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과 인류의 미래 - 한국 스켑틱 Skeptic 2015 Vol.3 스켑틱 SKEPTIC 3
스켑틱 협회 편집부 엮음 / 바다출판사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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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Q는 성공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성공적인 삶을 살았다고 평가받는 사람들은 IQ가 높을까?


천재라는 특성에는 유전적인 요소가 강하게 작용하며 학술적으로도 '천재'는 높은 IQ를 가지는 것으로 정의된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천재에 대해 더 명확한 설명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천재는 생크림과 달라서 기대하는 만큼 부풀어 오르지 않는다. 그보다도 성공은 동기와 투자에 더 많이 좌우된다.


1921년 루이스 터먼 연구팀은 IQ 지수가 상위 1퍼센트인 어린이 1,500명을 대상으로 추적 연구를 시작했다. 이 어린이들은 성격도 밝고 신체적으로 건강하며 적응력이 뛰어났다. 그러나 몇몇은 학교에서 자퇴하거나 하급 직장으로 밀려나는 등 처음 예상과 달리 성공하지 못했다. 가장 성공적인 삶을 살았다고 평가된 100명은 야심적이며 사회활동을 활발히 하고 다양한 것에 흥미를 가지며 부모에게 많은 지지를 받은 아이들이었다. 가장 실패한 삶을 살았다고 평가된 100명은 그저 되는대로 살았다. 이 두 집단은 IQ 지수도 비슷하고 정신질환 발생 빈도도 비슷했다.


캐럴 태브리스, <스캡틱 VOL.3 2015.9.> '천재는 미친 괴짜인가', 김보은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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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요 미메시스 그래픽노블
크레이그 톰슨 지음, 박여영 옮김 / 미메시스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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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처음 받고 두께에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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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의 노래>의 인상 깊은 대목 가운데 하나는 '밥'에 관한 부분이다. (찾아보니 그 장의 제목도 '밥'이다) 

끼니는 어김없이 돌아왔다. 지나간 모든 끼니는 닥쳐올 단 한 끼니 앞에서 무효였다. 먹은 끼니나 먹지 못한 끼니나, 지나간 끼니는 닥쳐올 끼니를 해결할 수 없었다. 끼니는 시간과도 같았다. 무수한 끼니들이 대열을 지어 다가오고 있었지만, 지나간 모든 끼니들은 단절되어 있었다. 굶더라도, 다가오는 끼니를 피할 수는 없었다. 끼니는 파도처럼 정확하고 쉴새없이 밀어닥쳤다. 끼니를 건너뛰어 앞당길 수도 없었고 옆으로 밀쳐낼 수도 없었다. 끼니는 새로운 시간의 밀물로 달려드는 것이어서 사람이 거기에 개입할 수 없었다. 먹든 굶든 간에, 다만 속수무책의 몸을 내맡길 뿐이었다. 끼니는 칼로 베어지지 않았고 총포로 조준되지 않았다. 

김훈, <칼의 노래>, 생각의 나무


<흑산>에서도 밥에 관한 대목이 나온다.

무릇 배고픔을 면하자면 오직 먹어야 하는데, 하고 많은 끼니 중에서도 지금 당장 먹는 밥만이 주린 배를 채워줄 수가 있습니다. 아침에 먹은 밥이 저녁의 허기를 달래줄 수 없으며, 오늘 먹는 밥이 내일의 요기가 될 수 없음은 사농공상과 금수축생이 다 마찬가지인 것입니다. 똥이 되어 나간 밥이 창자를 거슬러서 되돌아올 수 없으므로, 눈앞에 닥친 끼니의 밥과 지금 당장 목구멍을 넘어가는 밥만이 밥이고 지나간 끼니의 밥은 밥이 아니라 똥입니다.

