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 리포트 -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이규연 외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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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내가 '회귀했지만 출근합니다' 라는 현대판타지 소설을 읽다가 거기에 나오는 내용 중에 가습기살균제와 관련된 내용을 접하면서 궁금증이 생겨서 읽게 된 책이다. 거기에 핵심 독성물질의 성분이 나오는데 그냥 본능적으로 뭔가 내가 알지 못하는 세계에 대한 궁금증이 나로 하여금 관련 책을 검색해보게 만들었고 그 결과 찾게 된 것이 바로 이 책이었다. 가습기살균제로 인해 사망한 사망자들이 제조사인 옥시 측에 사과 및 배상을 요구하는 것들을 수 년전 뉴스나 신문 등을 통하여 보기도 했지만 솔직히 당시에 나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어서 였는지 몰라도 크게 관심이 없었다. 그냥 좀 심각한 사고가 났나보다 정도였지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피해자 분들께는 정말 미안하고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습기살균제에 들어가는 화학물질들의 종류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고, 부가적으로 우리 일상생활에서 얼마나 많은 화학물질들이 사용되고 있는지 볼 수 있었다. 참고로 이 책의 말미에는 생활 속 위험물질 리스트가 두 장에 걸쳐 정리되어 있는데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여러가지 제품들에 얼마나 많은 화학물질이 들어가는지 느낄 수 있었다. 이러한 것들을 제대로 알고 쓰지 않을 경우 이 책에 나오는 가습기살균제 참사가 언제든 또다시 일어날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이로 인해 화학물질이 들어간 제품을 사용할 때는 언제나 경각심을 가지고 주의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100자평에 간단히 정리한 것처럼 가습기살균제 대참사는 안전을 무시한채 눈앞의 이익만을 좇은 비도덕적인 기업들과 이러한 기업에 편승하여 기업들로부터 거액의 연구비를 받는 대가로 화학물질의 유해성이 버젓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에게 유리한 연구자료를 제공한 대학교수 및 연구원들 그리고 이러한 작당을 걸러내지 못한 정부관련 부처들의 무능함이 버무려진 결과물이었다. 이 리뷰에 일일이 다 적기는 힘들지만 연구자료를 만들때 각종 변수들이 문제가 없는 것처럼 눈 속임을 하는 사례라든지, 기존의 기준에 나오지 않는 화학물질이라는 이유로 제대로된 심사를 하지 않는다든지 하는 등의 이유로 가습기살균제의 독성화학물질은 버젓이 아무런 문제가 없는 제품으로 둔갑하여 시중에 꾸준히 공급되어 왔다. 특별히 이 사건이 더욱 가슴아픈 것은 어린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님들이 아이가 방에서 건조하지 않은 맑은 공기를 마시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구입한 이 제품이 자신의 아이는 물론 자신의 몸마저 심각하게 망가뜨렸다는 사실이다. 여기 모든 사례를 다 적을 수는 없지만 가습기살균제로 인해 사망한 사람 중 영유아의 비중이 4분의 1이며, 살아남은 아이나 부모들의 경우에도 산소통을 별도로 달고 살아가야 할 정도로 심각한 후유증을 겪고 있다는 사실은 이를 알게 된 나를 포함한 모든 사람들에게 충격적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분께서도 마지막 부분에 말씀하셨지만 제 2의 가습기살균제 참사를 막기 위해서는 독성화학물질을 원천적으로 사용하지 못하도록하는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한다는 말이 굉장히 공감되었다. 결국 이 사건의 경우 기업이 설령 독성화학물질이 포함된 제품을 출시하려고 하더라도 이를 승인하는 주무부처같은 곳에서 승인을 거부한다든지 하는 식으로 제품의 출시자체를 원천적으로 봉쇄했다면 이러한 참사가 발생하지 않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짙게 남는다. 물론 저자가 취재하는 과정에서 관련정부부처의 사람들을 직접 만나 인터뷰한 글들을 보면 화학물질과 관련된 전문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하는 얘기를 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국민들로부터 걷은 세금을 허튼데 쓰는 것이 아니라 무엇보다도 예방이 중요한 이러한 분야에 세금을 투입하여 관련 전문 인력들에게 봉급을 좀 많이 주더라도 일반 국민들이 이와같은 어처구니없는 참사를 당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경영학 생산관리분야에 품질비용이라는 것이 나온다. 예방비용, 평가비용, 실패비용(내부실패비용, 외부실패비용) 이렇게 크게 3가지, 좀 더 쪼개면 4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여기서 핵심은 어떤 사고를 예방하는 비용이 1이라고 한다면 평가비용은 10, 실패비용은 100 또는 그 이상이라는 것이다. 즉, 어떤 사고를 예방하는데는 조금만 비용을 들여도 되지만, 일단 일이 터지고 나면 그 사고를 수습하는데는 예방비용에 비해 엄청난 비용이 든다는 것이다.

이것은 단순히 경영학 교과서에 나오는 이론이 아니라 이 가습기살균제 대참사에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는 것이다. 제품출시전에 위험요소를 사전에 예방하는데 힘을 기울여야 한다는 말이다. 출시되고나서 사람들이 영문도 모른채 죽어가는데 사람 목숨이 2개도 아니고 도대체 어떻게 보상할 수 있다는 말인가.

이 리뷰에 다 담을 수는 없지만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피해자분들의 다양한 사연들을 보면서 참 마음이 아팠다. 그러면서도 개인적으로는 이 분들께 어떠한 도움이 되지 못해 괜시리 미안한 마음도 들었다. 저자는 이러한 참사가 다시는 되풀이 되지않기를 바라는 마음과 함께 울리히 벡이라는 사람이 제안한 대안을 책의 말미에 제시하고 있다. 일반 국민들이 기업과 정부를 감시 감독할 수 있는 정도의 강력한 민주주의가 필요하다고 제안하는데 좀 더 자세한 내용은 제가 밑줄친 부분 혹은 책 속에서 직접 확인해보시면 좋을 듯 하다.

요즘 함께 읽고 있는 '세이노의 가르침'에서도 나오는 내용인데 분야를 막론하고 무작정 해당분야 전문가에게 맡기는 것이 아니라 나도 어느정도 관련분야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것이 무조건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잊지말고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아야 하겠다. 참 믿을게 아무것도 없는 세상이다. 아는 것이 힘이다는 말이 한번 더 가슴 속 깊이 박힌다.

이 책을 읽고 내가 중점을 두고 본 것들을 나누어 보았는데 이 책을 읽은 다른 분들은 또 어떤 것들을 느끼고 생각하셨는지 다른 리뷰들도 참조해봐야겠다. 혹여 내가 잠시 잊고 스쳐지나간게 있지는 않나 하는 의구심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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