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은 하나같이 끝일 뿐 아니라 시작이기도 하다.
평균자책점(투수가 9이닝 한 경기당 내준 점수로서 방어율이라고도 한다)
그를 다시 원점으로 돌려보내지 않았다면 그는 정체기를 절대로 벗어나지 못했을지 모른다.
정체기에 빠졌다고 끝이라는 징후는 아니다. 정체기는 최고점을 찍었다는 징표도 아니다. 정체기는 가던 길을 되돌아서 새 길을 찾을 때가 됐을지 모른다는 신호다. 정체기에 빠지는 이유는 엉뚱한 방향으로 진행하고 있거나, 엉뚱한 길을 택했거나, 연료가 바닥났기 때문이다.
추진력을 얻으려면 뒤로 물러서서 다른 길을 개척해야 한다. 그 길이 애초에 여러분이 가고자 했던 길이 아니라고 해도 말이다. 그 길이 낯설고 굽이치고 험한 길일지 모른다. 진전으로 향하는 길은 직선이 아니다. 진전으로 향하는 길은 보통 고리 모양으로 굽이치면서 펼쳐진다.
기량은 꾸준한 속도로 성장하지 않는다. 기량을 개선하기란 자동차로 산을 오르기와 같다. 점점 더 높이 올라감에 따라 길은 점점 더 가팔라지고 진척은 점점 줄어든다. 추진력을 상실하면 정체하기 시작한다. 엑셀레이터를 힘껏 밟아도 소용없다. 운전대가 돌아가기는 하지만 움직임을 멈춘 상태였다.
사람들의 기량이 정체되면 먼저 기량이 악화되고 나서야 비로소 다시 개선되는 상승 곡선을 그린다.
막다른 길에 다다르면 계속 전진하기 보다 산에서 다시 내려와야 할지 모른다. 충분히 뒤로 물러서고 나면 다른 길을 찾게 된다. 정상에 도달하는 데 필요한 추진력을 구축하도록 해주는 길 말이다.
후퇴해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는 힘들다. 뒤로 물러나면 현재의 계획을 접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업무수행 성과가 일시적으로 쇠락한다. 지금까지 이룬 진전을 포기하는 선택을 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뒤로 물러난다.
"새로운 방법을 창안하고 실험하고 폐기하거나 받아들이는 동안 업무 수행능력이 떨어지게 된다."
"새로운 방법을 성공적으로 실행하고 나서 비로소 이전의 성취 수준을 능가해 발전하게 된다."
적당한 방법을 찾으려면 시행착오를 겪어야 한다. 순전히 착오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나는 시행도 있다. 엉뚱한 전략을 채택해 운전대가 계속 헛돌아가기도 한다. 그러나 더 나은 방법을 발견한다고 해도 그 방법을 써본 경험이 없으므로 처음에는 기량이 악화한다. 그런 상황에서 뒷걸음질은 정상적일뿐 아니라(대부분 경우에 있어서) 꼭 필요하다.
과거의 습관을 버리고 새로운 습관을 몸에 익혀야 한다.
뒤로 물러서기는 여러분이 의도적으로 하지 않더라도 진전을 이룰 토대를 마련한다는 점에서 놀랍다.
스타 선수가 없으면 그 팀은 원점으로 되돌아가서 성공으로 가는 새로운 길을 개척해야 한다. 팀원들은 자기가 맡은 역할을 재조정해 주변부의 선수들이 자신의 장점을 살릴 새로운 경기 수행 방법을 고안하게 해준다. 스타 선수가 복귀할 무렵이면 팀원들의 슛 실력이 향상되어 있다. 팀원들이 팀 전체를 이끄는 데 단 한 명의 영웅에게 덜 의존했기 때문이다.
팀이 출전 선수들의 진용을 다양하게 짜는 실험을 많이 할수록 경기 수행 실력이 개선된다.
우리는 보통 뒷걸음질하기를 두려워하는 게 현실이다. 속도를 늦추면 애써 얻은 것을 잃게 되고, 후퇴는 포기이며,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일은 경로 이탈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뒤로 물러나면 우리가 확보한 터전을 잃게 된다고 걱정한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가 있는 그 자리에서 요지부동이어야 한다는 뜻이다. 안정적이지만 정체된 상태에 머문다. 우리는 길을 잃는 불편함을 기꺼이 감수해야 한다.
"나는 그동안 배운 걸 모두 폐기하고 나만의 기법을 다시 새로 터득해야 했다. 재건하려면 먼저 대대적인 해체작업을 해야 했다. 완전히 철거한 다음 처음부터 다시 지어야 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학습할 준비가 덜 되어있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실력이 형편없었다.
애초에 가르치기와 연구는 별개의 기량이다. 연구 생산성과 교습의 효과 간의 평균적 상관관계는 0이다.
"여러분이 하는 일에 점점 더 숙달할수록 여러분이 이해한 내용을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거나 다른 사람들이 그 기량을 배우도록 돕는 여러분의 역량은 점점 더 악화한다."