김훈, <흑산>, 학고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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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바 2015-08-24 23: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끼니에 대한 페이퍼와는 조금 다른 내용이지만... 이순신 장군이 들었던 식사를 재현한 사진을 봤는데 정갈하면서도 맛나 보이더라고요. 고기 반찬이 없었던 것 같아요. 아마... 그래서 어떻게 힘을 내시다 했던 생각이 나요. ^^;;

boooo 2015-08-29 15:53   좋아요 0 | URL
덕분에 찾아봤습니다. 고추가 조선 후기에 들어왔다고 들은 거 같은데, 그래서인지 빨간 음식이 하나도 보이지 않네요. 음식들이 맛있어 보입니다. ㅎㅎ

붉은돼지 2015-08-25 11: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저 문장 분명하게 기억하고 있어요^^ 제 기억력이 거의 치매수준인데도 불구하고 말이죠ㅎㅎㅎ
˝지나간 모든 끼니는 닥쳐올 단 한 끼니 앞에서 무효였다.˝

CREBBP 2015-08-25 12:04   좋아요 0 | URL
저도 똑같은 생각 했습니다. 치매 수즌인것도 똑같고 아주 오래점에 읽었는데도 분명하게 또렷이 기억하는 것도 똑닽고. 정말 킹오브문장 김훈님이십니다

boooo 2015-08-29 15:54   좋아요 0 | URL
네. 저도 인상 깊었던 구절이라 다시 한 번 찾아봤어요 ^^
 
과학의 미해결문제들 - 대멸종의 원인에서 블랙홀 관찰까지, 과학사의 12가지 미제
다케우치 가오루.마루야마 아쓰시 지음, 홍성민 옮김, 최재천 추천 / 반니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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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8월 카오스재단에서 정회원에게 보내는 책이 도착했다. 반니에서 출간한 <과학의 미해결문제들> 지금까지 해결하지 못한 문제 가운데 12가지를 소개한다. (해결된 문제도 하나 소개한다. 푸앵카레 추측이다) 가벼운 책이고, 내용도 어렵지 않다. (그렇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저자는 머릿말에서 이렇게 말한다. "백 번 말하느니 한 번 보는 편이 낫다! 가장 쉬운 미해결 문제인 '소파 옮기기 문제'부터 살펴보자."

'미해결'이 아니라 '가장 쉬운'에 방점을 찍은 나는 낑낑대며 문제를 풀었는데, 그 답이라고 내놓은 값은 보잘 것 없었다. (선 몇 개와 손으로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푸앵카레 추측은 문제부터 해결까지가 드라마틱하다. 사이먼 싱이 쓴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처럼 무척 흥미롭고 재미있는 수학 이야기가 될 수 있을 거 같다. 이미 까치에서 출간된 책(도널 오셔, <푸앵카레 추측>, 전대호 옮김, 까치)이 있으니 한 번 찾아 읽어봐야겠다. (앞으로 누군가 또 이에 대한 책을 쓸 것이다)


푸앵카레 추측은 2000년에 클레이 수학연구소가 채택한 7가지 현대 수학의 난제인 '밀레니엄 문제' 중 하나로, 문제 풀이에 성공하면 100만 달러의 상금을 받을 수 있다는 이유로 세상의 주목을 받았다...


그런데 러시아의 평범한 수학자였던 그리고리 페렐만이 2002년부터 2003년에 걸쳐 푸앵카레 추측을 해결했다며 인터넷에 논문을 올렸다. 그러나 중세시대라면 모를까, 현대에는 수학 논문이라면 '동료의 심사를 거쳐 전문 잡지에 게재된 논문'을 가리킨다. 누군가의 평가를 받아 진짜라고 인정을 받은 후 올려야 한다는 말이다. 멋대로 인터넷에 논문을 올려놓아도 아무도 상대해주지 않는다...


처음에는 많은 수학자들이 페렐만의 논문이 엉터리라고 생각했다. 대부분의 수학자가 읽어도 횡설수설인 데다가 수식도 적어서, 모두 '망상가가 쓴 논문'이라며 관심두지 않았다.

