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교육은 독서를 체계적으로 접근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부모가 아이와 함께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중요해요. 저는 아이가 읽는 책을 같이 읽고, "그 부분은정말 재미있지 않았니?"라고 말을 걸면서, 온종일 책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가 많았어요. 제가 읽는 책을 아들이 읽기도 했고요. 읽어야 할 책들을 잘 안내하는 체계가 우리나라 교육에도 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너무 교과서 중심입니다. - P136
"다 좋은거예요. 진짜 재미있어요. 어머니도 같이 읽으세요" - P137
‘공상 과학 시리즈를 쓴 이 작가들도 온갖 인문·과학·사회· 역사 책을 보며 공부를 무지하게 했을 것이다‘ - P137
‘우리 아이는 저런 것만 읽는다‘라는 상황이 ‘책을 안 읽는다‘ 라는 상황보다는 훨씬 낫고요. 그런 분야의 책을 읽던 아이는 반드시 다른 분야도 찾아 읽습니다. 하여간 많이 읽어야 합니다. - P137
저는 매우 숙독하는 사람이에요. 많이 읽지는 못했지만, 엄선해서 읽은 내용을 깊게 소화하는 편이라 제 글에 책 내용을 적당히 녹여내기도 합니다. - P138
거절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고료뿐이었죠. "얼마 이상을 주셔야 고려해볼 수 있다. 정말 죄송한데 제 글이 마케팅 차원에서 그 액수만큼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시면 다시 연락을 주시라. 그때 원고를 검토하겠다" 라고 답합니다. - P139
실제로 고료 이야기를 꺼내면 많이 걸러져요. 그 방법을 고수하는 이유입니다. 문제는 소문이 좋지 않게 났더라고요. ‘최재천 교수는 돈을 밝힌다.‘ 욕을 먹더라도 내 시간을 내가 관리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에서 감수합니다. - P139
제 조건을 검토하고 바로 거절하면 서로 시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습니다. - P139
말의 가장 중요한 성질은 늘 변한다는 데 있잖아요. - P141
책을 읽긴 읽었지만 깊게 사고하며 안으로 다지는 접근을 어려워하는 것 같습니다. - P143
독서는 일이어야만 합니다. 독서는 빡세게 하는 겁니다. 독서를 취미로 하면 눈만 나빠집니다. - P144
책은 우리 인간이 지식을 전달하기 위해서 만들어낸 발명품인데, 그 책을 취미로 읽는다? 이건 아니죠. - P144
읽어도 되고 안 읽어도 되는 책을 그늘에 가서 편안하게 보는 건 시간 낭비이고 눈만 나빠져요. 책은 인류의 발명품 중에서도 최악의 발명품이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눈은 3차원을 보게끔 진화했어요. 책은 평면에 글자를 새겨서 만든 2차원 물건입니다. 그러니 얼마나 눈이 아파요. 책은 눈을 망가뜨린 원흉이에요. - P145
우리는 기획서를 작성해서 책을 읽어야 합니다. 치밀하게 기획해서 공략해야죠. 한 번도 배우지 않은 분야의 책을 공략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한 번도 배우지 않았는데 술술 읽힐까요? 난생처음 붙든 양자역학 책의 책장이 척척 넘어갑니까? 진화심리학이 하도 뜬다니까 ‘좀 읽어 봐야지‘라고 생각하곤 붙잡았는데, ‘와! 잘 읽히네‘ 하면 거짓말이에요. 당연히 안 읽힙니다. 그런데 그 책을 있는 힘을 다해서 끝까지 읽고, 또 비슷한 진화심리학 책을 사서 읽다 보면, 세번째 책은 참 신기하게 술술 넘어갑니다. 어느 순간 그 주제가 내 지식의 영토 안으로 들어와요. - P145
