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포스팅에서 문학평론가 황예인 님의 리뷰를 중간정도까지 보다가 넘어왔었는데, 그 때 리뷰해주셨던 것이 오쿠다 히데오 작가의 《라디오 체조》라는 책이다. 그 내용에 이어지는 리뷰 내용인데, 시간이 1주일도 더 지나버려서 핵심 내용을 간단히 상기해보자면, 이 책에 나오는 ‘이라부‘라는 주인공은 기존에 존재하던 암묵적인 질서들을 뒤엎어버리거나 아예 무시함으로써 소설 속에서 핍박받는 인물들은 물론이고, 이 작품의 독자들에게도 쾌감을 주는 그런 독특한 인물이다. 이러한 배경 지식을 가지고 읽어보면 이해가 좀 더 용이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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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소설가 권혜영 님의 연재 소설이 수록되어 있다. 제목은 《얼지 마, 죽지 마, 사랑하게 될 거야》라고 한다. 저자의 말에 따르면 처음에는 ‘상상 동물 대탐험‘ 이라는 제목이었다가 나중에 ‘종이의 감정‘으로 한 번 바뀌고, 최종적으로 위에 적어놓은 제목으로 정했다고 한다. 이는 영화 <얼지마 죽지마 부활할거야>에서 가져온 제목이라고 한다.

제목과 관련하여 독자인 나의 시선에서 생각하다보니 저자가 저 영화를 굉장히 인상깊게 봐서 제목도 저기서 가져온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문득 들었다.

또한 저자가 자신이 쓴 이야기에 참고하기 위해 읽어봤다는 이치카와 사오의 소설《헌치백》이라든가 이 책 뒤에 나온 사카구치 안고의 인터뷰 등을 언급하는 내용도 나온다. 문학계에서는 이미 유명하신 분들인듯 한데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잘 몰랐던 분들이라 이번 기회에 처음 알게 되었다. 앞으로 이 분들의 작품들도 관심을 가져볼 수 있는 계기가 될 듯 하다.

이야기를 쭉 읽다보면 현실과 상상 사이에서 마치 줄타기를 하는 듯 한 느낌을 받는데, 이것은 소설 속 주인공이 만화를 그리는 작가로 나오는 것도 영향을 미친듯 하다. 처음에는 미즈키 시게루의 《농농할멈과 나》, 모로호시 다이지로의 《시오리와 시미코》라는 작품을 참조했다고 하는데 이러한 작품들과 무관하게 결국에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그나마 돈이 되는 인간의 원초적 본능 중 하나인 성(性)과 관련된 만화를 그리게 되면서 소설 속 주인공이 순간 자괴감에 빠지는 장면이 나오기도 한다. 자신이 정말 그리고 싶은 작품은 다른 것임에도 불구하고 생계를 위해 현실과 타협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소설 속 주인공은 잘나가는 동료 만화가와의 대화를 통해 자신이 내적 갈등을 조금이나마 해소하는 듯 보인다.

대략적인 줄기되는 내용 정도만 끄적여봤는데 디테일한 내용들은 해당 부분을 찾아 읽어보시길 바란다.

소설 내용과는 별개로 이 소설 속에 나왔던 책 2권이 있어서 여기 간단히 기록만 남기자면,

하나는 다니구치 지로의《우연한 산보》이고, 다른 하나는 미란 보조비치의《암흑지점》이라는 작품인데 기회가 될지는 모르겠으나, 향후에 혹시라도 시간이 허락한다면 찾아 읽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싶다. 이렇게 의도치 않게 우연으로 만나는 것도 인연이라면 인연일지도 모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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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서는 소설가 이서수 님의《여로의 사랑》이라는 작품이 나온다. 맨 앞에 나왔던 각양각색의 사랑에 대한 얘기가 처음엔 무슨 얘기인지 감이 잘 오지 않았었는데, 소설 속 등장인물들의 배경이나 상황 그리고 대화 속에서 사랑의 모양이 참 다양할 수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진짜 순수한 사랑도 있지만 조금은 덜 순수한 사랑도 볼 수 있었고, 미안함이라는 감정도 사랑의 또다른 형태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해볼 수 있었다. 물론 미안함이라는 게 바람직한 사랑의 형태인지는 좀 더 생각해봐야겠지만 말이다.

등장인물들에 관해 간단히 기록만 남기자면 여로와 영한, 호태와 수선 그리고 여로의 동생들인 미로와 희로 등이 있는데 핵심 인물은 여로와 호태이고 이들은 부녀관계다. 호태가 아빠고, 여로는 그의 첫째 딸이다.

