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게스트하우스
가쿠타 미쓰요 지음, 맹보용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1월
품절


왠지 따분하다고 느꼈던 것이 여행을 떠나자고 마음먹었던 계기였다.

내일도 모레도 똑같은 생활은 일주일 후에도 한 달 후에도 별반 다를 게 없다.

자신의 생활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이미 알아버린 것과도 같은 느낌이 들었다.

진리를 깨달았다는 그런 고상한 것은 아니다.

좀 더 시시한 것이다.

가령 어느 날 밤, 보고 싶지 않지만 보고 있으면 웃어버리는 버라이어티방송을 보면서 컵라면을 먹고 있는 나는 그 컵라면을 그냥저냥 맛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냥저냥 맛있는 컵라면을 찾았다는 것이 이미 보잘것없는 행복이 되고 있다.

그러면 아마 일주일 후에도 그 방송을 보면서 시시하다고 중얼거리거나 그러면서도 웃음을 터뜨리거나 하면서 역시 이 컵라면을 먹고 있을, 그런 일을 거의 확신하듯 이미 알아버린 것이다.

-29-3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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