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포스팅에 이어 결과보다는 과정 그 자체에 충실하라는 저자의 조언이 이어진다. 지난 포스팅에서 욕망에 대한 얘기가 나왔었는데, 욕망의 정점에 선 순간의 허망함과 몰락에 대비하기 위해서 우리들이 가져야할 바람직한 태도는 바로 과정 자체에 충실하는 것임을 저자는 강조했었다. 그에 대한 얘기들이 이어진다.

뒤이어 소개되는 글은 어니스트 헤밍웨이의《노인과 바다》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적은 것이다. 처음엔 이 작품에 나왔던 유명한 문구를 인용하며 시작한다.
저자는 이 소설 속 노인의 삶의 태도를 우리 모두가 가지고 살았으면 하는 바램을 드러낸다. 어떤 일을 하든간에 소설 속 노인이 그랬듯 결과를 떠나서 목표를 이루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태도 그 자체만으로도 앞으로의 험난한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정말로 중요한 것임을 저자는 역설한다.

이어서 저자는 죽음과 애도에 관한 문학작품으로 알베르 카뮈의《이방인》을 소개하고 있는데, 이 작품의 핵심 내용에 대해 간단히 얘기한 뒤 참된 애도가 어떤 것인지에 대한 자신만의 생각을 논한다. 중요한 것은 충분히 마음 깊이 애도함과 동시에 그 과정을 통해 앞으로 나아갈 인생길에 꼭 필요한 가치들을 마음 속에 되새기는 거라고 저자는 말한다.

개인적으로는 참된 애도에 대해 이 정도 수준까지는 미처 생각해보지 못했는데, 반성하는 마음과 더불어 이제부터라도 애도할 일이 생길 경우 저자가 이 책에서 얘기했던 것들을 몸소 실천할 수 있도록 내면의 깊이를 키워나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눈에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뭔가 가치있는 중요한 것을 배운듯한 느낌이 든다.


오늘 포스팅의 마지막에는 휴식에 대한 얘기가 나온다. 사람들마다 휴식에 대한 정의가 제각각일 수 있겠으나 저자는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머리를 비우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휴식이라 말한다. 이 부분을 보면서 과연 나는 내 몸과 마음에 대해 저자가 말한 의미의 진정한 휴식을 줬는지 돌아보게 되는 시간을 잠시 가졌다. 아이러니하게도 휴식을 한다면서 몸과 마음을 혹여나 더 피곤하게 만들지는 않았는지 나 자신에게 묻지 않을 수 없었다. 휴식은 진짜 말그대로 휴식 그 자체여야지 그이상도 그이하도 되어서는 안된다.

무언가 완벽한 대상이 있고, 그곳에 다다르면 모든 게 완성되리라는 환상에서 벗어나면 새로운 삶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 P131

힘겹게 다다른 곳 자체를 목적으로 두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의 관계와 배움에 가치를 둔다면, 우리에게도 정점의 허망함을 이겨내고 또 다른 불빛을 찾아나설 힘이 생기지 않을까요. - P131

"하지만 인간은 패배하도록 창조된 게 아니야." 그가 말했다. "인간은 파멸당할 수는 있을지 몰라도 패배할 수는 없어." - P131

어쩌면 노인에게는 대어를 잡는 것보다 매일 바다로 나가는 것 자체가 삶의 목표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 P132

노인은 결코 몰락하지 않습니다. 더 큰 물고기를 잡고야 말겠다는 욕망은 분명했지만 그것만이 삶의 목적은 아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생각해요. 오늘은 허망함을 느낄지언정 내일 또다시 물고기를 잡으러 가는 것. 노인의 삶이 바로 인간의 삶 그 자체라고 생각합니다. - P133

인간은 누구나 망망대해에 홀로 선 고독한 존재입니다. 처음부터 그럴듯한 인생의 목표를 설정해 두고 달려가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은 다람쥐 쳇바퀴 돌듯 평범한 삶을 살면서 하나씩 목표를 만들어가니까요. - P133

꿈꾸기를 멈춰서는 안 됩니다. 실패하더라도 치열하게 욕망했던 삶의 태도는 우리 마음에 새겨지기 때문입니다. 그 태도와 경험은 인생을 살아가는 데 큰 자양분이 됩니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했던 모든 시간이 쌓여서 또 다른 꿈을 꾸게 해주는 거죠. 망망대해에 우뚝 선 노인처럼요. - P136

내게 주어진 생을 가장 나답게 살아낸다면, 그 과정을 즐기고 그때 얻은 교훈을 몸에 새긴다면 결과에 상관없이 우리는 결코 패배자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P136