제가 해봐서 아는 이야기 하나를 할게요. 진화심리학을 공략을 한 다음에 양자역학을 공략하겠다고 마음먹고 읽으면 어떨까요? 힘들어요. 그런데 요런 투쟁을 몇 번 하다 보면 그다음에 생판 모르는 분석철학을 읽고 문화인류학을 읽을 때, 묘하게 쉬워집니다. 독서량이 늘어날수록 완전 새로운 분야의 책을 접할 때, 전보다 덜 힘들어하는 자신을 발견할 거예요. 평생 다양한 책을 읽으며 살아온 제 경험담입니다. 학문은 모두 연결되어 있잖아요. 어떤 분야를 기어올라가면서 3층에서 보려고 애써도 안 보이던 게, 다른 분야를 올라가면서 4층에서 건너다보니 저쪽 분야 3층 구조가 훤히 보이더라고요. - P146
독서를 일처럼 하면서 지식의 영토를 계속 공략해나가다보면 거짓말처럼, 새로운 분야를 공략할 때 수월하게 넘나드는 나를 만나게 됩니다. 그날이 오면 스스로가 자랑스럽고 사랑스러우실 거예요. - P146
100세 시대에 20대 초에 배운 지식으로 수십 년 우려먹기가 불가능합니다. 학교를 다시 들어갈 게 아니라면, 결국 책을 보면서 새로운 분야에 진입해야 하죠. 취미 독서를 하고 있을 때가 아닙니다. 독서는 기획해서 씨름하는 ‘일‘입니다. - P146
어른이 배우고 훈련받을 곳이 준비되어 있지 않은 지금, 결국 책밖에 없어요. 취미 독서는 아예 깨끗이 잊으세요. 독서는 일입니다. - P147
리더는 일단 말을 잘해야 합니다. - P148
토론을 잘하려면 말이 짜임새 있어야 하고 논리적 사고를 해야 하니 글쓰기 훈련이 되어 있어야 하고요. 글을 잘 쓰려면 책 읽기가 필요한 거죠. - P148
그러니까 읽기, 쓰기, 말하기인데, 결국 말하기에 방점이 찍힙니다. 하버드대학교에서 정치 지도자들이 많이 나오는이유는 말을 잘하기 때문입니다. 버락 오바마 Barack Obama도 그렇고, 다들 자기 언어를 사용합니다. 중요한 연설문을 봐도 남이 써준 원고를 읽었다기보다는 어느 정도 자기가 관여한 내용이 눈에 보이죠. - P148
결국, 말을 잘하려면 글쓰기를 잘해야 하니, 평소에 많이 읽고 많이 관찰해야 합니다. - P148
사실, 뭔가를 확실히 인식시키려면 약간의 권위적 제압이 필요하니까요. - P150
제가 선생님 말씀에서 느끼는 글쓰기와 말하기의 핵심은 자기를 솔직히 드러내는 ‘자기다움‘에 있다고 봅니다. 나를 드러내는 글쓰기, 결국은 ‘내가 나를 키워야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 P150
읽기, 쓰기, 말하기를 할 때는 자연스레 나를 드러내야 진정성이 담기면서 상대에게 깊게 다가갈 수 있습니다. - P151
‘까짓것 해보자. 하다 안 되면 할 수 없지!‘ - P152
나를 드러낸다는 건 스스로 주체적으로 생각한다는 건데요. 물론 자신감도 있어야겠지만 결국은 내가 나를 드러내도 안전할 때 드러낼 수 있다고 봅니다. - P153
서열이 낮은 자의 처지에서는 싫은데 완곡하게 거부하는 감정적 공격을 받지 않으면서 뜻을 전달하는 방어적 표현이 필요합니다. - P153
우리 사회는 실수를 너무 실수로 낙인찍어요. 미국사회에서 좋았던 건 실수를 실수로 인정하고 지나간다는 것이었습니다. 저에게 치명적 일이 벌어지지는 않더라고요. 영어를 배워서 하는 사람이니까 영어를 못해서 그런 것처럼 슬쩍 묻어갔고요. 또 누가 그렇게 말해주면서 주변에서 인정해주는 분위기가 생기니까 그때부터는 막 저지르게 됐습니다. - P154
다른 사람들은 내 실수를 별로 기억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실수하면 완전히 그 동네에서 매장된다고 생각하는데, ‘다른 사람들은 나에게 관심이 없더라‘가 제 결론이고요. ‘너무 겁먹지 말고 들이대라‘가 제 조언입니다. - P156
더 중요한 건 재미있더라고요. 동물에 대해서 배우니 좋아서 더 잘했던 거죠. - P158
