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립 - 주체적인 삶을 위한 창조여행
양허용 지음 / 미다스북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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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을 내려놓고 자기가 쓴 글을 내려다보고 있자 은우의 가슴이 갑자기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맥박이 빨라지고 호흡도 거칠어졌다. 가슴 속에 묵은 체증이 싹 내려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금맥을 찾은 광부의 기분이 이럴까? 아니면 백 년 묵은 산삼을 캔 심마니의 기분이 이럴까? 은우는 기분이 묘했다. (…) 그제서야 은우는 비로소 깨달았다. 드디어 다신의 인생 목표를 찾았다는 것을. 그리고 이제서야 자신의 인생 지도에 목적지를 그려 넣을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을. 이제는 인생이라는 사막에서 길을 잃지 않고 목적지까지 갈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을.」- 본문 중에서

 

사람은 누구나 목표를 가지고 살아간다. 그 목표가 자의적 혹 타의적인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목표가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이미 충분한 것이 아니냐고 말하는 것이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보면 목표는 능동성과 수동성에 의해 그 결과가 크게 달라진다. 목표의 성격은 다를지라도 최종적으로 우리가 원하는 것은 행복한 삶이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마음껏 누리면서 사랑하는 사람과 추억을 쌓으면서 행복하게 사는 것이야말로 바로 우리가 추구하는 인생의 최종목표인 것이다. 이러한 삶을 위해서는 크고 작은 단계를 밟으면서 이루어야 할 목표가 반드시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목표는 능동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목표의 주체가 자기 자신임을 항상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항상 하루를 시작하면서 '오늘의 계획표'를 작성한다. 행여나 즉흥적으로 움직이다가 중요한 일을 빠트리는 경우가 발생할 것을 염려해서이기도 하다. 순번을 매기면서 '오늘 꼭 해야 할 일'의 목록을 꼼꼼히 정리해서 A4용지로 출력한다. 그리고 빨간 펜으로 시간을 배분한다. 일정한 간격을 두고 일을 순차적으로 처리하기 위해서이다. 그렇게 '오늘의 계획'을 모두 달성하면 그것이 곧 내가 추구하는 '목표'를 향한 꾸준한 연습을 해냈다는 것과 같은 것이기에, 엄청난 성취감과 뿌듯함으로 하루를 정리하게 된다. 그러나 여기에는 '목표'보다 중요한 것이 숨어 있다. 바로 '무엇'을 위해서 그렇게 열심히 노력하는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에 대한 답이 생략되어 있다. 그것은 이제 우리가 직접 찾아 나서야 하는 것이다. 내가, 우리가 무엇을 위해서 목표를 세우고 끊임없이 도전해야 하는지 말이다.

 

 

 

 

「'아무리 훌륭하고 좋은 목표라고 해도 그것을 실천하지 않는다면 그림의 떡일 뿐, 그건 목표라기보다 공상이나 허구에 가까울 뿐이다. 목표가 잡을 수 없는 머리 속의 공상으로 끝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그것을 실천하려는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 화려한 목표를 세우는 것보다는 초라하더라도 실천 가능한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직접 실행에 옮기는 것이 더 중요하다.'」- 본문 중에서

 

