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립 - 주체적인 삶을 위한 창조여행
양허용 지음 / 미다스북스 / 2011년 11월
평점 :
품절


「펜을 내려놓고 자기가 쓴 글을 내려다보고 있자 은우의 가슴이 갑자기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맥박이 빨라지고 호흡도 거칠어졌다. 가슴 속에 묵은 체증이 싹 내려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금맥을 찾은 광부의 기분이 이럴까? 아니면 백 년 묵은 산삼을 캔 심마니의 기분이 이럴까? 은우는 기분이 묘했다. (…) 그제서야 은우는 비로소 깨달았다. 드디어 다신의 인생 목표를 찾았다는 것을. 그리고 이제서야 자신의 인생 지도에 목적지를 그려 넣을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을. 이제는 인생이라는 사막에서 길을 잃지 않고 목적지까지 갈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을.」- 본문 중에서

 

사람은 누구나 목표를 가지고 살아간다. 그 목표가 자의적 혹 타의적인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목표가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이미 충분한 것이 아니냐고 말하는 것이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보면 목표는 능동성과 수동성에 의해 그 결과가 크게 달라진다. 목표의 성격은 다를지라도 최종적으로 우리가 원하는 것은 행복한 삶이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마음껏 누리면서 사랑하는 사람과 추억을 쌓으면서 행복하게 사는 것이야말로 바로 우리가 추구하는 인생의 최종목표인 것이다. 이러한 삶을 위해서는 크고 작은 단계를 밟으면서 이루어야 할 목표가 반드시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목표는 능동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목표의 주체가 자기 자신임을 항상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항상 하루를 시작하면서 '오늘의 계획표'를 작성한다. 행여나 즉흥적으로 움직이다가 중요한 일을 빠트리는 경우가 발생할 것을 염려해서이기도 하다. 순번을 매기면서 '오늘 꼭 해야 할 일'의 목록을 꼼꼼히 정리해서 A4용지로 출력한다. 그리고 빨간 펜으로 시간을 배분한다. 일정한 간격을 두고 일을 순차적으로 처리하기 위해서이다. 그렇게 '오늘의 계획'을 모두 달성하면 그것이 곧 내가 추구하는 '목표'를 향한 꾸준한 연습을 해냈다는 것과 같은 것이기에, 엄청난 성취감과 뿌듯함으로 하루를 정리하게 된다. 그러나 여기에는 '목표'보다 중요한 것이 숨어 있다. 바로 '무엇'을 위해서 그렇게 열심히 노력하는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에 대한 답이 생략되어 있다. 그것은 이제 우리가 직접 찾아 나서야 하는 것이다. 내가, 우리가 무엇을 위해서 목표를 세우고 끊임없이 도전해야 하는지 말이다.

 

 

 

 

「'아무리 훌륭하고 좋은 목표라고 해도 그것을 실천하지 않는다면 그림의 떡일 뿐, 그건 목표라기보다 공상이나 허구에 가까울 뿐이다. 목표가 잡을 수 없는 머리 속의 공상으로 끝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그것을 실천하려는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 화려한 목표를 세우는 것보다는 초라하더라도 실천 가능한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직접 실행에 옮기는 것이 더 중요하다.'」- 본문 중에서

 

<트립>에는 회사에서 일방적으로 강행한 정리해고로 한순간에 실직자가 된 은우라는 중년의 남성이 등장한다. 그는 실력 있는 핵심직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회사에 대한 불평불만이 많고 동료들과 마찰이 심하다는 이유로 쫓겨나고 말았다. 부당한 해고에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꼈으나, 그는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 마흔이라는 나이에 새로운 직장을 찾는다는 것은 엄두도 안 났으며, 자신만 바라보는 아내와 자식을 생각하면 눈앞이 캄캄해졌다. 그러던 어느 날 답답한 심정을 달래고자 떠난 여행길에서 김민기라는 남자를 만나게 된다. 도보여행을 하던 그의 목적지가 자신이 가려는 곳임을 알고 차를 태워주게 된 것이다. 얼핏 보아도 왠지 평범하지 않은 용모를 지닌 그는 은우에게 뜻밖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 역시 회사를 그만두고 제2의 인생을 위해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바로 세계적인 여행작가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말하는 김민기였다. 자신의 꿈을 향한 강한 확신과 자신감을 보여주었기에, 은우는 순간적으로 알 수 없는 찌릿함을 느끼고 그의 이야기를 계속 듣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실직자가 된 은우의 무기력한 모습과 불안정한 미래를 향한 불안감을 본 김민기, 그는 '삶의 목표'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주체적인 삶의 필요성'에 대하여 은우에게 설명해준다. 이 책은 중년 남성이 새로운 인생을 개척하는 과정을 보여줌과 동시에 주체적인 삶에 의한 자기혁명을 준비하는 사람에게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또한,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이 사라진 현시대에 새롭게 비상하는 중년에게 용기를 북돋아 주며, 우리가 간절히 기다리는 성공의 결실은 삶에 대처하는 마음가짐에 달려 있음을 가르쳐준다. <트립>은 우리의 삶에서 목표가 지닌 중요성을 재차 강조한다. 그리고 목표에 힘입어 실질적으로 움직여야 할 우리의 역할에 대해서도 주인공 은우를 통해서 보다 명확히 느낄 수 있게끔 유도하고 있다. 삶을 능동적으로 변화시키는 창조적인 힘이 궁금한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어보기 바란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서 저마다 성공적인 삶을 위해 세운 목표를 점검해보는 시간을 갖는다면 유익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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