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달 전에 유시민 작가의《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라는 책을 읽었었다. 그 책의 주석을 보면 저자가 과학 공부를 하면서 읽었던 책들을 인용한 부분이 있는데, 오늘 읽기 시작한 이《이기적 유전자》도 그 주석에 있던 책 중 하나다. 좋은 기회가 되어 읽어볼 수 있게 되었다. 솔직히 책이 꽤나 두꺼운 편이라 언제 완독할 수 있을지는 정확히 알 순 없지만 그래도 한 문장 한 문장 읽다보면 언젠가는 끝나지 않을까?

얼마 전 유튜브를 보다가 어떤 유명인이 나와서 완독하는 것보다는 독서하는 과정 자체를 즐기라는 말을 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이 책이 두꺼운 만큼 막연하게 멀리 있다고 느껴지는 마지막 페이지를 생각하기보다는 그냥 한 문장 한 문장 의미를 생각하며 즐겁게 독서해보면서 어떤 깨달음이나 좋은 생각들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이 되길 기대해본다. 추가적으로 과학 관련 배경 지식들도 얻어간다면 더욱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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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다보면 중간중간 저자가 사람들의 오해들에 대해 굉장히 경계하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는데, 자신이 말한 의도와 다르게 해석하는 사람들로부터 얼마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으면 저랬을까 하는 생각도 잠시나마 해보게 되었다.

또한 이러한 부분은 비단 저자만이 아니라 독자인 나 또한 저자와 비슷한 성향이 있다는 생각도 해보게 만들었다. 비판을 받으면 그 비판이 옳고 그름을 떠나서 듣는 사람에게 굉장한 스트레스를 가져다주는데, 한편으로는 이러한 것에 연연하지 않고 이런 류의 스트레스에 타격감이 그닥 없는 사람들의 멘탈이 참 부럽기도 했다. 근데 이런 성향 혹은 스타일도 어쩌면 유전자에 따라 다른 건지도 모르겠다. 결과적으로는 그냥 선천적으로 물려받은 유전자가 만들어낸 자신의 성격대로 세상에 잘 적응하면서 살아가는 게 답이지 않나 싶다.

무엇보다도 도킨스는 인간의 특유한 문화 속에 모방의 단위가 될 수 있는 문화적 전달자가 존재할 수 있다고 생각하였고, 이 단위 개념을 밈meme이라고 정의하였다. 지금은 문화적 진화를 이해하려는 학문, 즉 밈학memetics이라는 새로운 분야가 탄생했다. - P7

유전 정보의 불멸성이 이 책의 중심 주제 - P10

책 제목을 설명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강조점을 어디에 두느냐 하는 것이다. ‘이기적‘을 강조하면 독자들은 이 책이 이기성에 관한 책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오히려 이 책은 이타성에 더욱 주목하고 있는데 말이다. 이 책 제목에서 강조해야 할 핵심 단어는 ‘유전자‘다. - P11

다윈주의의 중심 논쟁은 실제로 선택되는 단위에 대한 것이다. 실제로 어떤 종류의 실체가 자연선택의 결과로 살아남느냐 또는 살아남지 못하느냐 하는 것이다. 그 단위는 정의상 다소간 ‘이기적‘인 단위가 될 것이다. 이타성은 다른 수준에서 선택되었을지 모르겠다. - P11

자연선택은 종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선택인가? 그렇다면 우리는 생물 개체들이 "종의 이익을 위해서" 이타적으로 행동할 것이라 기대해도 좋다. 그들은 개체 수 과잉을 피하기 위해 스스로 출생률을 제한하거나, 미래의 먹잇감을 보존하기 위해 사냥을 자제할지도 모른다. - P11

혈연 이타주의는 유전자의 이기주의가 개체 이타주의로 모습을 바꾸는 방법 중 하나일 뿐이다. 이 책은 이 메커니즘이 어떻게 작용하는지와, 다윈 이론이 이타주의를 설명하는 또 하나의 메커니즘으로서 호혜성에 대해 다룬다. - P11