<트립>에는 회사에서 일방적으로 강행한 정리해고로 한순간에 실직자가 된 은우라는 중년의 남성이 등장한다. 그는 실력 있는 핵심직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회사에 대한 불평불만이 많고 동료들과 마찰이 심하다는 이유로 쫓겨나고 말았다. 부당한 해고에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꼈으나, 그는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 마흔이라는 나이에 새로운 직장을 찾는다는 것은 엄두도 안 났으며, 자신만 바라보는 아내와 자식을 생각하면 눈앞이 캄캄해졌다. 그러던 어느 날 답답한 심정을 달래고자 떠난 여행길에서 김민기라는 남자를 만나게 된다. 도보여행을 하던 그의 목적지가 자신이 가려는 곳임을 알고 차를 태워주게 된 것이다. 얼핏 보아도 왠지 평범하지 않은 용모를 지닌 그는 은우에게 뜻밖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 역시 회사를 그만두고 제2의 인생을 위해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바로 세계적인 여행작가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말하는 김민기였다. 자신의 꿈을 향한 강한 확신과 자신감을 보여주었기에, 은우는 순간적으로 알 수 없는 찌릿함을 느끼고 그의 이야기를 계속 듣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실직자가 된 은우의 무기력한 모습과 불안정한 미래를 향한 불안감을 본 김민기, 그는 '삶의 목표'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주체적인 삶의 필요성'에 대하여 은우에게 설명해준다. 이 책은 중년 남성이 새로운 인생을 개척하는 과정을 보여줌과 동시에 주체적인 삶에 의한 자기혁명을 준비하는 사람에게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또한,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이 사라진 현시대에 새롭게 비상하는 중년에게 용기를 북돋아 주며, 우리가 간절히 기다리는 성공의 결실은 삶에 대처하는 마음가짐에 달려 있음을 가르쳐준다. <트립>은 우리의 삶에서 목표가 지닌 중요성을 재차 강조한다. 그리고 목표에 힘입어 실질적으로 움직여야 할 우리의 역할에 대해서도 주인공 은우를 통해서 보다 명확히 느낄 수 있게끔 유도하고 있다. 삶을 능동적으로 변화시키는 창조적인 힘이 궁금한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어보기 바란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서 저마다 성공적인 삶을 위해 세운 목표를 점검해보는 시간을 갖는다면 유익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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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 애니멀 - 사랑과 성공, 성격을 결정짓는 관계의 비밀
데이비드 브룩스 지음, 이경식 옮김 / 흐름출판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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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는 인생을 기록한 기록물이다. 한 사람의 신경망은 이 사람의 습관, 개성, 기호가 물리적으로 표현된 것이다. 당신이라는 사람은 당신의 뇌에 있는 신경망이라는 물질로 구체화되는 정신적인 존재이다.」- 본문 중에서

 

사람의 삶이 시작되는 모체로부터 노년기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심리학에 대한 유용한 지식을 습득하게끔 도와줄 실용도서가 출간되었다. 이 삶은 통상적인 범주에 어긋나지 않을 만큼 정교하면서 다양한 시사점을 제공하게끔 완성되고 있다. 내가 해석건대, <소셜 애니멀>은 평범함과 특별함이라는 명분을 가진 남녀의 삶에 숨겨진 심리학의 비밀을 보여주는 듯하다. 인간의 사랑과 야망을 다룬 로맨스소설과 같은 느낌을 줌과 동시에 내외적인 욕망이 생성과 분출 그리고 억압의 과정을 거치면서 그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에 대하여 낱낱이 파헤치고 있는 것이다. 책은 인간이 태어나기 전에 부모로부터 선천적으로 물려받은 유전적 기질과 태어난 후에 경험하는 세상과의 접촉이 지닌 괴리감, 인생의 각 시기마다 접촉하게 되는 환경과 사람 그리고 각종 물질이 지닌 개별적이고도 독특한 영향력까지, 이 두 요소가 뿌리가 되어서 인간의 삶이 유동적으로 진행되는 것임을 알리고 있다. 남성의 대표적 성향으로 등장한 해럴드, 그는 학창시절에 자신의 정신영역을 심도 있게 확장시켜주는 스승(멘토)과 접촉하게 된다. 해럴드의 비상한 사고력을 눈여겨본 스승은 고고학과 역사적 인물을 다룬 책을 끊임없이 읽도록 격려한다. 주기적으로 과제를 내어주고 해럴드의 잠재된 능력을 자극하기에 이른다. 반복적인 수행작업을 통해서 해럴드의 지적능력을 나날이 발전하는데, 그 섬세한 변화를 통해서 저자는 인간의 정신영역 안에서 일어나는 경이로운 순간을 보여준다. 그렇게 해럴드는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로 거듭나기 시작했다.

