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눈이 왔어요! The Collection Ⅱ
스테피 브로콜리 글.그림, 이나영 옮김 / 보림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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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과의 첫 대면은 새하얀 색에 대한 놀람이었다.

숨이 막힐 정도로 하얘서 손에 혹시 뭐라도 묻지 않았나 살펴 보고 책을 다시 잡을 정도였다.  

딸아이 손이 조심스럽게 표지를 매만졌다.

꽃무늬, 나뭇잎, 수풀과 바위, 동물들의 발자국이 손끝을 기분좋게 간지럽혔다.

 

그림책은 '오늘 아침 눈이 왔어요!'란 제목과 함께 조용히 시작된다.

밤새 눈이 내린 걸까?

하얀 순백의 페이지는 하얗게 눈으로 덮인 세상을 만나는 기분을 주었다.

언제였던가, 아주 오래 전 일이라 기억도 가물가물하지만 자고 일어나니 세상이 온통 하얗던 날이 있었다.

마당도 앞집의 지붕도 저 멀리 앞산도 내 눈에 들어오는 모든 것들이 하앴다.

어린 마음에 누가 밤사이 마법이라도 부려놓은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때 보았던 풍경처럼 책 속의 들도 신비스로울만큼 하얗다. 

 

하얀 눈 위에 찍힌 누군가의 발자국이 보인다.

어떻게 종이를 눌러 발자국 형태를 만들었는지.. 작은 발자국이 섬세하고 귀엽다.    

그리고 발자국 끝에 나뭇잎.. 누군가 숨어 있을거란 짐작은 맞았다.

'누구일까?' 궁금해하며 나뭇잎을 들추면 웅크리고 앉아 있는 한 마리의 새를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다음장으로 넘기면 또 다른 발자국들과 발자국의 주인을 만나게 된다.

수풀 뒤에도 바위에도 나무 뒤에도.. 누군가의 발자국과 그 누군가를 추측하고 찾는 재미에 배경이나 일체의 다른 그림이 없어도 책장은 쉽게 넘겨지지 않는다.

반복된 설정과 누구일까 상상하게 되는 플랩구성이 아이들에겐 즐거움을 더해줄 것 같다.

 

마지막 장에서는 목도리를 쓰고 장갑과 장화를 신은 아이가 달려온다.

성큼성큼 눈 위에 찍힌 아이의 발자국..

문득 하얀 눈 위에 찍힌 발자국을 따라 걷던 기억이 떠올려진다.

발자국을 밟는 대신 손끝으로 발자국을 만져본다.

아이는 하얀 눈위에 찍힌 작은 발자국들을 발견했을까?

새하얀 아침에 아이는 어떤 기쁨을 찾게될까?

 

이 그림책은 여느 다른 책처럼 책장을 넘기게 구성되었는데 앞뒷장이 서로 연결되어 병풍처럼 길게 늘어뜨릴 수 있다.

그래서 단순히 넘겨 보아도 되고 책 커버를 빼 펼쳐 놓고 하얀 눈길을 감상해 볼 수도 있다.

그동안 봐오던 선과 면, 색에 의한 그림이 아니라 순백의 하얀 종이가, 종이에 찍힌 발자국들이 신선하게 느껴진다.

겨울책이지만 아이들과 계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도 좋겠고 플랩 뒤에 숨은 동물들과 겨울잠에 관한 이야기를 나눠도 좋겠다.

그리고 어린 유아에게는 플랩형식을 이용해 까꿍놀이로나 촉감놀이를 함께 하는 놀이책이 될 수 있겠다.

딸아이는 눈이 펑펑 내리면 발자국을 찍고 발자국 따라 걷기를 해 보고 싶다 한다.

눈 오는 날, 새로운 놀이가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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