우리나라에 있을 때는 ‘어떻게 하면 안 할 수 있나? 가장 최소한의 노력으로 최대치를 뽑겠다‘라고 효율만 생각했습니다.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교에서 공부하던 어느 날이었어요. ‘인간은 왜 잠을 자야 할까? 나는 할 게 너무 많고 읽을게 너무 많은데 왜 이렇게 피곤하고 졸릴까? 나를 용서할 수가 없다‘라는 이상한 말을 제 마음속에서 하고 있더라고요. 소스라치게 놀랐습니다. - P158
새벽 2~3시인데도 공부를 끝내기 싫어서 더 읽고 더 찾고있는 저를 발견하고는 ‘그래도 조금 자둬야 내일 하겠지‘라고 생각하며 새벽 3시에 기숙사로 갔어요. 아침 8시에 다시학교에 왔습니다. 그러니 잘할 수밖에 없죠. - P159
우리나라 교육이 미국 교육에 비해 좋은 점이 참 많아요. 하지만, 결정적으로 모자라는 부분이 바로 학생들이 자기 의견을 정리하고 발표하는 훈련을 거의 못받고 정규 교육 과정을 빠져나간다는 점입니다. 제 예상으로 곧 바뀔 겁니다. 바뀌게 되어 있습니다. - P159
아직도 학습이 수동적 방법으로 진행되는 면이 짙게 남아 있는데, 이 틀에서 벗어날 기회도 토론에 있습니다. 토론이 진행되면서 아이들은 훌륭한 토론을 하려고 준비할테니까 자기주도학습이 저절로 일어나리라 생각합니다. - P161
숙의熟議란 여럿이 특정 문제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충분히 의논하는 과정을 뜻한다. 나는 ‘토론討論, discussion‘을 ‘숙론熟論‘이라 부르기를 제안한다. 대의 민주주의를 하자고 뽑아놓은 정치인들은 대화는 고사하고 제대로 마주 앉을 줄도 모른다. 우리 시민이 나서서 숙론의 장을 열었으면 좋겠다.
저는 우리가 데이터를 어떻게 분석하는가만큼은 꼭 배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편집 능력을 배우는 거죠. 전체를 보고 무엇이 맞는 말인지를 골라내는 능력을 갖춰야 합니다. - P162
보여주고 싶은 부분만 보이면서 개발한 이상한 논리를 펴는 것이죠. 제대로 파악하는 능력이 부족한 겁니다. 하지만 국민이 전체를 볼 수 있는 능력을 갖추면 반드시 간파됩니다. - P164
나무가 자라면서 1톤의 탄소를 흡수할 때마다 공기에서 3.66톤의 이산화탄소를 제거해요. 왜냐면 대기에서는 탄소 하나에 산소 두 개가 붙어 이산화탄소로 떠 있잖아요. - P164
데이터를 잘라 부분만 말하며 호도하고 있습니다. 이럴 때 사람들은 ‘왜 요것만 보여줘요? 우리는 그보다 더 많이 보고 싶습니다‘라고 말하면 됩니다. - P165
모든 현상이 시간 속에 변화하며 존재하는 본질 - P165
자연에서는 꼴찌만 아니면 삽니다. - P167
실제로 자연계가 그렇게 운영돼요. 가장 적응을 잘한 하나만 살아남고 다 죽는 것이 아니라 풍요로운 시대에는 아무도 안 떨어져요. - P167
풍요로운 시절에는 아무도 도태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힘들어지면 제일 못하는 끝이 사라집니다. 1등만 남겨놓는 일은 처음부터 없었어요. - P167
다윈은 진리라고 일컬어지는 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지금 여기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가 중요하다고 보여줬어요. ‘내가 중요하다. 내가 변이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내가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중심이다. 내가 그 주체다.‘ 바로 이 점을 과학적으로 설명해주신 분이에요. 서양의 2,000년 사고 체계를 뒤집어버린 사상가입니다. - P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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