잘하지 못하는 사람이 잘 가르친다는 말이 있다. 잘하는 사람은 기초를 못 가르친다는 게 더 정확한 말일 게다.
전문지식은 상당 부분 암묵적이다. 명시적이지 않고 묵시적이다. 달관의 경지로 진전하면 할수록 기본 사항에 대한 의식적인 인식을 덜 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보통 직관적으로 경로를 터득하지만, 목적지까지 가기 위해 밟아야 하는 단계들을 말로 설명하기 힘들어한다.
여러분이 선택한 전문가가 여러분이 가는 길을 차근차근 알려준다고 해도, 여러분이 직접 길을 떠나 방향을 물어볼 때가 되면 두 번째 난관에 부딪히게 된다. 여러분은 그 전문가와 같은 장단점을 지니고 있지 않다. 그들이 길에서 만나는 언덕과 계곡은 여러분이 만나는 언덕과 계곡과는 다르다. 여러분은 같은 목적지로 향하고 있을지 모르지만 그들과는 출발점이 다르다. 이 때문에 그들이 걸어온 길이 여러분에게 낯선 만큼이나 여러분이 갈 길도 그들에게 낯설다.
가장 뛰어난 전문가로부터 초보적인 조언을 구하는 게 현명치 못한 것과 마찬가지로 단 한 명의 길잡이에게 의존하는 것도 실수다. 여러분의 여정을 정확히 꿰뚫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여러 길잡이로부터 방향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면 때로는 그런 정보들이 모여서 여러분에게 보이지 않았던 길을 보여주기도 한다. 갈 길이 불확실할수록, 그리고 올라가야 할 정상이 높을수록 여러분에게는 길잡이들이 더 많이 필요하다. 다양한 조언의 조각들을 한데 모아 여러분에게 맞는 길을 조립하는 게 관건이다.
여러 길잡이에게 배우는 과정은 서로 반복적으로 소통하는 과정이다.
우리는 때로는 그 어떤 길잡이도 우리에게 주지 못하는 것들을 우리 스스로 찾아내고 방향을 정해야 할 때가 있다.
"내 입장이 되어본 사람들에게 조언을 구하지 않았다면 나는 미래에 전환점이 있다고 믿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희망은 놀라운 원동력이다. 내게는 그 희망을 지탱하도록 도와준 이들이 있었다."
3만 차례 이상 벽돌벽, 시멘트벽, 네트에 너클볼을 던지는 연습을 하고 나서야 비로소 일관성있게 그 기법을 구사하게 되었다
"뭔가에 혼신을 기울였는데도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정말 의기소침해진다."
여러분이 택한 길이 나선을 그리면서 정상까지 안내하기 때문
커서는 ‘달리다‘ 그리고 때로는 ‘달리는 전령‘ 또는 ‘심부름꾼‘ 으로 번역되는 라틴어 쿠레레(currere)에서 비롯되었다. 커서는 본래는 계산자(slide rule)에서 앞뒤로 움직이는 장치의 이름이었는데, 컴퓨터 개척자들이 이 명칭을 빌려 썼다. 그들은 한동안 컴퓨터 커서를 버그(bug)라고 일컬었다.
경로 이탈이 꼭 집중력을 분산시키지는 않는다. 에너지원이 될 수도 있다.
동기 유발이라는 이득이 관심 분산이라는 비용을 능가했다.
사람들이 집에서 아주 진지하게 취미 활동을 하면 직장에서 자신감이 증가한다 (중략) 다만 취미 생활은 직업과 다른 분야여야 한다.
일상에서 동기를 유발해주는 요인들 가운데 가장 강력한 효과를 발휘하는 요인이 진전을 이룬다는 느낌이다.
잘 안되는 걸 더 열심히 한다고 동기가 유발되지 않는다. 때로는 샛길로 빠져나가 멀리 돌아서 새로운 목적지를 향하면 추진력을 얻을 수 있다.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느끼기 위해서 대단한 성취가 필요하지는 않다. 동력은 사소한 성취에서 비롯될 수 있다.
완벽한 지도를 기다리기보다 한번에 조금씩 진전을 이뤄야 했다.
"나는 우연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게 등반은 매우 중요했다. 나는 도전하는 게 즐거웠다."
자선 활동을 위한 기금 모금을 하면서 사회에 보탬이 된다는 느낌
자신이 보잘것없다고 느끼면서 좋은 결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을 덜고 더 대단한 일들을 할 에너지를 공급해주었다.
대단한 돌파구처럼 보이지만 보통 사소한 성취가 축적되어 나타나는 결과다.
진전은 한순간을 단편적으로 보면 알아채기가 어렵다. 진전은 오랜 시간에 걸쳐 펼쳐진다.
특정한 어려운 순간에 몰두하면 정체한 기분이 들기 쉽다. 몇 주, 몇 달 또는 몇 년에 걸쳐 여러분이 밟아온 궤적을 바라보아야 비로소 먼 길을 왔고 장족의 발전을 했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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