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말이 맞아. 우린 안 되겠다......네가 떠나는 게 좋겠어......하지만 너한테 잘 가라고 인사하기 전에 두 가지만 말할게. 첫째는 바로 그 인텔리에 관한 얘기야. 그들의 겉모습을 비웃는 건 쉬운 일이야. 그럼, 아주 쉬운 일이고말고......그들은 대개 몸이 빈약하고 힘도 별로 없어. 근육이 울퉁불퉁하거나 힘이 센 것을 좋아하지도 않아. 싸움을 할 줄 모르고 싸움을 좋아하지도 않아. 그들은 군화소리나 훈장이나 커다란 리무진 따위에도 관심이 없어. 그래, 그들은 만만해 보이기가 십상이야. 그들의 손에서 책이나 기타나 붓이나 사진기를 뺏으면, 그 어수룩한 사람들은 쓸모없는 존재가 되어 버려.
하긴, 독재자들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대개는 그거지. 안경을 깨뜨리거나 책을 불태우거나 연주회를 금지하는 것 말이야. 독재자들은 그렇게 별로 힘도 들이지 않고 차후의 갖가지 말썽을 피할 수 있지.
하지만 말이야, 만일 인텔리라는 것이 배우는 것을 좋아하고 호기심이 많고 주의력이 강한 사람, 경탄하고 감동할 줄 아는 사람, 세상 만물이 어떻게 존재하는지 이해하려 하는 사람, 오늘은 어제보다 조금 덜 어리석은 존재로 잠자리에 들고 싶어 하는 사람이라면, 나는 기꺼이 내가 인텔리라고 말하겠어. 그래, 나는 인텔리야. 그리고 인텔리인 내가 자랑스러워. 엄청나게 자랑스럽다고......네 말마따나 나는 인텔리이기 때문에, 화장실에 굴러다니는 네 오토바이 잡지를 읽지 않을 수 없어. 그래서 나는 신형 BMW R1200 GS가 엔진의 점화 상태를 조절하는 작은 전자 장치가 있어서 품질이 낮은 휘발유로도 아무 문제 없이 달릴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어. 와우-360쪽
"나에게 상냥한 말 좀 해주라."
"왜?"
"새해를 잘 시작하게 말이야....."
"싫어. 난 주크박스가 아냐."
"자아, 그러지 말고......"
그녀는 돌아서서 말했다.
"행주와 냅킨을 같은 서랍 속에 그냥 둬. 인생은 뒤죽박죽으로 어질러진 구석이 좀 있어야 재미있는 거야."
"나도 한마디 할까? 네가 새해를 잘 시작하도록 나도 뭔가 상냥한 말 한마디 해도 될까?"
"됐어. 아냐......어서 해봐."
"저기 말이야......네가 구운 토스트 기막히게 훌륭했어."-36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