이 원리(자하비/그라펜Zahavi/Grafen의 ‘핸디캡 원리‘)에 따르면 이타적 기부 행위는 인디언의 ‘포틀래치 Potlatch‘ 식 자기 우위를 나타내는 과시 신호다. 즉 "내가 너보다 얼마나 우월한지 좀 보렴. 나는 네게 기부할 능력이 있어!" 와 같이 말이다. - P12

결정적인 문제는 생명의 계층 구조 속에서 결국 어느 수준이 자연선택이 작용하는 ‘이기적‘ 수준이 될 것인가이다. - P12

다윈주의의 메시지를 "이기적인 무엇"으로 간략하게 표현한다고 할 때, 그 ‘무엇‘에 해당하는 것은 유전자일 수밖에 없으며, 이 책은 그에 대한 납득할 만한 이유를 설명한다. - P12

유전자는 ‘자기 복제자‘라는 의미로서의 단위이고, 개체는 ‘운반자‘라는 의미로서의 단위다. 둘 모두 중요하다. 어느 쪽도 경시되어서는 안 된다. 둘은 완전히 별개의 단위이며, 이 둘을 구별하지 못하면 우리는 어쩔도리 없이 혼란에서 헤어나지 못할 것이다. - P13

유전자 풀pool (한 종 내에서 유성생식으로 서로 섞이게 될 유전자 세트들) - P13

자연선택은 서로 같이 존재할 때 상리相利적으로 양립할 수 있는, 다시 말하자면 협력하는 유전자의 무리를 반드시 선호한다. - P14

이기적 유전자를 선택하는 자연선택이 유전자 간의 협력을 선호한다고 한다면, 다른 유전자와 협력하지 않으면서 나머지 게놈의 이익과는 반대로 일하는 유전자가 있다는 것도 인정해야 한다. 어떤 사람들은 이 유전자를 ‘무법자 유전자‘ 라고 하고, 어떤 사람들은 ‘초이기적 유전자‘라고 하며, 어떤 사람들은 그냥 ‘이기적 유전자‘ 라고 부른다. 이러한 유전자를 그냥 ‘이기적 유전자‘라고 일컫는 사람들은, 이 유전자와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조직 속에서 서로 협력하는 유전자와의 미묘한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 P14

"만약 내가 하나의 전자였다면 나는 어떻게 행동했을까?" - P15

빛은 마치 목표 지점까지의 이동 시간을 최소화하려는 듯이 행동한다. 앳킨스는 그것을 물에 빠진 사람을 구출하러 달려가는 해변의 구조 요원과 같다고 생각했다. - P15

이것이 바로 고밀도 매질을 통과하는 빛의 행동이다. 그러나 빛은 어디가 가장 짧은 경로인지 어떻게 미리 알 수 있을까? 그리고 왜 빛은 그런 것을 고려해야만 하는 것일까? - P16

의인화는 자칫하면 오류를 범할 수 있는 유혹에 맞서서 옳은 해답을 얻으려는 과학자에게 도움이 되기도 한다. - P16

자연선택이 어떤 유전자를 선호한다는 것은 그 유전자의 복사본 집합이 전체 유전자 풀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증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 P16

개체를 의인화하는 일은 좀 더 심각한 문젯거리가 될 수 있다. 왜냐하면 유전자와 달리 개체는 두뇌를 가지고 있어 우리가 주관적 판단력이라고 부르는 것과 비슷한 의미의 이기적 또는 이타적 동기를 정말로 가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 P17

우리가 우리 자신을 일련의 렌즈와 프리즘을 거치는 최적의 경로를 현명하게 선택하는 가상의 빛의 입장에, 또는 여러 세대를 거쳐 가는 최적 경로를 고르는 가상의 유전자의 입장에 놓고 생각해 볼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는 자신의 몸 안에 있는 유전자들의 미래의 생존 가치를 최적화하는 행동 전략을 계산하는 가상의 암사자의 입장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 P17

