤 방식, 모양, 형태로든 외면당한 모든 사람을 수용하도록" 구성된다고 본다. 백인 여성도 그 모든 사람에 포함된다. 오카포는 말한다. "하지만 그건 공정치 않아요. 그 사람들은 떠날 수 있지만, 흑인 여성들은 떠날 수 없으니까요." - P351
2016년에 오카포는 런던에 직접 스튜디오를 열었고, 지금까지 트워킹과 폴댄스 수업을 가르치고 있다. 그는 수강생들에게 댄스의 역사와 생체 역학을 학술적으로 알려주는 한편 그들이 동작과 직관적 관계를 맺도록 도와주고 있다. 그 바탕에는 성학대 생존자인 그가 살면서 겪은 경험이 있다. 오카포는 학대당한 개인사에 대해 오랫동안 입을 열지 않았으나 이제는 트워킹을 침묵을 깨고 자신의 몸과 소통하고 몸을 되찾는 방식으로 여긴다. - P351
"춤을 추면서 저는 제 몸을 되찾고 있어요. 상처받고 약해진 사람들에게도 춤을 권할 수 있죠. 엉덩이와 골반 부위는 여성들에게 항상 많은 폭력과 트라우마가 일어나는 장소니까요." - P351
오카포는 트워킹이 엉덩이로부터 시작되지 않는다고, 트워킹을 잘하기 위해 큰 엉덩이는 필요 없다고 가르친다. - P351
"트워킹은 발에서 시작해서 위로 올라옵니다. 서아프리카 문화와 춤에서 말하는, 땅에 뿌리내리는 데에서부터 시작하는 거예요. 세네갈을 보면, 나이지리아를 보면, 발을 많이 쓰는 걸알 수 있죠." - P352
그(오카포)가 보기에 트워킹을 하는 다른 유럽인들은 (온라인에는 러시아와 동유럽 트워킹 강사들이 놀랄 만큼 많다) 흉추를 과도하게 사용한다. "묵직한 경련이 너무 많아요." - P352
오카포는 수강생들이 수업을 들을 때, 아프리카 디아스포라 댄스의 역사에서 다양한 동작이 사용된 방식들에 관해 이해하길 소망한다. - P352
"트워킹과 그 역사에 대해 아주 철저히 이해하길 바라요. 저는 이 동작들이 어디서 유래했는지 알려줍니다. 발을 휙 움직이는 동작이 어떻게 모양을 바꿔가며 뉴올리언스까지 도착했는지를요." - P352
"공간과 커뮤니티를 활용해 교육하면, 사람들이 나가도 교육은 계속 퍼져나갈 수 있잖아요?" - P352
세계 문화는 타인의 문화를 빌려오고, 자신의 문화와 섞고, 다시 섞는 행위에서 만들어진다. 음악·댄스·예술·패션은 대체로 창조자의 정체성과 문화를 넘어서는 전통과 경험에기대어 형성된다. 이런 문화적 혼합이 없다면 로큰롤은 탄생하지 못했을 것이요, 트워킹도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 P353
하지만 타인의 것을 빌려오는 일에 무의식적이거나, 소유관계를 명확히 하지 않거나, 역사를 고려하지 않으면 이는 쉽게 해로워진다. 마일리 사이러스는 문화적 전유를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그는 자신의 아이 같은 이미지를 벗어던지기 위해 트워킹을 대놓고 착취했다. 그러다가 커다란 가짜 엉덩이를 단 섹시한 페르소나가 더는 알맞지 않다고 느껴지자 손쉽게 벗어던진 다음 커리어의 새로운 국면으로 이동해서 조안 제트 Joan Jett와 스티비 닉스Stevie Nicks 같은 고전적 록의 히로인을 따라 이미지를 꾸미기 시작했다. 공연으로 떼돈을 벌었음에도, 트워킹이 흑인과 퀴어 공동체에서 유래했다는 것을 공적으로 한 차례도 언급하지 않았다. <뱅어즈> 앨범 활동을 마친 다음에는 트워킹을 빠르게 포기했다. - P353
사이러스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단순히 못되게 행동하면 안 된다는 게 아니다. 그가 우리에게 알려준 건 우리의 동기를 이해해야 한다는 것, 처음 든 생각 아래에서 끓고 있는 욕망을 의식하고 밝혀내려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 P353
나는 2010년대에 트워킹 수업을 듣지도, 벨피를 찍어 인스타그램에 올리지도 않았다. 하지만 지난 30년 동안 아름다움의 기준이 달라지고, 주류 문화에서 큰 엉덩이의 의미와 그 가치가 달라지며 얻은 변화의 결실을 (이게 맞는 단어인지조차 모르겠지만) 즐기긴 했다. 모두 1990년대 말과는 다른 시각으로 내 몸을 봐주었다. 2010년대 초 일하던 박물관에서 회의를 마치고 계단을 올라가던 중, 몇 미터 뒤에서 걷던 동료가 말을 걸었다. 엉덩이 한 번 끝내주네요! 그 말은 나를 불편하게 했다. 부적절한 발언이었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엔 살짝 전율하는 기분이 들었다. 그가 내 몸에 주목했다는 것에, 내가 섹시해보인다는 것에. - P354