시험에서 떨어진 학생들도 그 시간을 그저 낭비한 것이 아닙니다. 수험생들 중에는 여러 이유로 공부를 그만두고 다른 일을 하는 이들도 많습니다. 어떤 일을 하든, 어떤 사람을 만나든, 어떤 고난에 직면하든 한때 자신과 치열하게 싸워봤던 삶의 태도는 그것을 헤쳐나가고 버틸힘이 되어줍니다. 지식은 휘발될 수 있지만 삶의 태도와 지혜는몸과 마음에 각인되기 때문이지요. - P136

우리 생에서 쓸모없는 시간은 없습니다. 쓸모없는 욕망이 없듯이요. - P136

꿈을 이룬 사람들에게는 예외 없이 허무가 찾아올 것입니다. 뭐든 멀리서 바라볼 때는 아름답지만 가까이에서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잖아요. - P136

선과 악 그리고 아름다움과 추함이 섞여 있는 게 인생입니다. - P137

경쟁에서 이기고 성공하는 것을 꿈꾸는 이들이 많지만 막상 그 목표를 이루고 나면 오히려 허망함을 느낄 때가 많아요. 내가 추구하는 모든 것, 그 흔들리는 빛이 절대적으로 아름답지는 않습니다. 무언가를 성취해 내고 이루었을 때의 기쁨은 아주 잠시, 아니 찰나에 불과합니다. - P137

그보다 오래 기억에 남아 우리 삶을 지탱해 주는 것은 높은 점수를 받기위해 밤을 새우며 공부하고, 목표한 성과를 이루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한 시간의 기억이 아닐까요. - P137

한밤중에 상어 놈들이 다시 공격해 오면 어떻게 하지?
어떻게 할 작정이냐고?
"놈들과 싸우는 거지. 죽을 때까지 싸울 거야." 그가 말했다. - P137

살아 있는 모든 존재는 누구나 고독한 투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 P137

자신의 욕망에 충실하면서 최선을 다해 하루하루 살아나가면 무너지지 않고 계속 욕망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당신이 내일도 무너지지 않고 고기를 잡으러 바다로 향할수 있기를 바랍니다. - P138

가난은 멀리서 지켜보는 사람에게는 성공이라는 신화를 쓰기 위한 극복과 극기의 과정이겠지만, 그 가운데에 있는사람에게는 더 이상 나아갈 수 없다는 아득함과 절망감만 안겨줄 뿐입니다. 변화와 발전의 서사가 아니라 아무리 애를 써도 아무것도 바꾸지 못한다는 절망감과 무기력의 서사, 정지와 멈춤의 서사입니다. - P142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삶의 태도를 갖고 있습니다. 부정적인 사람, 긍정적인 사람, 때로는 삶이나 죽음을 달관하는 사람, 하나하나에 일희일비하는 사람 등 제각기 다른 삶의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죠. - P144

알베르 카뮈의《이방인》은 죽음과 애도를 주제로 삼온 대표적인 작품입니다. 이 소설은 어머니의 죽음을 슬퍼하지 않은 것이 빌미가 되어 죽음에까지 이른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죠. - P144

사회가 원하는 슬픔의 모습이 아니었다는 이유만으로 누군가를 단죄할 수 있을까요? - P145

좋은 이별과 좋은 애도란 무엇일까요. 이별로 인한 슬픔이 닥쳤을 때 가장 좋은 애도의 방식은 영원히 슬픔에 잠기는 것이 아니라 그와의 추억을 오래도록 간직하는게 아닐까요. - P146

충분히 기억하고 애도하는 과정에서 우리에겐 또 다른 만남과 생을 이어나갈 힘이 생깁니다. - P146

특히 비극적인 사건이나 역사적 상흔을 남긴 일일수록 그 모든 과정과 감정을 더욱더 또렷하게 기억해서 그때의 비극과 아픔이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각자의 삶에 녹여내면 좋겠습니다. - P147

가장 중요한 것은 외면하지 않고 직시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흔히 ‘가슴 아프다‘는 이유로 슬픔을 억누르거나 외면하지만, 끊임없이 슬픔을 상기하고 기록할 때 애도는 힘을 발휘합니다. - P147

저는 비극이 갖는 공동체적 효용 역시 분명 존재한다고 믿습니다. 다 함께 슬픔을 기억하고 극복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지켜왔던 가치, 그리고 앞으로 지켜야 할 가치를 되짚으면서 더 나은 사회와 미래를 열어나갈 힘을 키울 수 있으니까요. - P147

왜 우리는 슬픔이나 이별을 오래도록 기억하려 들지 않을까요? 아마도 부재하는 자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는 순간 살아남은 자의 죄책감이 느껴지기 때문일겁니다. - P147

