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사랑일까 - 개정판
알랭 드 보통 지음, 공경희 옮김 / 은행나무 / 2005년 11월
구판절판


나랑 세상 사이에 목도리 같은 게 끼어 있는 기분이야.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걸 막는 담요 같은 게 있어.

예를 들면 어느 날 가게에서 꽃을 봤어.

수선화였는데 평소 나는 꽃을 좋아하잖아.

그러데 그때는 외계에서 온 물건 보듯 꽃을 멍하니 봤어.

이런,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르겠어.

진짜 안 좋은 예를 들었나봐.

하지만 뭐든 현실적으로 느껴지지가 않아.

내 말뜻을 알아들을지 모르겠지만.

-16쪽

감사하는 위치에 서면 자율성을 잃고 간섭 받게 되는 것을 싫어해서이기도 했다.-143쪽

관계의 기반은 상대방의 특성이 아니라, 그런 특성이 우리의 자아상에 미치는 영향에 있다-우리에게 적당한 자아상을 반사해주는 상대방의 능력에 기초해서. 에릭은 앨리스에게 어떻게 느끼게 하는가? 어떻게 그것을 알려주는가? 모든 게 머릿속 생각일 뿐인지 실제로도 그런지 모르지만, 그녀는 오래전부터 그 남자와 있으면 가치 없는 사람이 된 기분을 느꼈다. 그 남자와 함께 있는 앨리스는 돈을 함부로 쓰고, 지성적이지 않고, 감정적인 데 매달리고, 타인을 귀찮게 하는 의타심 때문에 고생하는 사람이었다.

-3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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