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홀로 있을 때 생각은 자란다‘ 라는 소제목에 나오는 내용들로 시작한다. 처음 밑줄친 문장은 긍정심리학자 칙센트미하이 님이 한 말이라고 한다.

여기 별도로 밑줄치진 않았지만 본문을 읽다보면 저자는 원래 사교적인 사람이어서 젊은 시절에는 온갖 모임들을 주선할 정도로 모임에 적극적인 사람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혼자 있는 시간을 가지면서 책을 읽고 글을 쓰는 등의 일을 함과 동시에 그 안에서 기쁨과 보람을 느꼈다고 한다. 물론 여전히 모임을 갖는 것도 좋지만 혼자 있는 시간을 통해 자기자신에 대해 더 깊이 알아가고 세상과 나와의 관계를 다시금 생각하는 게 좋아서 이제는 오롯이 혼자 있는 시간을 가장 행복하게 생각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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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 저자가 가지고 있는 습관(?) 혹은 태도 중에 ‘모든 것을 미리 하는 것‘에 대한 얘기가 나온다. 무슨 마감기한이 있는 프로젝트 같은 것이 있을 때 저자는 1주일 전에 미리 다 끝내놓고 진짜 마감기한까지 남은 기간 동안 틈틈이 자신의 프로젝트를 세부적으로 다듬어 간다는 게 핵심이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이럼으로써 좀 더 완성도가 높은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으며 또한 마음에 여유가 생기게 되어 다른 일을 하는데도 지장을 받지 않고 온전히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렇게 미리 함으로써 시간관리가 잘 되다보니 한편으로는 너무 많은 일을 수락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는 게 단점인 것 같다는 저자의 고백(?)도 나오는데, 독자인 내가 보기에 이런 단점(?)은 행복한 고민처럼 느껴졌다. 엄밀히 말하자면 단점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절을 바꿔서 나오는 내용에서는 저자가 쓴 글에 대해 문학평론가들로부터 기승전결이 없다는 비판을 받을 때가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 부분은 몇 달전 읽었던 동 저자의 《최재천의 곤충사회》라는 책에서 비슷한 내용을 봤었던 기억이 어렴풋이 나는데, 먼저 여기서 글쓰기에 크게 두 종류가 있다는 점을 잠깐 짚고 넘어가야 할 듯 하다. 크게 문학적 글쓰기와 과학적 글쓰기가 있는데, 문학적 글쓰기의 경우 위에서 평론가들이 지적한 것처럼 스토리의 구성이 기승전결로 명확한게 좋다고 한다. 이는 결론이 앞에서 나오지 않고 마지막에 나온다는 게 핵심적인 특징이다. 반면, 과학적 글쓰기는 보고서나 논문 같은 데서 요구되는 방법으로 글의 결론이 서두에 제시되어야 좋다는 게 정설이다. 보고서나 논문같은 것들은 원체 딱딱한 글이기에 읽는 사람이 앞에서부터 하나하나 찬찬히 읽어나가기에는 너무 지루하다는 이유로 인해 맨 앞에서 핵심적인 결론에 대해 먼저 언급하고 이후에 서론 본론 결론을 다시 언급하는 게 좋다고 한다.

