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쨌든 기억은 우리로 하여금 과거 속에 갇혀 살게 하거나 미래의 일로 초조하게 만드는 시끄럽고 부담스러운 것이 아닌가. 우리는 지난 일을 기억하거나 앞날을 향해 가느라 바빠 현재에 거의 집중하지 못한다(미래를 생각하는 것도 일종의 기억이다. 모든 기대는 과거의 학습을 토대로 형성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현재 속에서 거의 살지 못한다. 우리는 시간의 지배를 받지 않고 산다는 것이, 있는 그대로의 현재가 어떤 느낌인지 알지 못한다. 아마도 동물들은 그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그토록 행복해 보이는 것이리라.-290-29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