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중요한 개념이라 볼 수 있는 프라이밍(priming)은 점화효과라고도 하는데 정확한 정의는 11월5일자 독서노트에 밑줄친 부분에 나와있다. 이를 나만의 용어로 끄적여보자면, 어떤 한 단어나 개념을 인지했을 때 그에 수반되는 여러가지 용어들이 머릿속에서 저절로 떠올라 연상되는 현상을 의미한다고 말할 수 있다.

이것을 끄적인 이유는 오늘 독서에서도 계속해서 이어지는 개념이기에 다시 한 번 상기하면서 내용의 이해를 돕기위한 목적으로 보면 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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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책을 끝까지 읽은 것은 아니지만, 책 속에 나오는 드바인이라는 사람의 편향과 관련된 연구활동을 보면서 흥미가 생겼다. 우리가 보통 고정관념이라고도 부르는 이 편향이라는 것을 세부적으로 잘게 쪼개면서 분석하는데, 이 분석을 통해 우리 내면의 사고체계가 좀 더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특별히 암묵적 편향implicit bias 이라는 개념을 설명하는 과정속에서 사고의 체계가 어느정도는 잡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독자인 내가 읽으면서 머리와 마음으로 동의할 수 있는 하나의 패러다임을 배우게 된 것 같아서 인간의 행동양식을 파악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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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읽다가 사람들의 행동이 타인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말이 나오는데 이 말도 굉장히 공감이 많이 되었다. 실제로 말을 하든 글을 쓰든 어떤 행동을 하든 간에 나 혼자 하는 것이 아닌 내가 하는 어떤 행위가 타인에게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경우 그것을 의식해서 내 행위의 수위를 본능적으로 조절하게 되는 나 자신을 보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것들을 권위있는 심리학자들의 말이나 연구들을 통해 좀 더 위에서 바라보니 참 신기하기도 하고 약간은 흥미롭기도 하다.


드바인은 이와 반대로, 진정으로 편견이 없는 사람들이라면 그들에게는 ‘검정‘이라는 범주에 연결되는 인종주의적 신조의 네트워크가 없을 것이라고, 건드릴 만한 고정관념의 거미줄이 없고, 활성화할 전제가 없을 것이라 추론했다.

‘검정‘이라는 단어로 그들을 프라이밍하더라도 그들이 다른 시나리오를 해석할 때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다. 편견 없는 사람에게서 고정관념적 반응을 끌어내려고 애쓰는 것은 마치 진공상태에서 성냥불을 켜려는 것과 같을 것이다.

백인들이 자신에게 편견이 없다고 말할 때 그들에게 ‘검정‘이라는 단어로 프라이밍해도 행동에 변화가 없다면, 이는 그들이 진실을 말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녀가 생각하기에 프라이밍은 사람들의 숨겨진 신조를 밝혀내는 방법일 것이다.

연구자들은 인간의 마음이 두 가지 상이한 작동 양식을 띤다고 보았다.

하나는 노력의 소산이고 의도적인 생각이며, 다른 하나는 신속하고 자동적인 생각이다. 전자는 주의를 많이 기울여야 하는 작업을 할 때 작동한다. 생전 처음 자전거를 탈 때나 까다로운 대화를 따라가려고 애쓸 때가 그런 예다. 후자는 익숙한 일을 할 때 작동한다. 수백 번째 자전거를 탈 때나 보지도 않고 키보드를 치는 것 같은 경우다.

동일한 행동이나 생각을 반복하면 노력하지 않아도 할 수 있는 마음의 습관이 된다. 이 두 양식은 독자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상충하는 방향으로 행해질 수도 있다.

자동적 반응과 의도적 반응은 하나의 두뇌 속에서 상충할 수 있다.

"자동적 과정이 사람들로 하여금 잘못을 저지르게 만드는 방식을 이해할 수 있었어요. 평등주의자의 곤경을 이해할수 있었습니다. 편견이 습관이 될 수 있다는 걸 깨달은게 그때였어요."

드바인은 사람들이 한편으로는 의식적으로 편견을 거부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습관처럼 편향적 방식으로 행동할 수 있다고 추론했다.

그들은 자신들의 의식적 신조에 근거해 행하는 결정을 인지하겠지만 깊은 내면의 연상에 영향받은 반응에는 기민하게 반응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이것들이 습관이며, 사람들은 생각 없이 습관에 따라 움직일 수 있다고 그녀는 결론지었다. 불안해질 때면 손톱을 씹는 것도 그런 예다.

사람들의 행동이 마음속 숨겨진 방에서 은밀하게 발생하는 고정관념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한 것이 드바인이 처음은 아니었다.