우연의 일치인지는 몰라도 이와 관련하여 개인적으로 요즘 함께 읽고 있는《소통하는 보고서 최소원칙》이라는 책에서도 보고서를 쓸 때 결론을 먼저 언급하고 그 뒤에 서론 본론 결론을 재차 적어나가는 게 좋다는 얘기를 봤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이런 걸 보면 독서라는 게 참 내용들이 얼키고 설켜서 연결된다는 느낌을 받는다. 어떤 말로 표현할 수 없을정도의 기분좋은 짜릿함(?)도 느꼈던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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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내용에선 저자가 글을 쓰고 탈고하기 전까지 정말 수없이 자신이 쓴 글을 반복해서 읽어본다는 얘기가 나온다. 여기 별도로 밑줄치진 않았지만 소리 내어 읽으며 어딘가 숨쉬기가 좀 불편하면 해당 문장을 뜯어고친다고 할 정도이고 이러한 작업은 문장이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읽힐 때까지 이어진다고 한다. 이러한 이유 때문인지는 몰라도 독자인 나는 다른 책들에 비해 이 책의 가독성이 엄청 좋다는 게 읽으면서 느껴졌다. 양질의 도서 중에서도 쭉쭉 읽혀서 진도가 잘 나가는 책이 있는 반면 그렇지 못한 책도 있는데 최재천 교수님의 책은 적어도 내게는 전자에 해당한다. 여기에는 물론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겠지만 책이 출판되기 전에 앞서 언급했던 것과 같은 저자의 보이지 않는 노고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창의력은 혼자서 몰입한 시간이 만들어낸다." - P96

자기가 뭔가를 하고 있다는 것조차 잊고, 홀로 집중하며 만들어낸 작업을 사람들은 ‘창조적이다!‘라고 감탄한다고요. 혼자만의 시간이 쌓여 세상의 꼭짓점을 끌고 가는 아이디어나 결과물이 나오지요. - P96

제 의견이 받아들여질 때가 많았던 건 밤에 온전히 혼자 이것도 저것도 읽고, 이렇게 저렇게 뒤집어보며 생각을 정리한 덕이겠죠. - P96

 ‘저 사람이 저런 이야기를 하니 나는 그걸 좀 비틀어 말해볼까?‘ - P96

회의 중에 갑작스러운 순발력으로 짜낸 생각이 다수의 동의를 이끌기는 힘듭니다. - P96

행복하기 위해 게으름을 피워야 하는 게 아니라 게으름을 피우기 위해 행복해야 한다.

흔히 우리는 ‘고독‘과 ‘외로움‘을 구분하지 못하고 ‘고독‘과
‘고립‘을 혼동합니다. - P97

‘고독‘이란 ‘자발적 홀로 있음‘에 가까운 것 같아요. 이 홀로는 세상과의 단절이 아니고요. 내가 나와 온전히 함께하면서 내 안에 스며든 세상의 요소도 바라보도록 안내하지요. 혼자 있는 시간은 세상과 연결된 적극적 나의 존재를 깨달아가는 시간이 아닐까요? - P97

‘자발적 홀로 있음‘이라는 표현이 참 좋네요. 시인 황동규 선생님은 그걸 ‘홀로움‘이라 부르셨죠. - P97

모든 걸 미리 하는 태도 - P101

5일 후에 마칠 일을 5일 전에 끝낸다는 겁니다. 왜 그러느냐고 물었더니 5일이라는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라고 했어요. 미리 끝내고 틈날 때마다 리포트를 다시 들여다보며 조금씩 고친다고 하더군요. 그러면 질이 좋아질 뿐 아니라 돌발 변수가 생겨도 대처할 시간이 있다고요. - P102

‘언제까지 끝내야 하는 일‘은 ‘1주일이나 2주일 전까지 끝내야 하는 일‘이 됐어요. 미리 다 해놓습니다. 남은 기간 저는 다른 일을 하다가 갑자기 30분 정도 여유가 생기면 그때 다시 그 일을 살펴봅니다. 한 번 더 읽어 보고, 조금 고치고, 파일을 저장하죠. - P102

시간을 두고 다시 보면 내가 나를 코칭하듯이 객관화가 되죠. - P102

미리 하지 않으면 저는 기능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았죠.
그래서 더 철저하게 미리합니다. - P104

마감에 쫓기며 무언가를 생산하는 많은 사람이 긴장을 조절하지 못해 힘든가 봐요. 고무줄에 비유하면, 팽팽하게 당기기만 하고 이완시키지 않으니 어느 순간 철사처럼 굳어져 자기를 찌르는 거 같습니다. - P104

