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질문 - 2015 오픈키드 좋은어린이책 목록 추천도서 바람그림책 19
오사다 히로시 글, 이세 히데코 그림, 김소연 옮김 / 천개의바람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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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안타까움에 가라앉아 있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 순간이 말도 못하게 아쉽고 허탈함에 분노하게 된다.

순조로이 전원구조 되었다며 안심시키더니 결국은 차가운 물속에 어린 생명들을 두고 그들의 말은 거짓이 되었다.

말이 무섭구나..

진실로.. 사는 게 참 어렵구나.

 

그러다 만난 그림책 [첫 번째 질문]

그림이 맑다.

그렇다고 해맑은 맑음이 아니다.

왠지 가벼워 보이지 않는 그림이, 고개를 숙이고 있는 소녀의 모습이 슬퍼보이기까지 한다.

손에 만져질 듯 한 푸른 수채화그림은 한편으론 금방이라도 사라질 것처럼 아련하다.

꼭 지금 우리들의 심정처럼 말이다.

 

오사다 히로시의 시로 잔잔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이 책은 [천개의 바람 천 개의 첼로]를 지은 이세 히데코의 그림책이다.

글을 읽고 숨고르기하듯 그림을 보고 있자면 푸른 빛이 섬세하면서도 참 매력적이다. 

작가의 이름만 들었을 때는 그이가 누군지 모르겠더니 표지를 넘기고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넘겨지면서 이전에 보았던 그녀의 책 두 권이 바로 떠올려졌다.

이세 히데코 특유의 잔잔한 울림을 주는 그림들.. 이책에서도 전작들의 흔적이 느껴진다.

 

오늘 하늘을 보았나요?

하늘은 멀었나요, 가까웠나요?

 

좋은 하루란 어떤 하루인가요?

오늘 "고마워!"라고 말한 적이 있나요?  (본문에서)

 

아이들과 읽으면서 우리가 지나치고 사는 일상의 작은 순간들이 떠올려졌다.

습관처럼 시간과 일상에 쫓겨 주고 받던 현실적인 말들이 아니라 무언가 잊고 있던 것들을 살피고 돌아보게 하는 물음들이다.

이 소박한 질문들에 우리는 무어라 답할 수 있을까?

마음을 차분히 가다듬고 질문마다에 답을 구해보게 된다.

좋은 하루나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내가 사는 이 순간 내 주위의 것들을 돌아보며 느낄 줄 알아야 얻어지는 것이다.

요 며칠 지나오면서 봄이 좋아 햇볕을 만끽하고 나무 그늘에 서서 나무의 힘찬 기지개를 보고 살아있음이 행복이고

서로 부대끼고 이야기나누고 눈을 마주하며 대화를 나눌 수 있음이 행복이란 걸 느낀다.

 

이 책에서는 어디에도 질문에 대한 답은 없다.

그저 각자가 스스로에게 질문을 하며 마음 속에 답을 찾게 된다.

하지만 그동안 무심코 지나쳤던 많은 것들을 주의 깊게 관찰하고 작은 일에도 감사할 줄 알며 자신을 돌아보고 생각하는 시간을 갖자하고 각박한 마음에 스스로 여유를 둘 것 같다. 

그리고 그것을 통해 나와 내 주변의 모든 것들이 더 소중하게 와닿기도 할 것이다.

 

나에게,

그리고 내가 모르는 사람들에게,

나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행복이란 무엇일까요?

 

세상은 말을 가볍게 여기지요.

당신은 말을 믿나요?     (본문에서)

 

책의 마지막 구절이 참 아프고 슬프게 와닿는다.

우연이지만 지금 우리 모두에게 던지는 뜻깊은 질문이자 가슴 아픈 메시지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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