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내 여동생 중국 아동문학 100년 대표선 1
펑슈에쥔 지음, 펑팅 그림, 유소영 옮김 / 보림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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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림 시리즈중 낯선 '중국 아동문학 100년 대표선'이란 작은 타이틀 글자가 유난히 눈에 크게 들어왔다.
그리고 책표지에 화사하게 그려진 복사꽃은 어떤 내용일까 하는 기대감을 거들어 주었다.
우리 동요중에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진달래~' 하는 노랫구절이 절로 떠올려지는 표지그림이다.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하듯 이 책은 책을 쓴 펑슈에쥔 작가가 자신의 인생에 한 부분을 이야기하듯 써내려간 자전적 성장 소설이기도 하다.
 

중국의 아동문학은 우리나라 아동문학과 무엇이 다를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 성장소설이란 측면에서 아이들의 동심이나  이웃간에 순박한 인심, 사랑, 선함 등은 우리 시골 정서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책의 타이틀대로 지난 100여년 중국의 역사변화와 중국 소수민족인 묘족인들의 구체적인 생활상과  가치관등 그들만의 전통과 문화의 단면들을 부분부분 느껴볼 수 있었다.
구체적으로 설명한 묘족의 집구조라든지, 결혼을 위한 남자들의 맨손 결투나 조혼풍속, 남아선호사상, 그리고 수를 놓고 베틀을 짜는 여성들의 모습, 명절에 전통음식을 해먹는 모습이나 장례문화 등이 그것이다.

 

고위공무원이었던 부모님이 갑자기 시골로 전향하게 되고 주인공 또한 부모님을 따라 샹시의 묘족 마을인 작은 산간 마을 타오화촌으로 이주하게 되면서 그곳에서의 일상과 또 그곳에서 만난 '아타오'의 가족과 아슈 할머니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들려 준다. 

이 책의 주인공인 '나'는 자신 말고도 '나의 성장기'의 중심엔 친구인 아타오와 그녀의 가족들이 있다.

어쩌면 주인공보다 더 우여곡절이 많은 아타오와 그녀의 가족이 주인공처럼 읽혀질지도 모르겠다.

왜냐하면 책을 읽는 동안 주인공 나 보다는 아타오의 모습들이 글에서 많이 그려졌고 그녀의 가족사가 더 기억에 남기 때문이다.
직접 수놓은 앞치마를 입고 머리를 양갈래로 딴 아이, 엄마를 도와 집안일을 하고 여럿되는 여동생을 돌보고 또 수줍은 사랑을 꿈꾸는 소녀인 아타오의 모습이 아련하게 그려진다.

옛날 우리의 남아선호처럼 아들을 바라는 묘족인데 아타오네는 딸만 내리 여섯을 낳았다.
그 갈등은 넷째와 다섯째 딸이 태어났을때 베어진  마당의 복숭아나무가 잘 보여준다.

엄마 아빠를 도와 동생을 돌봐야하고 입양 보낸 막내를 데려오기 위해 사랑하는 사람과의 결혼을 포기하게 된 아타오, 자매중에 가장 총명하고 공부를 잘하는 얼타오, 미워하던 동생을 살리기 위해 무릎이 까지게 돌밭을 기는 싼타오, 허약하지만 애교가 많은 쓰타오, 집안에서 멧돼지에게 비참한 죽음을 맞는 막내  등 아타오의 가족들은 '나'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고 평소 티격거리던 동생을 더 너그럽게 사랑하고 감싸안는 언니로 성장하게 한다.

막내의 죽음은 너무 가슴아팠지만 나와 동생 라오벤, 아타오와 얼.싼.쓰.우 다섯 자매들의 일상이 재미있게 읽혀졌다.
거기다 기이한 행색을 하고 다니는 아슈 할머니를 무서워하던 '나'는 할머니가 가진 상처를 알게 되고 또 할머니의 희생어린 죽음을 보면서 타인에 대한 이해를 경험하게 된다. 

이 책의 재미라면 인상적인 묘족의 생활상과 가치관이고 타인에 대해 알아가고 이해해가는 주인공의 성장기가 잘 그려졌다는 점이다.

주인공은 타오화촌을 떠나며 이렇게 말한다.

'그곳에서 꼬박 2년을 살았다. 봄이 가고, 다시 봄이 오고, 우리는 그만큼 자랐다. 나는 내가 그곳에서 많이 성장할 수 있었다고 확신한다.

다채롭고 흥미진진한 두꺼운 책 같은 나의 어린 시절, 나는 아마 평생토록 그 책을 읽고 또 읽을 것이다.'라고.. 
지금의 나를 만드는 것은 지난 과거의 경험과 시간들의 조합이란 생각이 든다.

책을 읽는 동안 화사한 복사꽃이 만개한 작은 산간 마을, 그곳에서 뛰놀며 자라는 소녀들의 모습이 아련히 그려지는 듯 했다.        

더불어 내 유년의 기억들도 떠올려 본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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