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알을 찾아 - 방글라데시 땅별그림책 8
비쁘러다스 버루아 글, 하솀 칸 그림, 로이 알록 꾸마르 옮김 / 보림 / 2012년 12월
평점 :
품절


[말의 알을 찾아] 책의 제목을 읽고는 딸아이가 고개를 기우뚱거립니다.

"말한테 알이 어딨어?? 말은 새끼를 낳잖아~~ 망아지~"

볼멘 소리를 하던 딸은 다시 책표지를 뒤집어 펼쳐 놓고 호랑이의 커다란 몸집에 참견을 합니다.

그리곤 슬며시 "호랑이를 타고서 알을 찾아 가는건가?"

설마 진짜 말의 알일까 싶으면서 또 다른 어떤 반전이 있을지 모른다 생각하며 책장을 넘겼습니다.

그런데 우리 두 모녀의 생각과  다른 엉뚱한 소동이 기다리고 있네요.

 

어느 마을에 사는 탄티에게는 고집 센 아들이 하나 있었습니다.

아들은 친구들처럼 말을 타고 학교에 다니고 싶다며 아빠에게 말을 사달라 조르지요.

가난한 형편에 말을 어떻게 구할까 고민하던 탄티는 말의 알을 구해서 알을 품고 망아지를 키우면 되겠다 생각합니다. 

그리곤 시장에 가서 말의 알을 구하지요.

어른들은 물론 어린 아이들까지 탄티의 어리석음을 놀리지만 탄티는 장사꾼의 말에 속아 알을 사게 되고..

집으로 오는 길에 지나가던 여우가 그만 그 알을 깨뜨립니다.
여우는 놀라 달아나고 
여우를 알에서 나온 망아지라 생각한 탄티는 아침부터 밤까지 여우를 뒤쫓습니다.
그리고 이 소동은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마침 하룻밤 쉬어가는 집에 호랑이가 나타나고 호랑이는 주인 부자의 이야기를 듣다가 자기보다 무서운 투둑이에게 겁을 먹게 되지요.

도망치려는 호랑이를 망아지라 생각한 탄티는 호랑이 등에 올라타고 다시 또 새벽까지 달립니다.

호랑이에 이어 원숭이와 곰, 여우와 다시 조우하게 된 탄티,, 탄티는 이 소동을 통해 제법 똑똑하고 배짱있는 아빠가 된답니다.

    

방글라데시의 민담인 이야기는 얼핏 우리 옛이야기 두 편을 떠올리게 합니다.

'분명 우리와 다른 나라의 이야기인데 어떻게 이렇게 비슷할까?' 할 만큼 닮은 데가 많습니다.

말이 알에서 태어난다는  생각을 하고 장삿꾼의 거짓말에 속아 넘어가는 탄티는 순진하다 못해 어리석어 보이기까지 합니다.

그런데 탄티와 마찬가지로 다른 동물들도 모두 사실과 전혀 다른 판단을 하고 행동을 하네요.

탄티의 무지로 시작된 착각과 오해 그리고 연이은 소동은 자기 기준으로 생각하고 자기가 보고 싶은 부분만 보면서 그것이 전부인 양 판단하는 편견과 선입견을 생각하게 합니다.

참 어려운 일이긴 하지만요.. 바로! 또 제대로 아는 것이 지식이고 지혜임을 아빠 탄티를 통해 느끼게 되네요.

 

보림의 땅별그림책 시리즈의 여덟 번째 책인 이 책은 방글라데시의 그림책이랍니다.

이야기를 읽을 적엔 그림이 간단해 보였는데 찬찬히 다시 보니 색깔이나 그림선이 간소한 듯 하면서도 화려합니다.
나무나 꽃그림이 유난히 많고 채색된 그림 속에 가는 펜으로 그린 문양이 있어 더 그래 보여요.

특히 동물들의 특징을 살린 그림과 방글라데시의 전통가옥과 의상 등은 더 눈여겨 봐지구요. 

책의 맨 마지막 페이지엔 그림책의 원문 글이 실려 있어요.
구불구불 글자이기보다 암호그림같은 문자를 보고 아이들은 "방글라데시 사람들은 글자를 어떻게 배울까?"하더군요.

"우리가 지금은 몰라서 그렇지 알게 되면 어렵지 않을거야" 했더니 딸아이는 한글이 더 좋은거라고 하네요.

처음으로 만난 방글라데시 그림책, 낯설지만 전혀 낯설지 않았던 방글라데시 민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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