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일에 집착하는 사람들은 장시간 일하지만 동료들보다 업무 수행 성과가 전혀 낫지 않다는 결과를 보여주는 연구가 있다. 그런 사람들은 신체적으로 감정적으로 지칠 가능성이 훨씬 크다. 계획적인 연습은 무료하므로 심신을 소진할(그리고 따분해서 의욕을 상실할)위험에 처한다.
심신 소진(burnout)이 과부하가 됐을 때 축적되는 감정적 소진이라면, 의욕상실(boreout)은 제대로 자극을 받지 못해서 감정적으로 무감각해지는 상태다.
위대한 업적을 달성하려면 계획적인 연습이 필요하지만, 너무 무리해서 연습한 나머지 자기가 하는 활동에서 즐거움을 못 느끼고 강박적으로 하는 악전고투로 변해서는 안 된다.
"그들이 연습한 까닭은 자기가 하는 일에 흥미가 있었기 때문이다. 자기 스승과 함께 연습하는 시간이 즐거웠기 때문이다."
일류 음악가들의 경우 집착적인 강박관념이 추진력인 경우는 거의 없다. 그들은 대부분 심리학자가 조화로운 열정(harmonious passion)이라 일컫는 과정을 통해 동기를 부여받는다.
조화로운 열정이란 원하는 결과를 성취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끼기보다 그 과정에서 즐거움을 느끼는 상태를 말한다. ‘공부해야 해‘ , ‘연습해야 해‘ 등 의무감의 망령에 사로잡혀 연습하지 않는다. ‘공부하고 싶어‘ , ‘연습하는 게 신이 나‘ 등 하고 싶다는 느낌에 이끌린다. 그러면 흐름을 찾기가 쉬워진다. 완전히 몰입하는 상태에 빨리 진입한다.
완전히 몰입하면 세상이 사라지고 악기와 자신이 하나가 된다. 연습이 여러분의 삶을 장악하지 않고 오히려 풍요롭게 한다.
4만 5,000명 이상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127개 연구에서 끈기는 열정이 있을 때 훌륭한 수행 능력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는 결과가 나왔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해답은 계획적인 놀이(deliberate play)라고 일컫는다.
장시간 연습하면 어떤 대가를 치를지는 여러분이 어떻게 느끼는지에 달려 있다
사람들이 강박적인 집착 때문에 밤을 새워가며 무리하면 우울증, 불면증, 고혈압 등의 위험이 커진다. 그러나 열정 때문에 긴 시간을 노력하면 그렇지 않다.
일을 삶으로부터 분리하려고 애쓰면 심신이 소진되기 쉽다. 한편 조화로운 열정은 만족감과 일과 삶의 균형감을 준다. 늘 일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끼지 않으면 여러 우선순위 간의 조화를 이루기가 훨씬 쉽다.
계획적인 놀이는 기량을 개발하는 일이 즐겁도록 설계된, 구조가 잘 짜인 행위를 뜻한다. 계획적인 놀이는 계획적인 연습과 자유로운 놀이의 요소들을 혼합한다. 자유로운 놀이와 마찬가지로 계획적인 놀이도 재미있지만, 놀이와 더불어 학습과 터득에 도움이 되도록 짜여져 있다. 복잡한 과제들을 훨씬 단순한 부분들로 나누어 구체적인 기량을 연마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서로 다른 악기를 뒤섞으면 무료함이 가시고 열정을 조화롭게 유지할 수 있다.
"내가 인질처럼 묶여 있는 일상이란 절대로 없다"
계획적인 놀이를 하려면 연습에 참신함과 다양함을 도입해야 한다. 다양성은 여러분이 배우는 방식이 될 수도 있고, 사용하는 도구, 또는 설정한 목표, 여러분이 교감하는 사람들이 될 수도 있다. 여러분이 익히고자 하는 기량에 따라서 계획적인 놀이는 게임, 역할극, 또는 즉흥적인 연습의 형태를 띨지 모른다.
몇 시간 연습했는지가 아니라 얼마나 개선되었는지를 따진다. 여러분의 점수는 승리의 표상이 아니다. 진전을 가늠하는 척도다.
계획적인 놀이는 조화로운 열정을 촉진해 심신이 소진되거나 따분해서 의욕을 상실하지 않도록 해준다.
계획적인 놀이에서 여러분은 실제로 과제 자체를 다시 설계해 동기를 유발하고 진전도 이루게 된다.
실내에서 걷거나 뛰는데 사용하는 트레드밀(treadmill)이 처음에는 고문하는 장치로 발명되었다는 사실
1800년대 초 영국의 죄수들은 물을 퍼 올려 방아가 돌아가도록 하는 커다란 바퀴의 바큇살에 올라가 여섯 시간 동안 걸어야 했다. 한 교도관은 "끔찍한 점은 ‘혹사‘가 아니라 ‘무료함‘"이라고 기록했다.
"여전히 게임을 좋아하는데 가망이 없다는 말을 누군가에게 듣는 것보다 끔찍한 느낌은 없다."
한 가지 과제에 대한 열정은 그보다 덜 흥미로운 과제들을 게을리하게 만들 수 있다.