자세한 얘기를 일일이 다 쓰기는 좀 힘들 듯 하고 대략적인 분위기만 보자면 결코 평범한 가족은 아닌 것으로 나온다. 하긴 평범했으면 소설로 굳이 쓸 이유가 딱히 없을테지만 말이다. 막장이라면 막장인 느낌도 있지만, 어찌됐든 이러한 가족같지 않은 가족 안에서 각기 다른 형태이긴 하지만 서로를 사랑하는 일말의 마음들이 있는 것들을 볼 수 있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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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호의 마지막에 나오는 작품은 소설가 김나현 님의 《모든 시간이 나에게 일어나》이다. 핵심 등장인물로는 영화 감독인 윤희재와 그녀의 딸이자 제작사 대표인 윤소이, 주인공인 이나을과 그녀의 남자친구인 큐, 주인공의 상대역인 허오겸 정도를 들 수 있을 듯 하다.

이 소설의 저자는 서두에서 자신이 쓴 소설이 자신이 원래 의도했던 이야기와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는 점을 언급하며 ‘인간의 조건‘이라는 것이 갑작스럽게 키워드가 되었다는 얘기를 덧붙인다. 실제로 수록된 부분을 읽다보면 주인공 이나을의 남자친구로 나오는 큐라는 인물이 보통의 배우지망생들과는 다르게 의대생으로 설정되어 있어서 상대적으로 배우를 꼭 해야겠다는 간절함이 약간은 부족한 것으로 나오는 데 이러한 조건이 인물의 성격이나 이야기의 흐름에 어느정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면서 왜 저자가 ‘인간의 조건‘이라는 키워드를 서두에 제시했는지를 느낄 수 있었다.

이외에도 서두 후반부에서 저자는 자기도 자기가 쓰는 이야기가 궁극에는 어디로 흘러갈지 모르겠다는 식으로 얘기를 하는데, 어쩌면 이런 점들이 소설의 매력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뭔가 정해지지 않은, 끝을 알 수 없다는 게 무한한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간 정도 부분까지 읽었는데 뒤에 나오는 내용은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하다.

누군가 자신에게 잘못을 저지르고 불쾌하게 만들어도 전혀 화를 내지 못하던 사람이 마침내 그에 응대할 수 있는 자신만의 방식을 발견하게 되는 일 (라디오 체조2), 주식으로 억만장자가 되었지만 삶의 감각을 상실한 사람이 이를 되찾기 위해 과감한 결단을 내리는 일(어쩌다 억만장자), 지나친 책임감으로 자신을 억압해왔던 사람이 일탈을 통해 삶에 숨구멍을 내고 새로운 시간 감각을 마련하게 되는 일(「피아노 레슨」), 자의식과잉으로 좀처럼 자연스럽게 행동할 수 없었던 사람이 비슷한 유형의 사람들과 함께 수치심을 불러올 게 틀림없는 대규모 행동에 과감히 뛰어드는 일 (퍼레이드)이 모두 이라부의 이런 특별한 치료법 덕분에 가능해지는 거야. - P174

너는 오늘 혼자 회의에 들어갈 후배가 걱정되어 나와의 약속을 미뤄야 할 것 같다고 했지. 함께 회의에 들어가야겠다고. 나는 그 말에 기다렸다는 듯, 마감 때문에 오히려 잘되었다고 답했고, 이라부라면 틀림없이 되물었을 것이다. 후배가 고생하면 안 되나? 회의를 망치면 어때서? 마감을 미루면 큰일이라도 나나? 하고. - P174

책을 모두 읽었을 때, 장난처럼 결심한 건 ‘펑크‘였어. 이라부의 목소리를 불러내어선, 한 사람의 인생에서 정작 무엇이 중요한가? 그런 큰 질문을 자신에게 던지고, 마감보다는 그간 해보지 않았던 걸 해보는 게, 그 뒷일을 감당해보는게 좋겠다고 답했었는데. - P174

소설을 읽는 건, 어떤 목소리를 내 안에 빌려오는 일. 너에게 이라부의 목소리가 심겼으면 좋겠다. - P175

인간 사카구치 안고는 「타락론」에서 이렇게 말했다.
인간은 살아내고, 인간은 타락한다. 그 외에 인간을 구원할 수 있는 편한 지름길은 없다. - P177

온몸으로 살아내고, 온몸으로 타락하는 이야기를 써보고 싶다. 구원은 글쎄, 나도 모르겠다. - P177

이 만화, 저 만화에서 공통으로 나오는 구도를 패턴화해서 가져오기만 하면 그뿐이다. 수학 공식 같은 거였다. - P196

수학 공식은 원리를 이해하지 않아도 된다. 그냥 받아들이고 암기하면 문제는 풀린다. 인수분해 공식은 인수분해 공식인 거다. 인수란 무엇이고 분해는 왜 하는지 궁금해하면 그때부터 인생이 복잡해진다. - P197

