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 아이 나더덕 작은 책마을 36
원유순 지음, 이지선 그림 / 웅진주니어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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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산뜻한 표지그림이 먼저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래 아기자기하고 정감있는 모습으로 다가온 산골아이 나더덕. 

[까막눈 삼디기], [눈꽃나무], [고양이야, 미안해]를 쓰신 원유순 선생님의 작품인 이 책에는 열 살 더덕이가 살고 있는 산골생활과 더덕이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집이 네 채뿐인 작은 산골마을, 윗범실에 사는 더덕이는 아빠와 단 둘이 산다.

어릴 적 아빠가 택시운전을 하다 사고가 나는 바람에 엄마 아빠와 헤어져 할머니하고 살았던 더덕이는 이제 아빠하고 산골로 들어와 살고 있다.

산골생활에 익숙해진 더덕이는 이제 혼자 쌀을 씻어 밥도 짓고 몇 가지 반찬도 만들 수 있다.

거기다 맨손으로 굼벵이도 거뜬히 만지고 집에 드나드는 까만 쥐 까망이를 친구 삼아 지낸다.

학교에 다니지 않고 일주일에 한 번 구석골에 사는 예랑이네서 홈스쿨링을 하는 더덕이는 산과 자연, 그리고 이웃한 사람들에게서 많은 것을 배우며 건강히 자란다.

하지만 더덕이의 산골생활이 이렇게 정겹고 즐겁기만 한 것은 아니다.

어렸을 때 헤어져 엄마 얼굴도 기억 못하지만 항상 더덕이 가슴엔 엄마의 빈 자리가 크다.

어미닭 얌체가 병아리를 모두 품어 주는 모습을 보며 뽀글뽀글 파마머리 아줌마가 자신을 꼭 안아주는 꿈을 꾸었다는 더덕이의 이야기가 그 그리움의 크기를 짐작케 한다.

똑부러지고 밝은 성격의 더덕이지만 엄마를 향한 그리움은 그렇게 꿈에서라도 나타난다.  

 

그토록 애타게 그리던 엄마를 만나게 되었지만 엄마는 더덕이가 그리던 모습과 많이 달랐다.

전혀 모르는 사람처럼... 겉모습 뿐만 아니라 생각까지도 전혀 다르다.

엄마는 더덕이와 함께 살고 싶다 하지만 불편한 산골생활은 절대로 싫단다.

더덕이는 자기가 좋아하는 산골의 생활을 엄마에게도 보여주고 또 맛보게 해주고 싶다.

 

'말린 다래도 있고, 말린 머루도 있다고. 또 아빠가 키운 표고버섯 볶음이 얼마나 맛있는지 아냐고. 또 한여름 밤, 반짝반짝 별빛처럼 빛나는 반딧불이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아냐고. 또 겨울에는 눈꽃이 얼마나 예쁜지 모른다고. 또 나무 난로를 피우고 밤과 고구마를 구워 먹으면 얼마나 맛있는지 아냐고. 또 엄마하고 나하고 눈썰매를 타면 정말 재미있을 거라고. 또...... (P.137)

 

산골로 들어오기 전 아빠는 산골에 가 살면 매일 아이스크림을 사주겠다며 꾀였는데 이제 더덕이에겐 아이스크림보다 좋은 것들이 산골에 가득하다.

'또, 또, 또' 해가며 한 번만 와 보면 엄마도 홀딱 반할거라고 말하는 더덕이의 마음이... 엄마에겐 통하지 않을거 같아 짠하다.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만 더덕이가 들려주는 이야기들이 참 따뜻하게 다가온다.

밤마다 옛날이야기를 들려주는 아빠와 책보다 더 재미나게 옛이야기를 들려주시는 땅콩 할머니 또 자기 마음을 헤아려주는 산골친구들..

더덕이 이야기가 왜 따뜻하고 행복한지 그 이유를 조금 알 것 같다.

 

이 책을 쓰신 원유순 선생님은 어려서 산골에서 자랐고 지금도 산골 생활을 하고 계신다고 한다.

그래서 더덕이 주변의 모든 것, 더덕이의 일상과 산골의 풍경이 눈에 보듯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다.

거기다 글이 더덕이의 입말체로 쓰여져 더덕이의 이야기를 실제로 듣는 듯 하고 허구가 아닌 실제 같은 기분이었다.

호랑이가 득시글댔다는 범실마을, 

한 번 와보면 홀딱 반할거라던 그 곳에 정말 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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