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살인자가 애시 당초 어떤 사람이었는지 알고 있어.
그는 우리와 함께 태어났지. 우리는 자신을 죽이려는 자와 한 몸인 채로 태어난 거야. 그래, 마치-라모스는 시가를 쥔 손으로 멀리서 내게 축복을 내려주었다-다니엘의 샴쌍둥이처럼 말이야. 우리는 살인자와 함께 자라.
살인자의 정체는 전혀 수수께끼가 아니지. 우리는 똑같은 식욕, 똑같은 약점을 갖고 있고 똑같은 죄악을 저질러. 하지만 우리의 살인자가 언제 우리를 죽일지는 절대 알 수 없어. 살인자가 어떤 게임을 벌이고 있는지도 결코 알 수 없지. 우리가 언제 어떻게 죽을지 안다는 것은 인생에서 치밀한 플롯과 대단원을 가진 훌륭한 추리소설을 선물 받는 것과 같은 거야. 운명을 아는 것은 추리소설의 마지막 장면을 훔쳐 보는 것과 같지. 우리는 한패의 저자와 살인자로 삶을 각각 다르게 읽어. 우리에겐 균형과 의미와 논리가 있어. 아니, 차라리 논리의 문학적 형태인 아이러니가 있지.
-122~12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