그 마음들 덕분에 소연은 돈을 벌 수 있었지만 그 마음들 덕분에 소연은 응급실에 실려가기도 했다. 마감을 못지켜서 죽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몸을 돌보지 않아 암에 걸렸다. 갑상선절제술을 했다. 세상 사람들이 짝짓기하고 싶다는 욕망은 소연의 삶과 죽음과도 연결되어 있었다. - P197

모차르트라도 들으면서 뇌를 정화해봐. - P198

히카루의 조언대로 모차르트 들었어. 교향곡 41번은 언제 들어도 장엄하고 고결한 음악이야. - P199

너무 낙담하지 마. 인간은 원래 그렇게 생겨 먹었는 걸. - P200

역시 대가는 기개가 남다르다. 누군가의 상상을 현실로 만드네. - P200

지금 이곳에서 아무것도 그릴 수 없고, 아무것도 쓸 수 없다면 앞날은 어떻게 되든 일단 확 떠나버리자. - P201

누군가는 단 한사람을, 누군가는 더 많은 사랑을, 누군가는 느린 사랑을, 누군가는 오롯이 자신을 향한 사랑을 원한다. - P203

소설을 쓰는 동안 이해가 오해를 낳고, 오해가 이해를 부르는 상황을 자주 마주했다. 사랑과 미움이 뒤엉켜 둘로 나눌 수 없었고, 오랜 미움 끝에 난데없이 사랑이 드러나기도 했다. 나는 결국 사랑 안에 미움도 포함시킬 수밖에 없었다. 미움이 사랑의 하위 감정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처음으로 들었다. 어쩌면 미움만이 아니라 질투와 시기, 자조와 슬픔 역시 사랑에 포함될지도 모른다. 가족을 사랑하는 일 역시 그러할 것이다. - P203

랭보는 말했다. 사랑은 재발명되어야 한다고, 나는 사랑의 무한한 가능성을 들여다보던 중 가족 또한 재발명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혈연과 제도 기반의 가족은 지금의 우리에겐 너무나 작은 개념이고, 모든 결속의 공동체는 언젠가 이별의 공동체로 변모한다. 마음과 상황은 항상 유동하기에 앞으로 누굴 사랑하고, 누구와 결속될지는 알 수 없지만 언젠가 이별해야 한다는 숙명과 그럼에도 사랑을 계속하리라는 결심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 P203

이제와서, 이유가 중요한가. 과연 이유를 찾을 수가 있나. 아프면 이유부터 찾지만 정작 중요한 건 앞으로의 일인 것을…… - P215

결핍은 당사자만 크게 느끼는지도 모른다. - P217

모든 사랑이 좋은 게 아니라는 것을 여로는 지금 막 깨달았다. - P217

막막한 대양에 혼자 부표를 잡고 떠 있었던 건지도 모른다. 배는 이미 한참 전에 가라앉았다는 사실을 혼자만 모르고서. - P218

"미로야, 가족은 떨어져 있더라도 가족이야. 그 사실은 변하지 않아." - P219

영한은 늘 그랬다. 웃지 말아야 할 때 꼭 웃었다. - P221

여로의 마음속엔 다른 감정이 숨어 있었다. 이제야 그걸 깨달았다. 언젠가 호태가 극적으로 변하리라는 기대. 생물학적 아버지에 대한 일말의 애정. 소위 말하는 ‘정상‘ 가족에 대한 끝없는 집착. 남편이 돌아오기만 하염없이 기다리는 근대 여성 같은 수선의 소망을 간간이 떠올리면서 여로는 호태에게 전화해 안부를 묻고, 푸념과 고민을 들어주었다. 그런 노동은 명백히 바라는 결말이 있어서 한 것이었다. - P221

"괜찮아?"
여로는 속으로만 답했다.
괜찮겠냐? - P223

"굳이 답하고 싶지 않은 질문이다. 패스할게." - P223

"괜히 같이 가자고 했다. 나 혼자 다녀올걸." - P223

깨진 조각을 이어 붙이려던 행동의 결과가 이것이라니. - P224

"사람들은 서로 더 노력해야 한다고 쉽게 말하겠지. 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는 게 있잖아." - P226

부정적인 말은 절대로 하지 말자. - P233

"하트도 그렸네." 누군가 그렇게 말했다. 빈정거림인지 감탄인지 알 수가 없었다. 여로는 그들의 감정을 투명하게 읽을 수 없었지만 시민의 입장에선 그게 더 나았다. 형사들의 감정이 투명하게 읽힌다면 도시의 치안이 걱정되었을 테니까. - P234

