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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돌이, 지갑을 열다 ㅣ 좋은책어린이 창작동화 (저학년문고) 75
홍기운 지음, 조현숙 그림 / 좋은책어린이 / 2015년 2월
평점 :
우리집은 주기적으로 용돈을 주는 대신 심부름을 하거나 집안일을 도와주었을 때, 혹은 독후감을 썼을 때 정해진 돈을 주고 있다.
100원, 200원.. 작긴 해도 아직까지 아이들은 나름의 포상으로 여긴다.
계속 돈을 모으기만 할 뿐 돈을 꺼내 쓸 생각을 않더니 작년부터 가족 생일에는 용돈을 꺼내 선물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말로는 뭐라 표현하지 않지만 아이들도 나름 돈을 모으는 재미와 쓰는 재미를 알아가는 듯 하다.
이 책의 주인공 태훈이는 부모님께 받는 용돈은 물론 심부름을 해서 받은 돈이나 세뱃돈을 허투루 쓰지 않고 열심히 모은다.
돈을 쓰는 데는 인색해 집에서 뿐만 아니라 학교에서도 짠돌이라 소문날 정도다.
친구 생일 선물도 가격이 저렴한 반제품으로 골라 직접 만드는데 동생 지훈이가 그만 망가뜨리고 말았다.
생일잔치에 가려고 서두르던 태훈이는 잔뜩 화가 난다.
그래서 지훈이가 아끼는 축구공을 창밖으로 던져 버리는데 마침 지나가는 차에 밟혀 공이 터지고 만다.
어느 날, 태훈이는 축구공이 없는데도 공이 있는 것처럼 축구를 하는 지훈이를 보고 은행에 저금하려던 돈을 꺼내 지훈이의 축구공을 산다.
두 달 넘게 모은 돈을 한 번에 써 버려 좀 서운하기도 했지만 태훈이는 축구공을 받고 기뻐하는 동생을 보고 저금통 가득 돈을 채웠을 때보다 더 든든한 마음을 경험한다.
태훈이를 보면 돈을 어떻게 모으고 써야 하는지 생각하게 된다.
아끼고 아껴 모은 용돈을 태훈이는 자기를 위해 쓰는 것이 아니라 축구를 좋아하는 동생에게 꼭 필요한 축구공을 사주는 데 쓴다.
그리고 기뻐하는 지훈이를 보며 태훈이는 돈을 쓰는 보람은 물론 돈의 가치를 제대로 느낀다.
아이들의 경제관념은 책이나 부모의 교육에서 키워질 수도 있지만 그보다 이렇게 생활 속에서 경험을 통해 익혀지는 것 같다.
동생에게 선의를 베푸는 태훈이의 행동이 의젓하고 두 형제의 훈훈한 마음들이 전해져 온다.
태훈이 형제의 이야기는 보통 우리 아이들이 겪을만한 일인데 이를 통해 바람직한 행동이 무엇이고 그른 것이 무엇인지 살펴볼 수 있겠다.
알뜰한 태훈이를 통해 가치있게 돈을 쓸 줄 아는 지혜를 배우고 바른 경제 습관을 들이는 자세를 배웠으면 좋겠다.
돈을 어떻게 모으고 또 어떻게 써야하는가는 아주 중요하다.
우리는 아이들 공부를 어떻게 시킬 것인가에는 큰 관심을 갖지만 정작 더 중요한 경제교육은 간과하지 않나 싶다.
경제 관념은 그 사람의 평생 인생을 좌우할 수 있는 것으로 돈을 제대로 관리하고 통제하지 못하면 한순간에 곤경에 처해지기도 한다.
돈의 가치를 바로 알고 돈을 의미있게 쓰는 경제관념은 어릴 때부터 키워져야 한다고 생각된다.
태훈이의 이야기를 함께 읽으며 돈이 모으기는 어렵지만 얼마나 쉽게 쓰여지는지 그리고 돈을 잘 관리하는 게 왜 중요한지
이제 곧 용돈을 주어야할지도 모르겠지만 저축의 즐거움도 느껴보는 시간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