그런데 푸앵카레 추측의 전문가들은 달랐다. 바로 반응은 없었지만, "쉽게 해독할 수는 없으니 혹시 진짜가 아닐까?" 하며 술렁댔다. 그리고 4년에 걸쳐 다수의 수학자가 페렐만의 논문을 검증했다. 검증 결과, 그의 논문은 망상이 아니라 '진짜'임이 밝혀졌다.

다케우치 가오루, 마루야마 아쓰미, <과학의 미해결문제들>, 홍성민 옮김, 반니



내가 여기에서 놀란 대목 중에 하나는 검증 기간이 '4년'이나 걸렸다는 거였다. 그렇게나 오래 걸릴까? 저자는 당시의 상황을 이렇게 설명한다.


현대 수학은 전문 분야가 극도로 세분화되어 있다. 실제로 강연회에 참석했던 수학자 중에 페렐만의 설명이 옳은지 그른지, 정확히 이해할 수 있었던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렇다면 물리학적 방법을 사용했으니 물리학자는 이해했을 법한데, 그렇지도 않았다. 물리학자는 수학을 잘 모르기 때문이다.

다케우치 가오루, 마루야마 아쓰미, <과학의 미해결문제들>, 홍성민 옮김, 반니



이런 이야기도 흥미롭지만, 그 후의 이야기도 눈길을 끈다. "2010년, 클레이 수학연구소는 페렐만에게 푸앵카레 추측을 증명한 공로로 100만 달러를 수여하겠다고 발표했으나 거부했고 2006년에도 필즈상을 수상했으나 거부했다. 현재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아파트에서 어머니와 함께 연금을 받으며 어렵게 생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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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라디오 2015-08-24 0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푸행카레의 추측이야기는
그 후의 이야기의 뒷이야기가 더 궁금해지는 흥미로운 이야기군요!
왜 그는 돈과 명예를 거부하는 걸까요~?
굉장히 궁금해집니다. 언젠가 그의 이야기가 책으로 나올지도 모르겠네요.

boooo 2015-08-29 15:51   좋아요 0 | URL
네. 재미있는 이야기가 될 거 같습니다. ^^

테레사 2015-08-25 15: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군요..저도 사이먼 싱의 책은 읽었지요..페렐만의 일화도 알고 있습니다..천재의 관심은 오로지 그가 꽂힌 수학에만 가 있지 그 외 나머지것들은 모두 부수적인 것인 모양입니다. 페렐만이 왠지 정겹게 느껴지네요. 언젠가 테트리스를 발명(?)한 러시아 천재에 대해서도 비슷한 이야기를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도 물욕엔 별 관심이 없었다는.....우리같은 사람과는 다른 세계에서 사는 사람들인 것 같아요.

boooo 2015-08-29 15:51   좋아요 0 | URL
러시아 사람들이 특별히 그런 성향들이 많은 걸까요? ^^
 

버지니아 울프와 앨리스 먼로


하지만 '여성과 픽션'에 대해 이야기하라고 했는데 내가 자기만의 방이라는 말을 꺼낸다면 도대체 그게 무슨 관련이 있느냐고 말하겠지요. (자기만의 방, 버지니아 울프, 민음사)


버지니아 울프는 '하지만'이라는 접속사로 글을 시작한다. 하지만.

왜 '하지만' 일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고작해야 별로 중요해 보이지 않는 한 가지 의견, 즉 여성이 픽션을 쓰기 위해서는 돈과 자기만의 방이 있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자기만의 방, 버지니아 울프, 민음사)


분명하다.

자기만의 방.


이 글을 읽는 순간, 앨리스 먼로가 쓴 단편이 떠올랐다.

<작업실The Office>이라는 단편이었다. 