양심. 그래요, 양심.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게 그겁니다. - P148

상처는 늘 흉터를 남깁니다. 그런데 때로는 우리 삶이 계속되는 한 잊지 말아야 할 상흔도 있습니다. 자신이 어떤 상처를 입었는지, 어떤 고통을 겪었는지 상기하며 살 필요도 있지요. 그것은 삶의 새로운 가치가 되기도 합니다. - P149

어떤 고통을 겪든 결국엔 살아남아 생을 이어가야 한다 - P149

우리는 누구나 ‘그러나저러나의 인생‘을 살고 있다는걸 깨닫게 되면 허무에서 헤어나 다시 살아나갈 힘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인생의 공허감이 일상을 지배하고 삶의 목적이 사라져 의미가 상실되었을 때도, 모든 걸 내려놓을게 아니라 그것 역시 삶이라고 받아들이는 용기가 필요하죠. - P152

살다 보면 인생의 시계가 멈춘 것 같은 시기도 있습니다. 모든 인생이 매 순간 충만할 수는 없고 늘 활기찰 수도 없잖아요. 언젠가는 이 시간 또한 지나가고, 견뎌낸 시간만큼 다음 삶을 살기 위한 걸음을 뗄 용기와 힘을 줄 거라고 믿어야겠죠. - P152

모든 것에는 끝이 있다 - P153

품격 있는 죽음을 위해 일생에 걸쳐 자존감을 높여나가는 것이 어쩌면 삶의 이유일 수도 있겠다 - P154

영혼이 허기질 때 읽으면 좋을 만한 소설을 하나 소개하고 싶습니다. 포리스트 카터의 자전적 소설인《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입니다. - P157

나만의 휴식 시간을 갖는다는 건 한편으로 나 혼자 깊은 생각에 잠기는 시간을 갖는다는 것이죠. - P158

할머니는 사람들은 누구나 두 개의 마음을 갖고 있다고 하셨다. 하나의 마음은 몸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들을 꾸려가는 마음이다. (...) 이런 것들과 전혀 관계없는 또 다른마음이 있다. 할머니는 이 마음을 영혼의 마음이라고 부르셨다. - P159

영혼의 마음은 근육과 비슷해서 쓰면 쓸수록 더 커지고 강해진다. 마음을 더 크고 튼튼하게 가꿀수 있는 비결은 오직 한 가지, 상대를 이해하는 데 마음을 쓰는 것뿐이다. - P159

"뭔가를 잃어버렸을 때는 녹초가 될 정도로 지치는 게 좋아." - P161

운동뿐만 아니라 예술 활동처럼 몰입이 가능한 일상의 루틴을 만들어보는 것도 효과적입니다. - P164

사람들이 힘들게 무언가를 해냈을 때 성취감뿐만 아니라 편안한 안도감을 느끼는 것도 이 몰입감 때문이라고 합니다. - P164

제 경험을 돌이켜 봐도 진정한 휴식은 편안히 누워 뒹굴거릴 때가 아니라 무언가에 진심으로 몰입해서 시간도 공간도 잊어버렸을 때 얻어지는 경우가 더 많았습니다. 물론 몰입하는 대상이 특별한 목적 없이 내가 원하는 것이어야만 가능한 일이죠. - P164

지긋지긋한 현실로부터의 도피가 아닌 진심 어린 몰입이라는 휴식은 우리를 안전하게 다시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게 해주는 가장 현명한 방법입니다. - P164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의 ‘작은 나무‘가 할머니와 할아버지라는 존재 자체에서 휴식을 느끼듯이, 우리도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공감해주는 존재에게서 따스한 휴식을 경험합니다. - P165

저를 있는 그대로 오롯이 인정해 주고 공감해 주는 친구들은 존재 자체로 저의 휴식처가 되어줍니다. - P165

긴 시간을 낼 수 없을 때는 익숙한 혼자만의 공간에 들어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도 보내보라 - P168

나의 존재감을 오롯이 드러낼 수 있는 물질적인 공간이라도 마련해 보면 어떨까요? 그 공간이 꼭 거창할 필요는 없습니다. 남들이 보기에 초라해도 상관없어요. 정말 작은 공간이라도 상관없고요. 오로지 나만의 취향으로 꾸며진 공간에서 그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편히 쉴 수 있다면
‘나만의 독립된 공간‘은 그 자체로 휴식처가 되어줄 것입니다. - P169

편안하고 조용한 나만의 공간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머리를 비우는 일이야말로 진정한 휴식 아닐까요? - P170

진짜 휴식하려면 본능적인 부분부터 행복감을 느껴야 해요. 쉬고 싶다면 ‘배는 채우고 머리는 비우세요‘. 아, 물론 조금은 원초적이지만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 P170

모두가 이런 무위(無)의 시간과 적막의 순간을 좋아하죠. 우두커니 앉아서 복잡한 머릿속을 완전히 비우고 멍해지는 시간을요. - P17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