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 애니멀 - 사랑과 성공, 성격을 결정짓는 관계의 비밀
데이비드 브룩스 지음, 이경식 옮김 / 흐름출판 / 2011년 12월
평점 :
절판


「뇌는 인생을 기록한 기록물이다. 한 사람의 신경망은 이 사람의 습관, 개성, 기호가 물리적으로 표현된 것이다. 당신이라는 사람은 당신의 뇌에 있는 신경망이라는 물질로 구체화되는 정신적인 존재이다.」- 본문 중에서

 

사람의 삶이 시작되는 모체로부터 노년기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심리학에 대한 유용한 지식을 습득하게끔 도와줄 실용도서가 출간되었다. 이 삶은 통상적인 범주에 어긋나지 않을 만큼 정교하면서 다양한 시사점을 제공하게끔 완성되고 있다. 내가 해석건대, <소셜 애니멀>은 평범함과 특별함이라는 명분을 가진 남녀의 삶에 숨겨진 심리학의 비밀을 보여주는 듯하다. 인간의 사랑과 야망을 다룬 로맨스소설과 같은 느낌을 줌과 동시에 내외적인 욕망이 생성과 분출 그리고 억압의 과정을 거치면서 그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에 대하여 낱낱이 파헤치고 있는 것이다. 책은 인간이 태어나기 전에 부모로부터 선천적으로 물려받은 유전적 기질과 태어난 후에 경험하는 세상과의 접촉이 지닌 괴리감, 인생의 각 시기마다 접촉하게 되는 환경과 사람 그리고 각종 물질이 지닌 개별적이고도 독특한 영향력까지, 이 두 요소가 뿌리가 되어서 인간의 삶이 유동적으로 진행되는 것임을 알리고 있다. 남성의 대표적 성향으로 등장한 해럴드, 그는 학창시절에 자신의 정신영역을 심도 있게 확장시켜주는 스승(멘토)과 접촉하게 된다. 해럴드의 비상한 사고력을 눈여겨본 스승은 고고학과 역사적 인물을 다룬 책을 끊임없이 읽도록 격려한다. 주기적으로 과제를 내어주고 해럴드의 잠재된 능력을 자극하기에 이른다. 반복적인 수행작업을 통해서 해럴드의 지적능력을 나날이 발전하는데, 그 섬세한 변화를 통해서 저자는 인간의 정신영역 안에서 일어나는 경이로운 순간을 보여준다. 그렇게 해럴드는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로 거듭나기 시작했다.

 

 

 

 

「그녀가 살아 온 인생은 서로 다른 두 문화 사이의 충돌 과정이었다. 멕시코 문화와 중국 문화의 충돌, 중산층 문화와 빈민층 문화의 충돌, 빈민굴 문화와 아카데미 문화의 충돌, 길거리 문화와 대학교 문화의 충돌. 서로 다른 문화를 한데 합친다는 게 어떤 것인지 에리카는 이미 알고 있었다. 그리고 지구가 하나로 연결되는 세상에서 이런 지식은 상당한 도움이 되리라 예상했다.」- 본문 중에서

 

그에 반해 에리카의 삶은 조금 대조적이다. 불우한 환경 속에서 성장한 에리카는 자신을 향한 야망과 신념이 강인한 여성이었다. 그녀의 부모는 어진 성품을 지니지 못했으며, 양육방식에 대해서도 현명하게 처신하지 못했다. 빈민층 가정이 사회에 내세울 명분이나 힘은 부질없는 것임을 일찍이 깨닫고서, 에리카의 승부욕에 대하여 짐짓 묵살해버린다. 그러나 에리카는 환경에 굴복하지 않고 자신의 뜻을 강하게 밀고 나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녀는 가시밭길과 같은 삶의 연장선을 잘 견뎌냈으며, 여성으로서의 삶을 멋지게 건설하기 시작한다. <소셜 애니멀>은 해럴드와 에리카의 성장 과정, 두 사람의 만남 그리고 결혼과 가정생활, 노년기에 이르기까지 서로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인간의 독특한 성향을 심리학 용어를 곁들여서 명쾌하게 해석한다. 그리고 사람과 사람이 맺는 관계의 중요성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우리의 삶은 다양한 유기체와의 관계 형성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을 말한다. 나는 관계란 개별적인 성향의 조각들이 모여서 하나의 그림을 완성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이 책에 등장하는 해럴드와 에리카는 서로 다른 형태를 지닌 조각이었다. 그들은 서로의 형태를 유심히 살펴서 자신의 빈 공간에 맞출 수 있는 관찰력과 인내력을 먼저 찾아내야만 했다. 그러나 그 과정은 순조롭지 않았기 때문에, 충돌이 발생했고 두 사람의 삶에 금이 가기 시작했던 것이다. 저자는 인간의 삶을 대표하는 친숙한 돌발상황을 보여주면서 사랑과 성공 그리고 성격을 결정짓는 관계의 비밀을 가르쳐주고 있다. 아직 사회는 전형화된 성공의 모델을 기준으로 삼고 있는 듯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셜 애니멀>은 사회가 추구하는 진리가 결코 정답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명쾌하게 뒤집는다. 조금 더딘 시간이 걸리더라도 우리가 처한 환경은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환경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사는 인간의 특성을 실감나게 보여주는 해럴드와 에리카의 삶이 궁금하다면 꼭 읽어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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