우리는 한 수준에서 다른 수준으로 빠르게 전환하기도 한다. - P17

허약한 막내가 기대수명이 짧아서 양육 투자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이 같은 양의 투자로 다른 아이들이 얻을 수 있는 이익의 1/2 이하가 되면, 그는 기꺼이 명예로운 죽음을 선택해야 할 것이다. 이처럼 하는 것이 대개 자기 유전자에게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 P18

다윈주의 세상에서 개체가 자신의 유전자에게 무엇이 최선인가 가상적 계산을 한다 - P18

다시 말해서 "몸아, 만일 네가 다른 한배 형제보다 훨씬 작다면 버둥거릴 것 없이 죽어라"라는 지령을 내리는 유전자가 유전자 풀 속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의 죽음에 의해 살아남는 개개의 형제자매의 몸에 그의 유전자가 들어 있을 확률이 50퍼센트고, 한편 허약한 막내의 체내에서 그 유전자가 살아남을 가능성은 어쨌든 극히 적다는 것이 그 이유다. - P18

허약한 막내의 생애에는 회복이 불가능해지는 시점이 분명히 있다. 이 시점에 이르지 않는 한 그는 살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다. 그러나 그 시점에 달하면 그는 즉시 노력을 포기할 것이고, 차라리 한배의 형제나 부모에게 먹히는 편이 더 나을 것이다. - P18

어떤 진실이 진실이 아니기를 바란다고 해서 그 진실을 되돌릴수는 없다. - P20

자연선택을 보는 데도 두 가지 관점, 즉 유전자의 관점과 개체의 관점이 있다. 제대로 이해한다면 두 관점이 같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즉 같은 하나의 진실에 대해 두 개의 관점이 존재하는 것이다. 당신이 한 관점에서 다른 관점으로 바꾼다 해도 그것은 여전히 동일한 신다윈주의다. - P24

새로운 이론을 제안하거나 새로운 사실을 발견해 내는 것보다 과학자가 할 수 있는 더 중요한 공헌은 기존의 이론이나 사실을 보는 새로운 관점을 발견하는 것인 경우가 종종 있다. - P24

각각의 종 안에서도 어떤 개체는 다른 개체보다 생존하는 자손을 더 많이 남겨 그들이 갖고 있는 번식에 성공적인 유전 형질 (유전자)이 다음 세대에 더욱 많아지게 된다. 이것이 자연선택이다. 자연선택은 무작위적이 아닌 차등적인 유전자의 번식을 말한다. 자연선택의 결과 지금의 우리가 있게 되었으며, 우리가 우리 자신의 정체성을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먼저 이해해야 하는 것도 자연선택이다. - P29

(도킨스가 주장하는 대로) 만약 속임수가 동물의 의사소통에서 기본이 되는 요소라면, 이 속임수를 감지해 내는 능력이 강하게 선택될 것이다. 그리고 이에 따라, 지금 행하는 속임수가 들키지 않도록 (자기만이 알 수 있는 미묘한 신호를 통해) 자기기만의 일부 사실이나 동기가 무의식적이 되도록 하는 어느 정도의 자기기만도 선택될 것이 분명하다. - P30

자연선택이 이 세상에 대한 정확한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신경계를 선호했을 것이라는 종전의 생각은 감정의 진화를 너무나 순진하게 파악한 견해임이 틀림없다. - P30

우리는 생존 기계다. 즉 우리는 유전자로 알려진 이기적인 분자를 보존하기 위해 맹목적으로 프로그램된 로봇 운반자다. - P33

생물학 자체가 하나의 추리 소설이기 때문에 오래전부터 나는 생물학은 마땅히 추리 소설처럼 흥미로워야 한다고 생각해 왔다. - P34

동물학을 공부하는 데는 그 ‘유용성‘이나 동물에 대한 일반적인 애호보다 더 뜻 깊은 이유가 있다. 그것은 바로 우리 동물이 현재까지 알려진 우주에서 가장 복잡하면서도 완벽하게 설계된 기계라는 것이다. - P34

어떤 행성에서 지적 생물이 성숙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그 생물이 자기의 존재 이유를 처음으로 알아냈을 때다. - P45