 

 

 

 

「그녀가 살아 온 인생은 서로 다른 두 문화 사이의 충돌 과정이었다. 멕시코 문화와 중국 문화의 충돌, 중산층 문화와 빈민층 문화의 충돌, 빈민굴 문화와 아카데미 문화의 충돌, 길거리 문화와 대학교 문화의 충돌. 서로 다른 문화를 한데 합친다는 게 어떤 것인지 에리카는 이미 알고 있었다. 그리고 지구가 하나로 연결되는 세상에서 이런 지식은 상당한 도움이 되리라 예상했다.」- 본문 중에서

 

그에 반해 에리카의 삶은 조금 대조적이다. 불우한 환경 속에서 성장한 에리카는 자신을 향한 야망과 신념이 강인한 여성이었다. 그녀의 부모는 어진 성품을 지니지 못했으며, 양육방식에 대해서도 현명하게 처신하지 못했다. 빈민층 가정이 사회에 내세울 명분이나 힘은 부질없는 것임을 일찍이 깨닫고서, 에리카의 승부욕에 대하여 짐짓 묵살해버린다. 그러나 에리카는 환경에 굴복하지 않고 자신의 뜻을 강하게 밀고 나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녀는 가시밭길과 같은 삶의 연장선을 잘 견뎌냈으며, 여성으로서의 삶을 멋지게 건설하기 시작한다. <소셜 애니멀>은 해럴드와 에리카의 성장 과정, 두 사람의 만남 그리고 결혼과 가정생활, 노년기에 이르기까지 서로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인간의 독특한 성향을 심리학 용어를 곁들여서 명쾌하게 해석한다. 그리고 사람과 사람이 맺는 관계의 중요성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우리의 삶은 다양한 유기체와의 관계 형성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을 말한다. 나는 관계란 개별적인 성향의 조각들이 모여서 하나의 그림을 완성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이 책에 등장하는 해럴드와 에리카는 서로 다른 형태를 지닌 조각이었다. 그들은 서로의 형태를 유심히 살펴서 자신의 빈 공간에 맞출 수 있는 관찰력과 인내력을 먼저 찾아내야만 했다. 그러나 그 과정은 순조롭지 않았기 때문에, 충돌이 발생했고 두 사람의 삶에 금이 가기 시작했던 것이다. 저자는 인간의 삶을 대표하는 친숙한 돌발상황을 보여주면서 사랑과 성공 그리고 성격을 결정짓는 관계의 비밀을 가르쳐주고 있다. 아직 사회는 전형화된 성공의 모델을 기준으로 삼고 있는 듯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셜 애니멀>은 사회가 추구하는 진리가 결코 정답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명쾌하게 뒤집는다. 조금 더딘 시간이 걸리더라도 우리가 처한 환경은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환경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사는 인간의 특성을 실감나게 보여주는 해럴드와 에리카의 삶이 궁금하다면 꼭 읽어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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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톨런
루시 크리스토퍼 지음, 강성희 옮김 / 새누출판사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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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난 또다시 당신의 덫에 걸렸어. 당신이 날 없애는 건 시간문제일 뿐이었지. 난 스르륵 바위를 타고 내려가 모래 위에 주저앉았어. 그리고 아직 따뜻함이 가시지 않은 땅바닥을 손으로 파기 시작했어. 온기를 찾아서 필사적으로. 당신은 내가 움직이는 걸 봤어. 울타리로 다가와 손바닥을 짚고 날 주의 깊게 쳐다보다가, 차에서 절단기를 갖고 돌아왔어.」- 본문 중에서

 

가족과 함께 베트남으로 가는 비행기를 기다리던 열여섯 살 젬마. 그녀는 수많은 인파가 북적거리는 공항에서 한 남자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자신을 오래전부터 알아온 남자에게 불쾌한 감정을 느끼고 거리감을 두려고 한다. 그러나 남자는 젬마에게 환각제를 탄 커피를 먹인 뒤, 가발을 씌우고 짙은 화장과 옷을 갈아입힌 다음에 납치를 하고야 만다. <스톨런>은 젬마가 납치범에게 보내는 편지글 형식으로 되어 있다. 이 책을 이루는 내용은 모두 열여섯 살 젬마의 관점에서 씌여졌으며, 이따금 황량한 황무지에서 납치범과의 생활과 자신의 심리적 변화에 대하여 언급하기도 한다. 일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전개되는 <스톨런>은 등장인물은 물론이거니와, 그들을 둘러싼 배경요소마저 일인칭 화자에 의존하여 상상할 수밖에 없다는 독특한 매력이 있다. 납치범 타이는 나이를 짐작하기 어려운 건장한 청년이었다. 그는 젬마를 납치해서 데리고 온 날부터 매일같이 이런 말을 반복적으로 했다. 지켜주고 싶었을 뿐이라고… 속물이 되어버린 부모로부터 젬마가 더 이상 상처받지 않도록, 그 여린 순수함을 지켜주고 싶었다고 말이다. 그러나 그가 젬마를 데리고 온 곳은 물 한 모금, 바람 한 점 불지 않을 허허벌판과 같은 사막 한가운데에 위치한 초라한 판잣집이었다. 그는 젬마에게 순수하고 거친 야생에서의 삶을 몸소 느낄 수 있도록 유도한다. 자연을 사랑하는 것, 꾸미지 않은 것으로부터 동화되어가는 인간의 삶이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지를……

