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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늘보가 사는 숲에서 ㅣ The Collection Ⅱ
아누크 부아로베르.루이 리고 글.그림, 이정주 옮김 / 보림 / 2014년 6월
평점 : 
초록의 나무그림이 편하게 느껴진다.
'나무늘보가 사는 숲에서' 귀여운 글꼴의 책 제목을 읽으니 자연스레 눈은 나무늘보를 찾고 있다.
'날 좀 봐~'하는 표정으로 늘쩡하게 나무에 매달려 있는 나무늘보 한 마리..
자그마한 나무늘보 한 마리가 이 책의 주인공이다.
책장을 넘기면 표지에 그려진 나무들이 입체로 가득 살아난다.
앞장을 따라 지그재그 울창하게 펼쳐지는 나무 숲.
색다른 입체 그림에 아이들은 책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책읽기가 재미와 기쁨을 주는 것이라면 이 책은 그 역할을 충분히 해줄 것 같다.
나뭇잎이 무성한 나뭇가지에는 나무늘보가 흔들흔들 매달려 있어요.
보이나요? (본문에서)
아이들은 이내 나무늘보를 찾겠다고 바쁘다.
나무 사이사이를 숨은 그림찾기하듯 살피는데 이런 작은 그림들과 구성은 그림책 보는 재미를 한층 더해 주는 것 같다.
푸른 들과 강, 작가가 만들어낸 숲 풍경은 단순한 듯 하면서도 재미나다.
두 번째 장이 구멍난 면을 통해 앞 페이지 그림이 그대로 연결되더니 세 번째 네 번째 장에서도 비슷한 구조로 이어졌다.
울창하던 숲은 변화를 맞는다.
시끄러운 기계 소리가 나기 시작하면서 새들은 날아오른다.
사람들과 동물들도 도망치고 기계들은 계속해서 숲을 깎는데 잠꾸러기 나무늘보는 시끄러운 소리에도 아랑곳 없이 잠을 잔다.
한 그루 밖에 남지 않은 나무에 대롱 매달린 나무늘보를 보니 아슬아슬한 기분이다.
문득 이 나무늘보가 숲의 소중함을 모르고 살아가는 우리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구에서 가장 다양한 종들이 살고있다는 열대우림 그리고 벌목..
이것은 그림책 속 이야기가 아니라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현실인 것이다.
얼마전 큰아이 국어책을 읽다 지구에서는 1초마다 축구장만 한 면적의 숲이 사라지고 있다는 글을 보았다.
뚝딱!하는 사이 큰 면적의 숲이 사라진다는 이야기가 피부에 와닿았는데 이 책을 보니 그때가 다시 상기되었다.
숲이 사라진다는 것은 비단 그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숲이 사라지면 동물들 뿐만 아니라 그 속에서 살아가는 다양한 생물종과 인간이 삶의 공간을 잃게 된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의 생존을 위협하는 것과 같다.
우리 인간 또한 지구에 살고 있는 여러 생물 종 가운데 하나에 지나지 않으니 말이다.
인간을 위한 개발이 되려 인간이 살기 어려운 환경으로 몰아간 것은 아닐까?
모든 것이 절망적이고, 희망을 잃었어요.
숲도 나무늘보도 사라졌어요.
한 사람이 왔어요.
이 사람도 우리처럼 노래하던 새와 서로 사랑하던 동물과
나뭇잎 사이로 살랑대던 바람을 그리워해요.
그래서 나무를 다시 심기로 마음먹었어요.
파헤쳐진 땅을 열심히 다진 뒤, 씨앗을 가져와 심었어요. (본문에서)
씨앗을 심는 사람이 그려진 팝업 장치를 당기면 푸른 새싹이 모습을 드러낸다.
그리고 작은 싹에 매달려 있던 나무늘보는 다음 페이지에서 우리를 반긴다.
새싹이 다시 큰 나무숲으로 변하고 사라졌던 동물들이 되돌아오는 장면에서 희망이 느껴졌다.
이 책은 자연 생태계의 파괴, 그리고 그 속에서 살아가는 다양한 생물 종, 인간이 공존할 수 있는 방법 등 여러가지 메시지를 던진다.
그리고 씨앗을 가져와 심는 한 사람처럼 우리가 해야할 역할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