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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퇘지 - 양장본
마리 다리외세크 지음, 정장진 옮김 / 열린책들 / 200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카프카의 '변신'에서 인간이 '바퀴벌레'로 변하는 것에서 시작해서 최근에 읽은 '알리스와 소시지'에서 '소시지'까지...
이젠 별로 특별하달 것이 없는 것이지만 이 책을 읽을 당시엔 '기묘'하면서도 그 번뜩이는 아이디어에 탄복했다. 이런 식 즉, 인간에서 인간이 아닌 것으로 변하는 것을 본 것은 이 책이 처음이었으니 말이다.
우리말에서도 지극히 더러운 곳을 보고 '돼지우리' 같다니...하는 말을 하는데 '돼지'라는 동물을 통해서 더러워진 세상에 대한 풍자가 뛰어난 작품이었다.
간단히 내용을 요약하자면
심각한 구직난을 뚫고 젊은 여자가 향수 가게에 점원으로 취직하게 되어 향수 판매뿐 아니라 남성 고객들을 위한 별도의 서비스까지 하기에 이르게 된다.
그러면서 점점 여자는 변하게 된다. 암퇘지로 말이다...
나도 모르게 나도 점점 나이를 먹어갈수록 속물이 되어가고 '암퇘지'가 되어가는 것 같다.
그런 자신의 모습에 가끔씩 자각하게 되면 급격히 우울해진다.
'나이먹어가며 현명해지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 찌들어가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며 영원히 나이를 먹지 않는 '피터팬'으로 남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