 

 



 

 


「"별이 어떤 형태로 나열되어 있는지 알아요?" "별자리 말이야?" 당신은 어깨를 으쓱였어. "내가 만든 별자리는 알아." "무슨 뜻이에요?" 당신은 재빨리 내 옆에 쪼그리고 앉았어. "그림이 보인다는 말이야. 난 별들 속에서 사람의 얼굴도, 땅의 거짓말도 볼 수 있어. 정말로 뭐든지 말이야. 한참 동안 찾고 있으면 알고 싶은 걸 별이 다 알려 줘. 방향, 날씨, 시간, 이야기… 뭐든 말이야."」- 본문 중에서

 

 





 

이 책은 납치라는 극단적인 방법으로 소녀의 삶에 큰 반전을 일으켰다는 점이 조금 낯설게 느껴지기도 한다. 납치범 타이는 젬마를 데려오기 위해서 오래전부터 많은 준비를 해왔다. 자칫 병적인 집착으로 볼 수 있는 그의 말과 행동을 유심히 살펴보면 무언가 애잔함이 묻어나오게 유도하는 듯하다. 사실 그는 어릴 적에 부모로부터 버림받은 고아였던 것이다. <스톨런>은 반사회적 장애를 지닌 남자가 한창 성장 중인 열여섯 살 소녀를 제멋대로 감금해서 데리고 사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그에 반해 아무것도 없는 황무지에서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면서 살아가는 한 남자의 내면이 지닌 소망을 발견할 수도 있다고 보인다. 젬마는 그를 죽이고 벗어나려는 시도를 끊임없이 했으나, 서서히 그가 지닌 내면의 세계를 이해하기 시작한다. 이는 자칫 스톡홀름 증후군에 빠졌다고 볼 수도 있으나, 젬마는 타이를 통해서 자신을 둘러싼 환경 속에서 즉 부모와 형제간의 관계, 그 외의 학교를 비롯한 집단생활을 회상하면서 자신의 정체성과 미래가 불투명하게 그려지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사막 한가운데에 버려진 소녀의 혼란스러운 심리변화에 매료되어버렸다. 소녀의 곁을 지켜주면서 자연의 소리를 들려주려고 노력하는 납치범의 모습이 한없이 안쓰럽게 느껴진다는 것이 놀라웠다. 결국, 소녀의 건강을 위해서 보금자리로 돌려보내고 자신은 자수하게 되었으나, 소녀는 그의 보살핌을 영원히 잊지 않겠노라 다짐한다. 기존의 소설이 지닌 형식을 과감히 탈피한 <스톨런>이다. 타이와 젬마가 보여준 아름다운 자연의 세계가 눈앞에 아른거린다. 때로 우리의 삶에서 진정 소중한 것이란 무엇인지에 대하여 고민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을 읽어보자. 이 책이 다루는 주제가 정답이 될 수는 없으나, 이것도 하나의 삶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 줄 것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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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빛나는 밤 - 아빠와 함께 천문학 여행
울리히 뵐크 지음, 전대호 옮김 / 봄나무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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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가 어떻게 생겨났고 미래에 어떻게 될지 연구하는 일을 '우주론'이라고 한단다. 이 말은 그리스어 '코스모스'에서 나왔는데, '코스모스'는 원래 '장식품'을 뜻했어. 그리스 사람들은 우주가 지구를 둘러싼 장식품이라고 생각했던 거지. 아빠 생각에는, 참 좋은 비유인 것 같아. 또 그리스 사람들은 우주처럼 화려한 것은 당연히 영원하고 변함이 없다고 믿었는데, 아빠는 그 믿음에도 고개를 끄덕이게 돼.」- 본문 중에서

 

천문학자인 아빠가 딸에게 들려주는 신비로운 우주 이야기, 광활한 우주 속에서 딸을 위한 별을 찾아 나서다.

