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포도주
마르셀 에메 지음, 최경희 옮김 / 작가정신 / 2006년 12월
절판


어떤 집단이든 그 광신자들의 한복판에서 나의 태도는 제삼자의 태도일 수밖에 없었고, 그 모욕적이리만치 무심한 태도는 동료들의 불신과 혐오만 사게 될 뿐이었다.

아닌 게 아니라 이런 경험이라면, 예를 들어 식구들 가운데서도 유난히 부족했던 동족의식 때문에 이미 수없이 겪어온 터였다.

심한 증오나 깊은 사랑은 물론, 세상과의 연계감조차 느끼지 못하는 나는 사회적 적응력이 결여된 인간이었고, 적어도 일촉즉발의 긴박한 상황 속에서 숨가쁘게 살아가지 않는다면, 세상에서 소외된 무심한 구경꾼으로 남게 될 것이 뻔한 이치였다.

-346~34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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