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차 하는 사이에 시간의 물줄기에 쓸려 내려가는 게 회사생활이라는 생각이 들 지경이었다.
정이라는 게 이렇게 무섭다. 함께 겪었던 지옥은 어느새 희미해지고 이번엔 다르지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가 스멀스멀 기어 올라온다.
‘그래도 더 늦기 전에 이렇게 하는 게 맞지! 이 결정을 결코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내 앞에서 천사처럼 웃던 그녀의 숨겨진 얼굴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남편이 경제적 무능력자가 되자 신정희는 천사의 탈을 벗어던졌다. 이사한 월세방은 지옥이 되었다. 무려 5년간 보았던 상냥했던 신정희는 거기 없었다.
헤어지자고 마음먹은 이상 한날한시라도 빨리 말하는것이 서로에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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