자기 일에서 가장 좋아하는 과제를 좋아하는 강도가 강할수록 가장 덜 좋아하는 과제의 수행 결과가 나쁘다
연습을 통해 기르는 기량은 여러 가지 이고 그런 기량들을 하나같이 전부 좋아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연습에서 고통을 제거할 수는 없지만, 그 과정에 즐거움을 추가할 수는 있었다.
가장 자제력이 강한 사람들이 실제로 자제력을 가장 덜 이용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그런 사람들(자제력이 강한 사람들)은 힘든 상황을 헤쳐나가기위해 의지력에 의존하지 않고 상황을 덜 힘들게 바꾼다.
자기 나름대로 일종의 계획적인 놀이를 즉흥으로 만들었다.
다른 사람들을 상대로 경쟁하는 상황의 단점은 자기 기량을 개선하지 않고도 이길 수 있다는 점이다.
경쟁하는 상대는 과거의 자신이다. 그리고 한층 높아진 목표는 미래의 자신을 위한 목표다. 완벽함을 추구하는 게 아니라 과거보다 나은 자신을 추구한다. 성장만이 이기는 유일한 길이다.
나는 한 가지 효과에서 진전을 이룰 때까지 연습하고 난 뒤에야 다른 기량 연습으로 넘어간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페인은 똑같은 기량을 되풀이해서 연습하기보다 서로 다른 기량들을 섞는다.
이처럼 다양한 기량을 연습하면 동기 유발이 될 뿐 아니라 학습 효과도 훨씬 낫다. 서로 다른 기량들을 번갈아 배우면 사람들이 훨씬 빨리 진전을 이룬다는 수많은 실험 결과가 있다. 심리학자들은 이를 서로 엮기(interleaving)라 일컫는데, 이는 미술에서부터 수학에 이르기까지 여러 분야에서, 특히 개발하려는 기량들이 유사하거나 복잡할 때 쓰인다.
계획적인 놀이에 대해 "압박감이 수반되는 게임같은 상황을 조성하므로 빠져나갈 생각 말고 집중해야 한다" 라고 전했다.
"일상적인 훈련이 있지만 매일 훈련을 즐기면 열정도 따라온다. 시간이 흐르면서 버팀목이 되어주는 게 바로 열정이다. 내 선수들처럼 뭔가를 좋아하면 잘하려 애쓰고, 그러면 실력이 나아지고, 실력이 나아지면 계속해서 하고 싶어진다."
계획적인 놀이가 (중략) 동기 유발을 북돋아주고 진전에 속도를 더해준다.
고역이 되지 않도록 하려면 규칙적으로 휴식을 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휴식하면 적어도 세 가지 이득이 있다. 첫째, 연습을 쉬면 조화로운 열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5~10분 정도 짬을 내 휴식을 취해도 피로감을 덜고 체력을 향상하기에 충분하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휴식은 심신 소진을 예방하는 효과만 있는 게 아니다. 밤이고 주말이고 쉬지 않고 일하면 해당 과제에 대한 우리의 흥미와 즐거움이 줄어든다. 토요일이라는 사실을 일깨워주기만 해도 내재적인 동기 유발이 줄어들기에 충분하다. 긴장을 풀고 뭔가 재미있는 일을 해도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둘째, 휴식을 취하면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중략) 휴식을 취할 경우 과제에 대한 조화로운 열정이 느껴져 창의력이 촉진된다.
과제에 대한 흥미를 유지하면 과제가 계속 무의식 속에 잠재되어 있으므로 그 과제를 새로운 틀로 바라보는 방법을 창출하고 뜻밖의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이 커진다.
연습 사이사이에 휴식을 취하는 식으로 시간 간격을 두고 연습을 반복하면 망각의 함정을 피할 수 있다. 처음에는 한 시간에 한 번 연습하고, 하루에 한 번 연습하게 될 때까지 더 긴 휴식을 취하기 시작한다.
강박증이 생기면 휴식을 취할 때 진전이 멈춘다고 여기게 된다. 우리는 멈추지 않고 지칠 때까지 자신을 밀어붙인다. 탁월함에 도달하기 위해 치러야 할 대가라고 여긴다.
조화로운 열정이 있으면 휴식이 연료를 공급하는 행위라고 인식하기가 훨씬 쉬워진다. 규칙적으로 휴식을 취하면 체력을 유지하고 심신 소진을 예방하게 된다.
휴식은 시간 낭비가 아니다. 자신의 안위에 투자하는 행위다. 휴식은 딴청 부리는 행위가 아니다. 주의를 환기하고 아이디어를 창출할 기회다. 놀이는 하찮은 활동이 아니다. 즐거움의 원천이자 과제를 터득하는 길이다.
흥미를 잃거나 집중력이 떨어지면 연주를 완전히 멈춘다
"진전을 이뤄야 연습이 가치가 있다. 양이 아니라 질이 중요하다. 변화를 느껴야 한다. 연습실을 나설 때 뭔가 달라졌다고 느껴야 한다."
즐겁지 않으면 잠재력은 발현되지 않고 잠복해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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