"내가 내 별을 찾으면, 내 별 이름도 슈텔라가 되는 거야?" "네가 원한다면 그렇게 되지."(p.46) 숯가루를 뿌려놓은 하늘에 영롱한 빛을 발하는 우주의 보석, 마치 천사들의 고운 손으로 자수를 놓은 듯 우아하게 펼쳐진 별자리의 향연을 본다면, 내 가슴은 로켓트를 타고 우주의 끄트머리까지 날아가고 싶어질 것이다. 독일의 천문학자이자 소설가인 울리히 뵐크의 신간소설인 <별이 빛나는 밤>은 우리에게 신비로움과 낯섦을 동시에 선사하는 우주세계를 보여준다. 학술용어와 이론이 가득한 천문학의 역사와 개념을 다루는 책과 달리, 이 책은 천문학자인 아빠가 어린 딸의 눈높이에 맞춘 재미있는 용어를 사용하면서 우주의 신비를 가르쳐주는 형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지구와 가장 가까운 것은 무엇인지, 왜 별은 반짝거리는지, 하늘에 정말 신이 존재하는지, 누구나 자기만의 별을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하여 묻는 딸 슈텔라의 모습이 엉뚱하면서도 귀엽기만 하다. 우주를 연구하는 아빠의 모습을 통해서 조금씩 우주의 신비로운 비밀을 알게 되는 슈텔라의 모습…  

 

 



 

 


「슈텔라는 자기 별을 찾다가 처음으로, 천문학적으로 중요한 발견을 했다. 아이는 별들의 색이 조금씩 다르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상당히 놀라워했다. "어떤 별들은 흰색이거나 파르스름해." 아이가 내게 말했다. "다른 별들은 빨간색이거나 노르스름하고. 나는 노르스름한 별이 더 예뻐. 그런 노란색 별을 내 별로 삼을 거야. 노란색 별들이 훨씬 더 따뜻하잖아."」- 본문 중에서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마치 슈텔라의 모습이 우주에 생소한 우리를 대변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 아빠는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딸에게 망원경을 선물한다. 딸에게 망원경 조작법을 알려주면서 밤하늘에 대하여 설명하기 시작한다. <별이 빛나는 밤>은 독자에게 천문학의 생소함을 덜어주고자, 재치있는 유머와 풍자를 접목하여 우주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그럼에도 이따금 등장하는 학술용어는 일종의 괴리감을 느끼게 만들었다. 이 책은 소설로 읽는 천문학임에도 불구하고 그 소재를 통해서 독자를 자연스럽게 끌어당기기엔 다소 부담감이 적지 않았음을 말할 수밖에 없다. 아빠가 딸에게 들려주는 천문학 이야기였지만, 결국 딸의 역할은 독자를 대변하는 것이었다. 천문학을 전공하는 사람이 읽기에는 다소 소재가 가볍게 느껴진다. 대신 이 책은 천문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읽으면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동안 별이 빛나는 밤하늘을 바라보면 이 책이 생각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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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브랜드다
조연심 지음 / 미다스북스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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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를 구축한 사람들은 하나같이 글을 쓴다. 자신의 생각을 글로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은 조리 있게 말도 잘한다. 말하기를 잘하고 싶은데, 그러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면 좋은지를 묻는 사람이 많다. 그럴 때 해주는 말이 하고 싶은 말을 글로 적어보라는 것이다. (…) 나를 기억하게 하는 방법 중 가장 효과적인 것이 바로 글쓰기다. 그것도 블로그에 글을 쓰면 온라인을 통해 많은 사람들과 소통이 된다.」- 본문 중에서

 

가장 '나'다운 것이야말로 이 시대가 요구하는 개인브랜드가 될 것이다.