나는 ‘이빨도 발톱도 피범벅이 된 자연‘이라는 표현이 자연선택의 현대적 의미를 아주 잘 요약했다고 본다. - P47

이 책이 주장하는 바는 사람을 비롯한 모든 동물이 유전자가 만들어 낸 기계라는 것이다. 성공한 시카고의 갱단과 마찬가지로 우리의 유전자는 치열한 세상에서 때로는 수백만 년 동안이나 생존해 왔다. 이 사실로부터 우리는 우리의 유전자에 어떤 성질이 있음을 기대할 수 있다. - P47

성공한 유전자에 대해 우리가 기대할 수 있는 성질 중 가장중요한 것은 ‘비정한 이기주의‘라는 것이다. 이러한 유전자의 이기주의는 보통 개체 행동에서도 이기성이 나타나는 원인이 된다. - P47

개체 수준에 한정된 이타주의를 보임으로써 자신의 이기적 목표를 가장 잘 달성하는 특별한 유전자들도 있다. 이 문장에서 ‘한정된‘과 ‘특별한‘이라는 용어는 아주 중요하다. 우리가 아무리 그 반대라고 믿고 싶어도, 보편적 사랑이나 종 전체의 번영과 같은 것은 진화적으로는 있을 수 없는 것이다. - P47

우리는 붉은 저녁놀이 내일 날씨를 반드시 좋게 만든다고, 결정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와 마찬가지로 유전자가 반드시 어떤 것을 결정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유전자의 영향이 다른 요인에 의해 뒤집히지 말란 법은 없다. - P498

어떤 사람이 성공을 거둔 세계가 어떠한 곳인가를 알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다. 그것은 시카고 갱단의 개개인이 어떤 사람들인가 하는 것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 P498

‘어떠해야 한다는 주장‘과 ‘어떻게 된 일인지에 대한 진술‘을 구별 못하는 많은 사람들 - P48

비정한 이기주의라는 유전자의 보편적 법칙에만 기초를 둔 인간 사회는 매우 험악한 사회가 될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개탄스러운 일이라 해도 그것이 사실임에는 변함없다. - P48

우리는 이기적으로 태어났다. 그러므로 관대함과 이타주의를 가르쳐 보자. 우리 자신의 이기적 유전자가 무엇을 하려는 녀석인지 이해해 보자. 그러면 우리는 적어도 유전자의 의도를 뒤집을 기회를, 다른 종이 결코 생각해 보지도 못했던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 P48

유전되는 형질이 고정된 것이어서 변경이 불가능하다고 가정하는 것은 오류다(이 오류는 아주 흔한 것이다). - P48

우리의 유전자는 우리에게 이기적 행동을 하도록 지시할지 모르나, 우리가 전 생애 동안 반드시 그 유전자에 복종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유전적으로 이타적 행동을 하도록 프로그램되어 있는 경우보다 이타주의를 학습하는 것이 더 어려울 뿐이다. - P48

동물 중에서 인간만이 학습되고 전승되어 온 문화에 지배된다. - P48

자연선택의 과정을 보면 자연선택을 거쳐 진화해 온 것은 무엇이든 이기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따라서 우리는 개코원숭이, 인간, 그리고 기타 모든 생물의 행동을 보면 그 행동이 무엇이든 이기적일 것이라고 예상해야 한다. 만약 이 예상이 잘못된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즉 인간의 행동이 진정으로 이타적이라고 관찰될 경우, 우리는 난처한 설명을 필요로 하는 사태에 직면할 것이다. - P49

‘행복‘은 ‘생존의 기회‘로 정의된다. 비록 생사의 갈림길에 미치는 영향이 극히 적고 무시해도 될 것처럼 보이더라도 말이다. - P50

다윈 이론을 현대적으로 해석함으로써 얻어지는 가장 놀라운 결과 가운데 하나는 생존 가능성에 미치는 아주 사소한 영향이 진화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것이다. 이것은 그러한 영향이 드러나기까지 필요한 시간이 충분하기 때문에 가능하다. - P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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