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네 서울 나들이 우리문화그림책 온고지신 18
고승현 글, 윤정주 그림, 김정인 감수 / 책읽는곰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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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네 설맞이]를 시작으로 온고지신 시리즈가 벌써 18권째 출간을 했다.

폭넓은 우리 옛문화의 범주를 그림책으로 다 담을 수는 없겠지만 한 권 한 권 읽다 보면 우리 문화와 전통이 더 친근하고 가깝게 느껴진다.

온고지신 시리즈를 알게된 계기가 [연이네 설맞이]였는데 이 책은 [연이네 설맞이]에 나왔던 연이가 주인공으로 등장해 더 반가웠다.

 

책 소개글을 먼저 읽고 책을 만나긴 했지만 책 제목과 표지 그림만 봐도 책 내용이 헤아려질 듯 하다.

화사하게 핀 꽃과 광화문 앞을 걷는 아이들의 표정에 나들이 여행의 설레임이 가득 담겼다. 

홍수골 삼총사인 연이와 철이, 덕이는 도성 나들이를 가려고 전차를 탄다.

'멀리서 소도 아니고 말도 아닌' 전차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표정이 재미나다.

휘둥그레 커진 눈.. 호기심과 긴장감, 설레임이 가득하다.

서울에 전차가 처음 등장한 것은 1899년이라고 한다.

전차를 한 번 타기 위해 지방에서 올라오기도 하고 전차 타는 재미에 빠져 빈털털이가 된 이도 있다 하니 처음 전차를 본 홍수골 삼총사의 설레임 또한 오죽할까?

 

삼총사 눈에는 전차 뿐만 아니라 처음 본 노란 머리 서양 소녀도 신기해 '서양 도깨비'라 부른다.

상점들이 즐비한 운종가에서 내린 삼총사는 시장구경을 하다 전차에서 만났던 서양 소녀 신디를 다시 만난다.

길을 잃은 신디를 돕기로 하면서 이들의 나들이 행선지는 정동으로 옮겨지고 광화문을 지나 정동으로 가는 동안 삼총사의 나들이는 엉망이 되지만 연이의 행보를 쫓아 페이지 한 장 한 장 따라가다보면 100여년 전 서울의 여러 모습과 문화를 만날 수 있다.

 

연이네 삼총사가 사는 홍수골은 사람들이 도성문으로 드나들고 초가집이 즐비하다.

그런데 전차를 타고 가며 바라보는 바깥 풍경과 운종가, 광화문거리, 특히 정동은 홍수골과 다르다.

전차에서 힐끔힐끔 서양 소녀를 보는 연이에게 철이가 "요즘은 눈 감으면 코 베 가는 세상이라잖아."라 말하는 장면이 있다.

조선의 한양이 근대의 서울로 거듭나던 당시는 하루가 다르게 도시화 되어가고 신 문물이 유입되던 시기였으니 새로운 문명을 접한 이들의 소감이 어느 정도였을지 실감이 난다.

책에서도 우리의 문화와 서양문화의 여러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인력거를 비롯하여 전차, 초가집과 신식건물, 전봇대가 있고 한복에 상투나 갓을 쓴 이들 속에 서양식 의복을 입고 단발머리를 한 이도 적지 않다. 특히 역사적 문화유적들과 함께 대한제국시대에 서양의 근대문물이 빠르게 자리잡은 곳이 정동임을 알 수 있었다.

 

서울 나들이를 떠난 연이네 삼총사의 행적은 당시에 살았던 누군가의 이야기처럼 친근하게 느껴진다.

당시 사람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그리고 새로운 문물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그것을 보며 무슨 생각했는지 주인공들이 우리 아이들 또래라 아이들 입장에서는 더 새롭고 흥미로울 듯 하다.

책 뒤에 실린 부록에는 100여년 전 서울의 흥인지문과 전차, 종로, 광화문과 육조거리, 청계천, 등에 대한 설명이 당시 실제 사진과 함게 상세히 나와 있다.

연이네처럼 우리도 서울한양도성 나들이지도를 들고 연이의 행적을 쫓아 보면 어떨까?

100여 년 서울의 모습과 현재의 모습을 비교해보는 재미도 만만치 않을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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