가끔 두루뭉술하게 사는 것이야말로 정답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사람이 야망을 지녔다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도 있겠지. 누군가는 대박을 기다리면서 열심히 복권을 긁기도 한다. 복권에 인생을 걸었다고 무모하다는 비난을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건 그 사람이 사는 방식이니까. 그러나 요즘 사람들을 보면 정말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 철두철미하게 자신을 관리하는가 하면, 아예 자기 자신을 버리고 사는 사람도 많다. 누구나 자신만의 고유한 빛깔을 지니고 있을 터인데, 다수의 짙은 색에 묻혀버리는 삶을 선택하는 것이다.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안간힘을 쓰는 사람들… 그것이 비단 잘못되었다고 말하는 게 아니다. 전체를 위해서 개인이 희생되는 것이 애석하다는 뜻이다. <나는 브랜드다>를 읽으면서 곰곰이 생각해보았는데, 책은 우리 자신을 차별화된 상품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것도 자신은 물론 만인이 필요로 하는 능력을 지닌 상품으로 말이다. 그래서 독창적인 기법으로 자신을 끊임없이 단련시키면서 온·오프라인을 통하여 계속 광고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두루뭉술하게 사는 삶을 지향하는 것이 시대로부터 도태됨을 자처하는 것일까. 그 두루뭉술함마저 나만의 개성으로 무장해야만 하는 걸까? 책은 우리 자신이, 우리 자신만이 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면 사람과 기회는 자연스럽게 다가오게 되어 있다고 말한다. 자신을 상품화시키기 위해서는 무엇을 전제조건으로 할 것인가부터 정해야 할 것이다. 자신이 무엇을 잘하는지에 대하여, 그 잘하는 것이 꾸준히 실행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해서 말이다.

 

 



 

 


「어느 분야에서건 확고하게 나를 기억시킬 정도로 잘하는 것이 있어야 한다. 그러고 나면 내가 할 수 있는 다른 일이나 하고 싶은 일에도 기회가 생긴다. 영화 「주유소 습격 사건」에 이런 말이 나온다. "한 놈만 패라!" 이 말은 브랜드를 만들 때에도 적용된다.」- 본문 중에서

 

'저는 잘하는 게 많아요.' 아니, '저는 이것만큼은 확실하게 잘합니다.' 가 정답인 시대가 올 것이다.

이 세상은 분명 다재다능한 인재를 기다리고 있음이 틀림없다. 시대의 구조 자체도 그렇게 구성되어 있으니까. 사람과 사람, 사람과 기계가 모두 맞물려서 함께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사람에 의한, 기계에 의한 공공의 조작으로서 사회가 움직이고, 국가 경쟁력도 높아진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적 자원이 아닐까 싶다. 많은 사람이 "사람이 곧 재산이다."라는 말을 한다. 스마트한 시대가 날이 갈수록 급격히 발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상이 진정 주목해야 할 것은 바로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우리에게 그 누구도 쉽게 흉내낼 수 없는 경쟁력을 키우라고 당부한다. 고전미를 지닌 명품을 향한 인간의 관심과 사랑이 끊이지 않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것은 오랜 전통을 지킨 장인정신 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이름이 널리 알려진 상품, 이제는 우리가 그런 명품이 되어야 한다. 명품이 꾸준한 인기를 유지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생산과 소비 간의 안정성과 신뢰성 그리고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품질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누구에게 능력을 인정받아야 할까? 그에 대한 하나의 정답을 <나는 브랜드다>가 지니고 있다. 여기서 우리가 조심해야 할 것은 '상품'과 '명품'은 엄연히 다른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자신을 하나의 상품화 시켰을지언정, 거기서 멈추지 않고 부가가치를 생산하고 노력해야만이 '명품'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저자는 하나의 비법을 소개한다. 바로 자신을 알리는 데 '글쓰기'만큼 효과적인 것이 없다고 말이다. 글만 무조건 많이 써서 여기저기 올린다고 자신을 널리 알릴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한 편의 글에도 자신의 확고한 신념이 서려 있어야 한다. 자신이 지닌 가치를 자연스럽게 알리되, 많은 사람과 공감대를 형성하게 된다면 그것이야말로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알리는 자연스러운 광고 효과를 창출하게 되는 것이다. 나는 부지런히 책을 읽고 글 쓰는 사람이란 상표를 나만의 경쟁력으로 키울 것이다. '서령'이라는 이름을 들으면 '아! 그 사람, 매일같이 책 읽고 글 쓰는 사람!'이라는 말이 절로 나올수 있도록 말이다. 조금씩 이루어지고 있는 듯한데, 아직은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이다. 자만하지 말고 열심히 노력해야겠다는 다짐으로 글을 마쳐야겠다. 나만의 브랜드를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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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여자집 2011-11-20 2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평 잘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