힘내. 사랑해♡ - P234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그거야." - P234

어쩌면 쪽지 같은 건 쓰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럴 가능성이 더 높다. 쪽지가 무얼 할 수 있단 말인가. 그러나 그 시절엔 무언가를 했다. 여로가 독사 같다고 생각했던 형사는 여로의 말을 믿어주었다. 여로는 호태가 통장에 모아놓은 300만 원을 인출해 이사 비용에 보탰다. 수선은 그 일을 아직까지도 모르고 있다. - P234

어쩌면 내가 모르는 것을 엄마가 알고, 엄마가 모르는 것을 내가 아는 이런 일들이 무수히 많을지도 몰라. 우리는 서로에게 얼마나 많은 것들을 감추었을까. - P235

여로는 더 이상 아무것도 감추고 싶지 않았다. - P235

여로는 직감했다. 눈앞에 열어보고 싶지 않은 상자 하나가 떨어져 있음을. 그것은 사랑에 관한 그들 가족의 실책과 실망, 기대와 상처, 모순되는 주장과 자기 연민이 가득 차 있는 상자였다. 여로는 그것을 못 본척하며 주방을 서성이다 결국 상자를 집어들고서 자신의 방으로 걸어 들어갔다. - P235

일단 시작하면 어떻게든 되리란 믿음 - P237

이 소설은 어디에 도달하게 될까. 함께 지켜보는 가운데 서로에게 좋은 것을 발견해가면 좋겠다. - P237

신인을 기용하는 일은 윤희재 감독이 선호하는 방식이었다. 얼굴이 알려지지 않은 배우가 영화에 등장하면 다른 이미지가 겹치지 않고 캐릭터 그 자체로 보여진다는 이점 때문이었다. - P238

"이상하죠? 잘못한 건 없는데 잘못한 기분이 드는 거요." - P243

무언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연기 공부를 위해 수없이 많은 영화를 보면서 알아낸 공식이 있었다. 가장 불길한 장면은 가장 평화로운 장면 뒤에 붙어 온다. - P244

스캔들은 예방만이 답이었다. 그래서 지나치게 조심하는 태도는 필수였다. - P244

오전부터 줄곧 틀어둔 빌 에반스의 음반이 거실 한구석에 세워놓은 긴 스피커에서 울려퍼지고 있었다. 윤 대표와 나 사이에 침묵이 돌 때마다 아련한 피아노 선율이 어색하게 파고들었다. - P246

"나을 씨도 알겠지만, 이런 이슈가 생각보다 파장이 커요. 불이 난 거랑 똑같아요. 초기에 잡지 않으면 미친 듯이 번져가죠." - P246

나쁜 친구, 일진, 그런 단어를 곱씹어보는데 한 가지가 떠올랐다. 그러자 매듭지어진 기억이 풀려난 듯 누군가 떠올랐다. 내 기억에 그 아이는 ‘앵두‘라는 별칭으로 새겨져 있었다. 그 애가 정소민일까. 본명이 무엇인지 기억나진 않았다.
"최대한 빨리 이 일을 해결해야 해요."
윤소이 대표가 현실을 일깨웠다. 심각한 사안이고 느긋하게 관망할 일이 절대 아니었다. 주저앉아 울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 - P247

그거 알아? 공벌레는 어디서 올지도 모를 공격을 막으려고 내내 몸을 말고 있다가 자신을 보호하기는커녕 그 상태로 어딘가 알 수 없는 곳으로 굴러가버린대. 공벌레한테 정말 무서운 건 바람이야. 그 바람이란 녀석 때문에 공벌레의 몸은 알 수 없는 곳으로 휩쓸려가버려. 그러다 바람이 멈추고 갑자기 몸을 폈을 때, 운이 나쁘면 뒤집힌 상태라서 어디로도 갈 수 없게 된대. 다시 몸을 말고 발이 땅에 닿을 때까지 바람이 자신을 다시 굴려줄때까지 기다려야 해. 스스로 몸을 굴릴 수 없는 게 공벌레의 비극이랄까. - P248

악몽은 우리를 다시 만나게 하려고 찾아온 걸까. 그렇다면 악몽에도 효용이 있는 것이다. 그날은 그것으로 충분했다. 큐의 다정한 목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안정되었다. - P250

전화를 끊자 다시금 오겸이 애인과 헤어진 일과 윤 대표의 불안하게 접힌 미간과 정소민이 쓴 글이 떠올랐다. 이불을 머리까지 뒤집어썼다. 이불을 덮어도 그런 일들이 덮어지진 않았다. - P250

큐의 느긋함과 친절한 분위기가 미친 듯이 그리웠다. 내가 어떻게 큐랑 헤어질 생각을 한 걸까? 왜 그때 연락을 받지 않았던 걸까? 큐에게 미안해서 한편으로는 자신이 한심해서 멍하니 눈만 뜨고 있었다. - P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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