저도 미리미리 하는 습관을 들이는 중인데, 오랫동안 스스로를 벼랑으로 모는 습관을, 한계를 극복하려는 시도라고 착각했던 것 같아요. - P104

저에게 다들 묻습니다. 도대체 그 많은 일을 하면서 어떻게 느긋할 수 있느냐고요. 제 답은 하나죠. 마감 1주일 전에 미리 끝냅니다. 마음에 엄청난 평안을 줘요. 결과물의 질을 높일 수도 있고요. 딱 한 가지 나쁜 건, 시간 관리가 된다는 자신감이 넘쳐 너무 많은 일을 수락한다는 겁니다. - P104

읽은 내용을 기억해서 베끼는 게 아니라, 읽으면서 생각하는 과정에서 자기만의 문장이 탄생합니다. - P108

‘친숙함을 낯설게 하는 전략‘ - P109

익히 아는 것을 자연에 빗대어 뒤틀어놓으니 익숙함이 낯설어진다 - P109

‘과학적 글쓰기는 결론부터 써야 한다‘ - P111

문학적 글쓰기와 과학적 글쓰기가 충돌하던 시절 - P111

"지면 비워놓았다." - P112

요즘 글쓰기 관련 책에서 많이 하는 조언이 ‘하고 싶은 말을 먼저 쓰라‘입니다. - P113

글을 잘 쓰는 두 가지 방법은 ‘일단 미리 쓴다. 계속 검토하면서 물 흐르듯이 넘어갈 때까지 손본다‘네요. - P115

읽는 사람이 미처 알아차리기 전에 한 문장에서 다음 문장으로 살랑살랑 넘어가서, ‘맞아, 그렇지‘ 하게끔 하는 것이 더 중요한데요. - P115

제가 뜻밖에 자주 하는 행동이 있는데요. 읽다가 ‘재미없네. 뭔가 밋밋하네‘라는 생각이 들면 문단 순서를 바꿉니다. 가끔 기막힌 맛이 살아납니다.  - P115

저는 독자를 함정에 살짝 빠뜨려놓고 ‘제가 요렇게 이야기할 줄 알았죠? 아니에요. 저는 이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라는 식으로 쓴 글들을 좋아합니다. - P116

계속 읽으면 멋진 한 문장이 탄생하는 수가 있습니다. 단어 한두 개를 바꾸면 사람들이 아주 좋아하는 문장, 사람들이 안 좋아해도 스스로 감탄하는 문장이 탄생합니다. - P116

‘이제는 그 자리에서 자기 생각을 말해야 하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 P116

저는 답장을 안 하는건 거절보다 더 나쁘다고 생각해요. 최소한의 예의라고 생각해서 거절 답장이지만 보내죠. 놀랍게도 거절 답장을 받있는데도 굉장히 호의적으로 응답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요. - P119

저도 섭외 편지를 많이 보내는데요. ‘당신이 이렇게 좋은 기획을 제안하고 꼭 답하고 싶은 질문들을 보내주었는데 내가 얼마나 바쁘면 인터뷰를 거절해야 할까요!‘라는 답장을 받고는 ‘세상에 기여하는 당신에게 감사하며 늘 응원하겠다‘라고 거절 감사 답장을 보내요. - P120

피터에게 가장 먼저 배운 영어 표현이자 ‘삶의 수업‘이 "Younever know until you try"예요. "우리는 해보기 전에 절대알 수 없어"라면서 미국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정신이라고 설명했죠. - P120

저는 전략을 가지고 갔어요. - P123

"리포트는 너의 생각을 정리하는 것이다. 뭐 했다고 쭉 써내는 것은 리포트가 아니다." - P126

제가 미국에서 동물행동학 Ethology을 가르칠 때, 학생들은 수요일 저녁에 학교에서 동물 다큐멘터리를 봐야 했어요. 참석도 평가에 들어가고 소감도 써서 내야 했습니다. 매주 별도의 토론을 하고 그에 관한 글도 썼습니다. 거의 매주 책 한 권을 읽고 독후감도 제출해야 했습니다. - P127