미네소타주 최초의 흑인 여성 변호사 레나 올리브 스미스 Lena Olive Smith는 거의 한 세기 전에 그 현상에 대한 정밀한 분석을 제시했다. 1928년에 그녀가 쓴 글에 따르면,
"어떤 감정이 그 사람의 무의식에 깊이 잠복해 있고 예속되어 그것이 존재한다는 사실조차 모를 수 있다. 그것은 상식이다. 그러나 적절한 자극이 가해지면 그것은 전면에 나설 수 있다. 사람들은 흔히 자신이 듣는 것이 정의의 소리라고 믿지만 기만당하고 있다. 사실 그것은 편견으로, 그가 모든 정의와 공정성을 보지 못하도록 눈을 가린다."

드바인의 글이 발표되기 전에 다른 연구자들도 사람들은 스스로 인정하거나 직면하지 못한 편견을 갖고 있을 수 있고,
내재한 고정관념이 반응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드바인은 편견 패러독스가 백인들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전제 없이도 설명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인간의 마음에는 사람들이 의식적으로 인정하는 신조와 함께, 인정하지 않는 고정관념과 연상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다.

신조는 사람들이 능동적으로 선택하는 어떤 것인 반면 연상은 주위에서 흡수하는 어떤 것이다. 동의하거나 인지하지 않아도 습득되는 문화적 지식이다.

이 견해에 따르면 신조는 당신이 원해서 구독하는 신문이고, 연상은 어떤식으로든 당신 주소를 얻어낸 회사가 보낸 스팸 메일과 같다. 스팸 메일은 당신이 선택하지 않았고 원하지도 않지만 당신의 수신함을 채우고 있고, 그들의 발송자 명단에서 벗어날 길이 없다.

반면 명시적 편견을 지닌 사람은 선택한 신조와 숨겨진 고정관념 간에 갈등이 없다. 그들은 스팸 메일의 구독자다.

이 차이가 암묵적 편향implicit bias이라는 개념의 토대를 만들었다. 그것은 차별적 행동에 대해 생각하는 새로운 길이다. 그것은 깊은 연상에 뿌리내린 습관적 반응이다. 이 관점에 따르면 신조와 연상은 모두 마음속에 있으며, 둘 다 타인으로부터 반응을 끌어낼 수 있다.

사람들의 말과 행동이 상충할 때 그 상충관계는 그가 귀중하게 여기는 가치 체계와 그렇지 못한 고정관념 간의 내면적 투쟁에서 발생한다. 그리고 이런 고정관념은 별다른 요구가 없어도 작동할 수 있다.

차별은 의도 없이, 심지어 무의식적으로도 행해질 수 있는데, 그것은 우리 행동 전체에서 발견할 수 있는 문화가 남긴 얼룩이다.

‘고정관념이 활성화되면 의식적으로 관찰되지는 않더라도 편견 있는 반응과 닮은 자동적 영향을 유발할 수 있다‘

편향적 연상이 있다는 것이 곧 당신이 악인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그것은 당신이 어떤 문화에 존재한다는 의미다.

암묵적 편향이라는 발상은 편향이 하나의 회로처럼 작동한다고 주장한다. 그 회로는 우리가 주위에서 ‘문화적 지식‘을 흡수할 때 시작된다.

회로로서 암묵적 편향이라는 이 개념은 만남의 범위를 설명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그가 내용을 따라가지 못해 입을 닫고 있으면, 동료들은 그가 내용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에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구오의 경험은 편향에 관련해 중요한 것을 조명해준다. 편향은 일부 경우에는 불이익만이 아니라 이익도 발생시킨다는 점이다. 하나의 그룹이 이로운 고정관념의 대상이 될 수도 있고 해로운 고정관념의 대상이 될 수도 있는데, 가끔은 하나의 고정관념에서도 그런 일이 발생할 수 있다.

암묵적 편향이라는 개념은 차별이 반드시 악의나 강력한 편견에서 발생하는 것이 아닐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 차별적 방식으로 행동하는 사람 중 일부는 도저히 변호할 수 없는 인종주의자나 성차별주의자다. 그러나 많은 수는 평등주의를 믿으면서도 차별적으로 행동한다.

사회 지배 이론에 따르면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서로를 고정관념화하는 방식이 아니라 한 집단이 다른 집단을 지배할 능력을 갖추었는가 하는 것이며, 자기들 집단의 지위를 유지하려는 동기를 구성원들이 얼마나 많이 가졌는가 하는 것이다. 억압은 절대로 철폐되지 않으며 약해지기만 할 뿐이다.

많은 경우 낙인stigma이 찍힌 집단에 속하는 사람들도 문화적 지배 집단에 대한 암묵적 선호를 보여주었다.

연구자들은 연상테스트 점수가 시간에 따라 다양하게 달라지는 것이 연상 자체가 안정적인 성질이 아니라 그 사람의 심리 상태에 종속된 균일하지 않고 성질이 잘 변하는 연결임을 시사할 수 있다는 가설을 세웠다.