"아무래도 작업실을 얻어야겠어요." (중략)

아무리 내가 쓴 글이지만, 침묵할 공간과 저를 드러내 보일 미묘한 순간을 만들어내는 건 글들이 스스로 한다. 그런데 사람들이 친절을 베푼답시고, 내게 건네는 걱정 어린 다정한 목소리가 그 침묵의 공간을 다 차지해 버린다. 참 대단하다, 좋겠다, 이야, 흥미롭다 등등 찬사도 참 가지가지다. 그러면서 무엇을 쓰느냐고, 한사코 캐묻는다. 이쯤 되면 나는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매번 그런 것은 아니었지만, 자칫 시건방지다고 느낄 만큼 느긋하게 소설을 쓴다고 대답한다. 그러면 눈에 띄게 낙담한 나를 몇 번이고 거듭거듭, 능수능란한 말솜씨로 달래던-그러나 위로할 말들이 바닥나 지칠 대로 지친-사람들은 오직 "아!" 할 뿐이다. 

앨리스 먼로, <행복한 그림자의 춤> 중 <작업실>, 뿔


두 여성작가는 말한다.

소설을 쓰기 위해 자기만의 방이 필요하다, 작업실이 필요하다.


어슐리 K. 르 귄

버지니아 울프는 앞선 여성 작가로 후대의 많은 여성 작가들에게 영향을 주었다. 그 중 한 명이 미국의 SF 작가인 어슐리 K. 르 귄이다. 르 귄은 미국의 작가는 남성 중심적이던 SF 소설에 여성의 관점이 들어간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녀가 쓴 <어스시> 시리즈는 J.R.R. 톨킨이 쓴 <반지의 제왕>, C.S.루이스의 <나니아 연대기>와 함께 세계 3대 판타지 소설로 꼽힌다. 어슐러 K. 르 귄의 이름을 듣고 <작가란 무엇인가> 3권에서 그녀의 인터뷰를 찾아 읽었다. 그녀의 책은 대부분 우리나라에서 출간되었다. <바람의 열두 방향>부터 읽을 생각이다. 


남성 중심 세계에서 여성 작가가 된다는 주제와 관련해,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이 기준이라고 말씀하셨어요.

르 귄   어머니가 그 책을 주셨어요. 어머니가 딸에게 줄 수 있는 중요한 책이지요. 어머니는 제가 십 대였을 때 <자기만의 방>과 <3기니>를 주셨어요. 1950년대에 <자기만의 방>은 고전하고 있었어요. 글쓰기는 남자들이 규칙을 정한 분야였고, 저는 거기에 의문을 제기한 적이 없었어요. 의문을 제기한 여자들은 너무 혁명적이라 저로서는 그들을 알 수조차 없었죠. 그래서 글이라는 남자들의 세계에 저 자신을 맞춘 채 남자처럼 글을 쓰며 남성의 관점만 표현했죠. 초기 작품들은 모두 남자의 세계가 배경이에요. 


여성운동이 당신을 변화시켰나요?

르 귄   여성운동은 제게, "이봐, 그거 알아? 당신은 여자야. 여자처럼 글을 쑤 수 있어."라고 얘기해줬어요. 전 여자들이 남자들이 쓰는 내용을 쓸 필요가 없고, 남자들이 읽고 싶어하는 내용을 쓸 필요가 없다는 걸 깨닫게 됐어요. 여자들에게는 남자들에게 없는 온전한 경험의 영역이 있고, 그런 글이 쓸 가치가 있고 읽을 가치가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래서 버지니아 울프의 책을 찾아 제대로 읽었어요. 그 뒤로는 페미니스트들이 우리에게 준 모든 책, 다른 여자들이 수 백 년 동안 써온 책들을 읽었지요. 여자들이 여자처럼 글을 쓸 수 있고, 남자와는 다른 이야기를 쓸 수 있다는 걸 알게 된 거죠. 왜 안 되겠어요? 아, 배에 오르기까지 정말 오랜 세월이 걸렸네요.


<작가란 무엇인가> 3권, 김율희 옮김, 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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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08-16 22: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한국판 ‘자기만의 방’을 추천한다면, 강영숙 작가의 소설 <라이팅 클럽>을 꼽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