"대한민국 교육을 내 손에 쥐어주면 지금 우리나라 대학생들을, 속된 표현으로 오줌을 지릴 정도로 만들어놓겠다" - P127

어차피 우리는 국제 시장에서 돈을 벌어 와야 하는 시대에 살아요. 우리는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이고, - P130

"살다 보면 열한 개 중에서 열 개만 해도 될 때가 있는데, 이때 열 개를 하는 사람이 유리할까 아니면 최선을 다해 열한 개를 다 하는 사람이 유리할까?" 열한 개 하는 사람이 유리하죠. 실수한 하나를 뺄 수 있으니까요. - P131

‘남의 생각을 익히는 것‘이 아니라 ‘논리와 감성을 동원해서 내 생각을 찾아가는 과정‘ - P131

"인생이 그렇다. 설마 우리 인생이 ‘쟤가 내 경쟁 상대지‘
그러면서 상대를 뭉개고 방해하고 나 홀로 득세하는 방식일까? 내가 관찰한 일상의 모습은 그렇지 않다. 평소에는 동료로 같이 도우면서 뭔가를 만들어낸다. 그리고 같이 평가를 받는데, 그런 와중에 쟤는 평가를 잘 받고 나는 못 받는다. 아마 다 같이 못 받은 것보다 더 억울할 텐데, 어떻게 해야 할까? 동료를 뭉갠다고 내가 올라가지 않으니 같이해야 하는 일은 하고, 동료가 잠시 쉴 때 나는 돌아앉아서 또 일하는 거다. 내 친구들이 잘 때 일어나서 조금 더 한 그 시간으로 판가름이 난다." - P132

제 수업의 점수 절반은 동료와 같이해서 얻는 점수이고, 절반은 혼자 해서 얻는 점수예요. - P132

삶이란 게 그래요. 함께하는 일을 열심히 해도 자기 일을 못 챙기면, 나중에 상대가 나보다 더 잘나갈 때 상대에게
"너는 노력을 더 해야겠다"라는 말을 듣는 험한 꼴을 당할수 있습니다. 반대로 내 것은 열심히 챙기면서 같이 일할 때 얌체처럼 굴면 동반추락하고요. 이 둘을 어떻게 잘 조율하느냐가 인생이죠. - P133

책 읽기에 대해 강연할 때 저는 코끼리가 똥 누는 사진을 화면에 띄웁니다. 코끼리 똥 실제로 보신 적 있으세요? 어마어마합니다. 들어간 게 있어야 나오지 않겠습니까? - P134

많이 읽은 사람들이 글을 잘 써요. 읽은 내용을 기억해서 베끼는 게 아니라, 읽으면서 생각하는 과정에서 자기만의 문장이 탄생합니다. 글을 읽지 않은 사람이 글을 잘 쓰는 사례를 거의 본 적이 없습니다. - P134

책 읽기는 저자와의 대화 같아요. 저자가 제안하는 내용을궁리하게 되고, 내 눈으로, 내 속도로 읽으면서 생각도 정리되고요. - P134

"웃기지? 너희들 생각에 얘가 아무것도 모르는 거 같지? 그런데 얘는 다 듣고 있거든. 얘한테 매일 ‘우르르 까꿍‘만 하는 것은 시간 낭비니까 책을 읽어주고 세상 이야기를 해줘" - P135

그날부터 아기가 눈 뜨고 있는 시간에는 둘이 번갈아서 책을 읽어줬어요. 어느 날은 너무 졸려서 책을 읽다 잠이 들었는데, 누가 책을 읽고 있더라고요. 아들이었습니다. 책을 다 외운 거죠. 그림을 보면서 줄줄 읊었어요. - P135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영어 지문도 과학 기사나 국제 뉴스에서 가져오는 경우가 많은데, 영어 단어를 몰라도 아는 내용이면 풀 수 있죠. GRE도 마찬가지고요. 내용을 파악하며 답을 유추할 수 있으니까요. - P136

결국 많이 읽은 사람을 당해내기란 어려운 거죠. - P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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