엉덩이의 해가 왔을 때쯤엔 웬만한 데이트에서 위스키 세 잔이면 함께하는 사람이 (어떤 젠더든 어떤 인종이든) 내 엉덩이를 쥐고 그에 관해 뭔가를 속삭이곤 했다. 사람들이 ‘큰 엉덩이를 좋아한다는‘ 속마음을 풀어놓자, 내 몸은 남들이 탐내는 대상이 되었다. 나는 그 사실을 즐겼다. 엉덩이를 드러내는 딱 붙는 드레스를 입을 때면, 그 힘을 느낄수 있었다. - P354
하지만 한계 역시 분명히 느꼈다. 십대 시절에 나는 내 엉덩이가 크고 징그럽다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내엉덩이는 갑자기 크고 섹시한 것으로 변했다. 그러니까 형편이 나아지긴 했어도 내 엉덩이의 존재감은 여전히 두드러졌다. 때론 엉덩이를 숨기고 싶었다. 없애버리고 싶었다. 내 엉덩이가 아무것도 의미하지 않기를, 내 주변 사람들에게 보이지 않기를 바랐다. 발표하러 강단에 올라갈 때, 마이크로 다가가는 나를 보며 사람들의 시선이 어디에 머무를지 더는 상상하지 않기를 바랐다. 그러나 내 몸은 언제나 그 자리에 존재했고, 내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어떤 메시지를, 어떤 의미를 전달하고 있었다. - P355
흑인 문화로 손을 뻗을 때 백인 여성들은 무엇을 찾고 있는 걸까? 답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내게는 오카포의 이야기가 좋은 시작점이 되어준다. 섹시함에 관한 접근권, 반항할기회, 백인 여성성의 엄격한 기준 너머로 밀고 나갈 방법. 하지만 이런 욕구들을 면밀하게 살피고 표현하는 건 쉽지 않아서, 우리는 별 생각 없이 그 욕구를 해소하고 끝내버린다. - P355
백인성의 문제들을 해결하려 흑인성에 손을 뻗을 때, 백인여성들은 많은 것을 외면한다. 우리가 몸에 갖는 수치, 백인성의 구성에서 기인하는 수치, 어떤 몸은 순수하고 다른 몸은 성적이라는 발상을 강요하기 위해 존재하는 수치, 어떤 몸이 다른 몸보다 낫다는 수치. 그 모든 수치심의 근원에서 고개를 돌린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남들에게 해를 입힌다. 그리고 우리의 수치심이 어디서 기인하는지 영영 이해하지 못하게 되면서 우리 자신에게도 해를 입힌다. - P355
나는 내 몸에 대한 불안을 사소하거나 얄팍한 것으로 치부하기 일쑤였다. 하지만 인종과 젠더의 정치는 몸의 정치다. 우리가 우리 자신 그리고 타인의 몸에 대해 지니는 생각과 가정들을 탐구하는 건 중요하면서도 심오하다. - P359
엉덩이의 역사에 관해 조사하며 나는 내가 품은 수치심을 이해하고 그 배경을 알아낼 수 있었다. 나아가 나의 사고방식과 전제로 품은 가정들에 스스로 질문을 던질 수 있었다. 이제는 거대한 구조적 힘이 덜 막연하게 느껴진다. 내가 내 몸을 어떻게 느끼는지 정확히 표현하고 이해할 수 있다. 그리하여 나는 희망을 품는다. - P361
내 머릿속 목소리가 속삭인다. 네 엉덩이는 너무 커. 그러면 다른 목소리가 나선다. 뭐가 너무 크다는 거야? 누가 너무 크대? 큰 게 어디가 어때서? - P361
우리를 이루는 부분들을 (신체 부위이든 감정이든 욕망이든) 면밀하게 관찰하는 일은 물론 버겁지만, 바로 거기서부터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수치심의 근원을 궁금해하고 그 배경을 알아보는 건, 단순히 변명하거나 어물쩍넘어가려는 태도와 다르다. 외면하는 대신 직시하기를 선택할 때 새로운 가능성과 지식이 열린다. - P361
과거의 사람들이 현재를 빚어낸 방식을 이해하는 건, 현재를 살아가는 모두가 미래를 빚어나갈 방법을 알아내는 수단이기도 하다. 과거의 인간들이 우리의 다양한 몸이 지니는 의미를 만들었다면, 오늘날 우리도 의미를 새로 만들거나 없앨수 있다. 우리가 과거를 자세히 살펴봄으로써 받는 위대한 선물은, 한때 영영 피하지도, 바뀌지도 않을 듯 보였던 것을 극복하고 변화하게 만든다. 일시적으로 달리 보이게 만든다는 것이다. - P361
