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의사 삭스
마르탱 뱅클레르 지음, 윤정임 옮김 / 열린책들 / 2003년 5월
절판


의사가 되기를 선택하는 건
두 가지의 전공 혹은 두 가지의 훈련 방식 사이에서 선택하는 일이 아니다.
그것은 우선 두 개의 태도, 두 개의 입장 사이에서 선택하는 일이다.
'박사님'의 입장과 '돌보는 사람'의 입장 사이에서 선택하는 일이다.
의사들은 아주 흔히 돌보는 사람이라기보다는 박사님들이다.
그게 더 편안하고 혜택이 많으며, 저녁 모임이나 파티에서도 더 그럴 듯하게 보기에도 더 좋다.
박사는 '정통하며' 그의 지식은 나머지 모든 것보다 우월하다.
돌보는 사람은 무엇보다도 고통을 줄이려고 애쓴다.
박사는 대학에서 베끼듯 배워 온 분석틀에 딱 맞는 환자들과 징후들을 기다린다.
돌보는 사람은 사람들에게 일어나는 일을 조금이라도 이해하려고(자신의 빈약한 확신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최선을 다한다.
박사는 처방을 한다.
돌보는 사람은 생각을 한다.
박사는 언변과 권력을 연마한다.
돌보는 사람은 스스로를 연마한다.
환자의 입장에서 보자면,
박사를 마주하든 돌보는 사람을 마주하든 어쨌거나 죽어 갈 것이다.
하지만 어떻게 죽어 갈 것인가?-55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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