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켈란젤로 아저씨네 공작실 인성의 기초를 잡아주는 처음 인문학동화 11
김하은 지음, 홍정선 그림, 김신 도움글 / 주니어김영사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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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니어김영사의 처음 인문학동화 시리즈는 인문학을 대표하는 위인을 통해 아이들에게 삶의 지혜는 물론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인성을 키워주는 기획 시리즈다.

단권으로 구입하다 운좋게 10권 시리즈로 만나게 되었는데 이후로 출간되는 책들도 꾸준히 구입하여 읽을 만큼 우리집에서는 귀하게 대접받는 책이기도 하다.

새로운 동화 속 인물들을 통해 비슷하거나 혹은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상황들을 보며 자연스럽게 무엇이 옳고 그른가를 가깝게 살펴볼 수 있다는 점이 이 시리즈의 재미이자 매력인 것 같다.

아이들을 위한 책이라지만 사람 살아가는 이야기엔 애 어른이 따로 없어 아이들과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누기에도 꼭 알맞다.

이 동화에 등장하는 주인공은 다문화가정의 백데이빗이란 남자아이다.

한국인 아빠와 필리핀 엄마 사이에서 태어난 데이빗은 큰 눈에 가무잡잡한 피부는 엄마를 닮았고 지독한 곱슬머리는 아빠를 닮았다.

눈에 띄는 생김새때문에 친구들로부터 놀림을 받고 출장이 잦은 아빠와 한국말이 서툰 엄마에게 학교공부는 커녕 우리말 배우기도 신통치 않다.

어느 날, 정우랑 메주이야기로 실랑이를 하던 데이빗은 메주를 제대로 몰라 소현이에게 오해를 사고 만다.

교실에서 유일하게 자신이 하는 말에 대답을 해주는 소현이를 마음 상하게 한 것이 속상했던 데이빗은 하교길에 다른 골목으로 들어섰다가 미켈란젤로 아저씨네 공작실을 찾게 된다.

가게에 진열된 인형들을 보며 호기심을 갖는 데이빗에게 미켈란젤로 아저씨가 먼저 다가온다.

못생긴 자기 얼굴을 거리낌없이 좋아한다고 말하는 아저씨가 데이빗은 싫지 않았다. 게다가 스스럼없이 자기 이야기며 메주에 얽힌 이야기를 하게 되는데 다른사람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 놓은 적이 없던 데이빗은 이야기를 하면서 막히고 답답했던 속이 뚫리는 기분을 경험하게 된다. 아저씨는 데이빗에게 마음을 정확하게 표현하라고 마음 속에 담아 두기만 하면 병이 된다고 말해 준다.

여태껏 속상하고 슬프고 기분 나쁘고 화가 나도 참을 줄만 알았지 그것을 드러낼 줄 몰랐던 데이빗은 비로소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방법은 물론 화를 다스리는 것에 대해서도 알게 된 것이다.

 

아저씨네 공작실에서 어린왕자 인형을 만들면서 데이빗은 바느질도 배우고 아저씨와 많은 대화를 나누게 된다.

아저씨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통해 말이 잘 통하지 않아 답답해하던 엄마를 이해하게 되고 어딘지 자신과 비슷하면서도 열정적인 아저씨의 모습에서 남들과 다른 자신의 모습을 받아들이게 된다.

미켈란젤로 아저씨는 그때그때 바느질이나 조각하는 방법으로 데이빗의 마음을 달래준다. 그리고 데이빗 안에 들어 있는 큰 보물과 그것을 꺼내는 것은 스스로의 몫이라고 말해준다.

"나한테 보물 같은 건 없어요. 나는 초콜릿처럼 까맣고 아프리카 사람처럼 머리카락이 꾸불꾸불하고 못생긴 어린이예요."

스스로를 한없이 낮추고 비하하는 데이빗에게 아저씨는 아직 완성되지 않은 조각상을 보여주며 열심히 즐겁게 할 수 있는 것을 하다 보면 자기 안의 보물을 찾을 수 있다고 알려준다.

그리고 당당하게 맞서라는 아저씨의 말대로 데이빗은 이죽거리는 정우에게 머뭇거리지 않고 당당히 말한다.

그러면서 속이 후련해진 정우는 주먹을 휘두르는 것보다 힘을 빼고 말한것이 마음을 훨씬 후련하게 한다는 것을 경험하는데..

항상 정우 앞에서 처져 있던 데이빗이 정우 앞에 당당하게 서 있는 큰 그림이 통쾌하기까지 하였다.

 

미켈란젤로 아저씨네 공작실을 드나들며 데이빗은 점점 변해간다.

다른 사람들과 다른 것 때문에 움츠러들고 기분나빠 했던 옛날과 달리 자기 모습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고 싶어진 것이다.

이제까지 하지 않았던 일들을 해보기로 마음먹은 데이빗은 스스로를 표현하면서 비로소 엄마, 친구들과 점점 가까워지고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게 된다.  그동안 몰랐던 자신의 모습을 바로 돌아보면서 스스로에게 자신감을 갖게 되는 데이빗을 보며 다문화가정 친구를 어떻게 대해야하고 무엇을 조심해야 하는지도 조심스레 생각해보게 된다.  

 

이 동화를 읽으면서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느껴졌다.

다른 사람의 시선때문에 또 열등감으로 자존감이 낮아진 아이가 갖는 고민과 갈등이 현실적으로 잘 드러나 있다.

엄마의 입장에서 데이빗이 점점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아이로 변해가는 모습이 정말 다행스러웠다.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고 이를 통해 자신을 돌아보며 스스로를 사랑하고 바르게 살아가는 모습이 남일같지 않게 흐뭇하다.

문득 인생이란 예술과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해본다.

'나'라는 작품을 만드는 사람은 바로 나 자신!!

번지르르한 겉모습보다 바른 인성과 살아가며 발휘되는 지혜로움이 먼저 아름답게 평가받는 특별한 예술작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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