예를들어 어느 실험에 참가한 사람들은 맛에 집중하도록 촉발될 때는 기름진 음식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연상하고, 건강에 집중하도록 촉발될 때는 부정적 방향으로 연상했다. 연상은 맥락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사실 어떤 한 가지 정신적 구조가 사람이 어떻게 행동할지 지시해주지는 못한다. 사람은 사회적 규범과 개인적 목표, 타인의 기대치 등에 의해서도 인도되기 때문이다.

주변적 집단에 대해 한 사람이 지닌 진정한 신조는 묻혀 있을 수 있지만 적절한 여건이 주어지면 가시화된다.

실제로 ‘암묵적‘ 고정관념은 특히 사람들이 지치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시간에 쫓길때, 아니면 정신적 압박을받을 때 그들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반면 더 ‘명시적‘인 신조는 사람들이 자신의 행동에 대해 신중하게 생각할 동기나 정신적 자원이 있을 때 우세해진다.

편견 패러독스는 사람들이 거짓말을 한다는 신호가 아니라그들이 자신의 내면을 철저하게 뜯어보지 않았다는 신호일 수 있다.

그렇다면 갈등은 사람들의 진실하고 평등주의적인 신조와 그들의 습관적인 연상 사이가 아니라, 사람들의 점검되지 않은 신조와 그들의 도덕적 가치관 사이의 갈등일지도 모른다.

암묵적 편향이라는 개념은 편견이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첨예하게 구분하자고 주장하지만, 그 구별은 그리 분명하지 않다. 심지어 마음속에 서로 구별되는 두 과정이
ㅡ자동적 과정과 의도적 과정ㅡ 있다는 견해에 대해서도 아직 논란이 끝나지 않았다. 일부는 두 과정이라는 개념이 지나치게 단순하다고 본다.

심리학자들은 한 인간의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자극과 반응 사이에서 전개되는 수많은 과정이 있다고 주장한다.

우리 행동의 십중팔구는 자동적인 과정과 의도적인 과정, 그리고 이 둘이 복합된 여러 과정에 지배된다.

사람들의 행동 역시 그들과 교류하는 사람들에 의해 형성될 수 있다.

심리학자 니콜 셸턴은 개인의 편견과 차별에 대한 검토 자체에 한계와 결함이 있다고 주장했다. 편향은 사람들 사이에서 역동적으로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단순히 고정관념을 수동적인 타인에게 투사하는 것이 아니다. 양쪽 모두 상대방의 행동에 반응한다.

오해와 상이한 지각perception이 실제 상황에서 나타나는 행동을 바꿀 수 있다. 상호 교류할때 각 인물은 상대방의 행동에 압력을 행사한다.

일부 연구자들은 ‘암묵적 편향‘이라는 용어를 아예 쓰지 않기 시작했다. 대신 그들은 태도가 아니라 도구를 구별해 ‘암묵적으로 측정된measured implicitly‘ 편향이라 표현 했다. 드바인이 선호하는 용어는 ‘비의도적 편향 unintentional bias‘ 이다.

한 사람의 가치관과 상반되는 편향을 더 직설적으로 표현한 용어는 단순하게 ‘무비판적 편향unexamined bias‘이다. 실질적으로 말해, 이것과 더 공개적인 편견의 차이는 한 사람이 의식적으로 의도한 것과 다른 사람이 경험한 것 사이에 존재하는 큰 간극이다.

진실을 말하자면, 모든 사람의 근본적 평등성을 귀중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볼 때 성별과 인종과 민족성, 종교, 연령, 능력, 성적 지향성 등이 다른 사람들을 대하는 우리의 행동은 자신이 인정하지 않는 연상과 전부 검토하지 못한 신조의 이해 불가능한 한 복합에 기인하는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편견 섞인 행동이 우리 가치관과 충돌한다는 사실이다.

자신의 행동을 직면했을 때 마음이 불편해지고 가책이 느껴진다면, 그것은 양심의 발로이며, 자신의 편향적 행동을 변화시킬 결정적인 출발점을 만들어주는 것일지도 모른다.

고정관념은 불확실한 상황에서 확실한 뭔가가 있다는 착각이 들게 한다. 그것이 옳다는 증거를 찾는 일 역시 확인 작업이다. 음악을 듣거나 퍼즐을 맞추는 것처럼, 자신의 고정관념을 확인받으면 생리적으로 쾌감을 느낄 수도 있다.

모든 경우에 결과는 불확실한데, 연구에 따르면 뇌는 불확실한 결과를 올바르게 예견하는 것을 쾌감처럼 느낀다고 한다.

스테레오타이핑* 역시 불확실한 결과를 예견하는 행동이다.

*타인을 평가할 때 경직된 편견을 지니고 그가 속한 사회적 집단에 따라 평가함으로써 잘못을 범하는 일

부정적 사태를 제대로 예견해도 기분이 좋아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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