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펀치'라고 아시는지.
예르 들어 누군가의 빰을 어쩔 수 없이 철권을 날려야 할 사정이 되어 주먹을 굳게 쥔 사람이 있다고 하자.
그 주먹을 잘 보길 바란다.
엄지손가락이 주먹을 밖에서 휘감아 싸는데 그건 다른 네 손가락을 무쇠로 잠그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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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여기서 일단 그 주먹을 풀고 다른 네 손가락으로 엄지손가락을 휘감듯이 쥐어보자.
이렇게 하면 남자 주먹같던 울퉁불퉁한 주먹이 분위기를 싹 바꾸어 자신 없어 보이는, 마치 마네키네코(한쪽 앞발로 사람을 부르는 시늉을 한 고양이 장식물)의 손같이 앙증맞아진다.
이런 우스꽝스러운 주먹에는 온몸의 증오를 담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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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지손가락을 남몰래 안으로 숨기면 굳게 쥐려고 해도 쥐어지지 않아요. 그 살짝 숨긴 엄지손가락이야말로 사랑이에요."-8-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