수치심의 의미를 만들어낸 건 사람들이다. 그렇다는 건 다른 사람들, 즉 로젤라 캔티-레트섬, 뎁 버가드, 켈레치 오카포, 비니 쿠치아, 알렉스 바틀릿 같은 사람들에 의해 다시 한 번 의미가 바뀔 수도 있다는 뜻이다. - P362
우리 몸은 타고나길 통제에 저항한다. 나는 이 사실을 체감할 때마다 역설적으로 승리감에 젖는다. 우리는 버슬과 거들과 운동 비디오와 양배추 다이어트와 치수 체계를 발명했지만, 우리 몸은 제 나름의 뜻이 있어서 우리에게 복종하는일이 드물다. - P362
물론 엉덩이가 커지고 싶은 사람도 있고 작아지고 싶은 사람도 있다. 하지만 엉덩이는 어쨌거나 자기 모습을 그대로 지켜낼 것이다. 인간의 정신이 몸을 억지로 복종시키려 할 때, 의미를 부여하고 형태와 외양을 바꾸고 변화를 일으키려 시도할 때, 인간의 몸은 고집스럽게 굴복을 거부한다. - P362
나는 몸과 마음 사이에서 일어나는 주도권 다툼을 느낀다. 통제력을 행사하고 싶은 욕망과 어쨌거나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몸이 존재하리라는 현실 사이에서 밀고 당기기가 일어난다. 청바지를 입을 때, 나는 그 사실을 온몸으로 환기한다. - P362
내 엉덩이는 문제도 축복도 아닌 듯하다. 왜냐하면 그건 그냥, 엉덩이일 뿐이니까. - P363
사르치 Saartjie는 바트만이 생전에 불린 아프리칸스어 이름이다. - P370
‘치‘라는 접미사는 두 가지 의미를 지녔는데, 친구들 사이에 애정을 담아 부르는 애칭인 동시에 그 이름이 의미하는 바를 축소하고 노예 상태 · 예속 · 복종을 의미하는 기능도 있다. 남아프리카 역사를 통틀어 이 접미사는 백인들이 흑인에게 권위를 내세우기 위해 인종차별적으로 사용되었다. 바트먼이 불렸던 이름에도 조롱의 의미가 내포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풍만한 몸매로 알려진 그가, 막상 이름에는 언제나 작다는 의미를 담고 산 것이다. - P370
아르메니아인들은 1925년 카르토지안 소송에서 법적으로 백인이라고 판결 받았다. 당시 다양한 아시아 민족 집단의 백인성을 법적으로 결정하려는 소송이 연달아 벌어졌는데, 이는 법적으로 미국에 이민할 권리가 백인에게만 주어졌기때문이었다. 카르토지안 판결에서 아르메니아인이 백인이라고 결론지은 근거는 미심쩍은 19세기의 인종 과학, 역사적으로 "투르크인과 섞이길" 꺼려온 경향, 러시아 코카서스인과의 관련성이었다. 그러나 인종은 법적 분류뿐 아니라 문화적 분류이기도 하므로, 오늘날 많은 아르메니아인이 스스로 백인으로 여기지 않으며 아르메니아인에게 결부되는 고정관념과 차별을 경험하기도 한다. - P390
콩고 광장의 전성기로부터 몇 세기가 지난 지금, 마푸카와 그로부터 파생된 춤들은 갈수록 성적으로만 해석되고 있으며 영적인 면모는 섹슈얼리티의 전시를 둘러싼 염려에 가려졌다. 20세기 말에 이 댄스는 신앙심 깊은 국가인 코트디부아르에서 음란하다는 이유로 잠시 금지되었다. 토고, 나이지리아, 부르키나파소, 카메룬에서는 여전히 규제 대상이다. - P393
킴블이 자신만의 해석을 만들어낸 이유, 아이들에게 베이비돌즈 공연에 참여하라고 독려하는 이유는 이런 저항에 있다. 베이비 돌즈에 섹슈얼리티의 요소가 존재한다고 해서 그것을 오로지 성적으로만 해석한다면, 뉴올리언스 문화에서 엉덩이를 중심으로 하는 춤과 세컨드 라인이 맡은 역할을 오해하는 셈이다. 베이비돌즈가 의상을 차려입고, 춤을 추고, 엉덩이를 과시하는 것은 과거 뉴올리언스의 여성들을 기념하고 그들과 연결하는 방식이다. - P393
1960년대에 BBL의 한 유형을 개발한 이보 피탕기 No Pitanguy는 브라질에 세계 최초의 성형외과 수련 센터를 연 사람이자 BBL의 "선구자"로 불린다. 그러나 BBL의 초기 버전은 처짐을 개선하기 위해 잉여의 피부를 잘라내는 ‘리프트‘ 수술이었지, 확대술이 아니었다. 오늘날 BBL은 신체의 다른 부위에서 흡입한 지방을 엉덩이에 주입하는 수술이다. - P3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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