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자! 그림책이 참 좋아 6
박정섭 글.그림 / 책읽는곰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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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섭 글. 그림 / 책읽는곰

책상 위에는 공부해야할 책들이 가득 쌓였어요.
삼십 분이 지나 오래 앉아 있으니 목도 뻐근하고, 다리도 저리고, 엉덩이도 아프고, 눈은 자꾸 감기고, 하품만 나오고, 계속 딴 생각만 나고... 지겨워진 나는 상상놀이를 하기 시작했어요.
어디든지 갈 수 있는 마법 자전거를 타고 세계일주여행을 하고 월드컵 결승전이 벌어지는 축구 경기장에서 나는 무적의 거미손이 되기도 하지요.
프로 레슬링 세계 챔피언도 되고 빙글빙글 헤드스핀하는 멋진 비보이도 되구요.
완벽한 공중회전을 선보이는 다이빙 선수가 되기도 한답니다.
보리방귀 가스를 뿜으며 하늘 높이 올라가고 우주선을 타고서 명성성에 날아가 나만의 비밀기지를 만드는 꿈도 꾸어요.
지구 어린이를 노예로 삼으려는 열공 괴물을 무찔러 지구 평화도 지킬거에요.
나는 정말 하고 싶은 것도 많고, 할 수 있는 것도 많아요.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놀자'라는 말은 가장 짧게, 아이들을 환히 웃게 해줄 말 같습니다.
"노는 게 제일 좋아~" 하고 노래 부르는 뽀로로가 달리 뽀통령이 되었을까요?^^
노는게 제일 좋다고 나서서 이야기해주는 그 귀여운 꼬마에게 마음이 안갈 수 없을 만큼 노는 것은 아이들에게 삶의 최고 즐거움입니다.  
저도 아이들에게 노는 게 제일 좋다 하며 무한대의 자유와 마음대로의 놀이에 시간을 다 내줄  때가 있었는데 학교에 들어가면서 마음에 그런 여유가 점점 사라져 갑니다.
이 책에는 이렇게 점점 여유를 잃어가는, 놀이 대신 공부시간이 늘어가는 아이가 주인공으로 등장합니다.
공부를 하다가 지루해진 '나' 노랑이는 자신의 상상을 이야기로 끌어내면서 자기 생각과 상상, 속마음같은 것을 낙서같은 그림으로 유감없이 표현합니다
세계일주, 월드컵경기, 프로 레슬링, 다이빙선수에 밀림의 타잔에 태권로봇까지... 의자에 앉아 있던 자세는 그대로지만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아이는 다른 배경과 상황 속에서 새로운 이미지와 상상을 펼치고 있습니다. 
책상에 앉아 있긴 하지만 마음껏 뛰어 놀고 싶은 아이 노랑이는 그림을 통해서 상상하며 노는 즐거움을 만끽합니다. 그리고 동시에 아이들의 놀이가 그냥 단순한 '시간 소비'가 아니라 창의력과 생각의 크기를 키우는 시간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쏘지마, 킹콩은 그냥 좀 놀고 싶을 뿐이라고, 실컷 놀고 나면 원래 모습으로 돌아올 거야'
책을 읽다가 본문에 쓰여진 이 글귀가 마치 저를 향한 듯 했습니다.
공부든 숙제든 뭐 좀 한다고 앉았다가 냉큼 딴청 부리고 물 마신다 일어서고 집중하지 못하는 아이를 볼 때 답답한 맘이 앞서 잔소리를 하곤 하거든요
빌딩위에 올라간 킹콩에게 총을 겨누는 군인들이 마치 잔소리를 퍼붓는 저의 모습으로 비슷해 보였는데 아마도 많은 어른들을 뜨끔하게 할 거 같습니다.

로봇과 공룡, 탱크, 열공괴물같은 재미난 그림들은 또래 아이들이 잘 그리는 낙서 만화를 떠올리게 했는데요..
우리 아이들은 그림에 관심이 집중되었습니다.
이 책을 지은 박정섭 작가의 [도둑을 잡아라!] 책에 나온 경찰차와 봉치과가 나온다고 책을 꺼내와 확인해주기도 하고요..  
큰 아이는 스케치북에 그림을 따라 그릴거라고 덤성거렸는데 아마 이 책을 읽는 아이라면 만화를 따라 그리거나 혹은 책 속 주인공처럼 자신만의 그림을 꾸며보고 싶을거 같아요.
내가 주인공이 되어 상상세계에서 활약하는 모습은 어른인 제가 보기에도 무척 재미나고 즐거웠거든요.


규현이가 스케치북에 그림을 따라그리길래 접착이 되어 있는 라벨지에 그리면 스티커가 될거같아 라벨지를 주었어요.
공룡과 로봇을 그리더니 로봇이 작게만 그려진다고 어렵다하기도 하고 하다보면 잘 되겠지 하고 혼자 위로도 하네요.
한참 열중해 그리다가 색칠을 한다고 싸인펜을 쥐었는데.. 어째 색들 속에 그림이 묻혔어요.

규현이가 하고 있으니 유주도 해보겠다고 앉아선 공룡을 골라 그렸어요.
그러더니 로봇은 싫다며 명작동화에 나오는 여러 공주들을 그려도 되느냐 묻습니다.

규현이는 로봇그림을 더 그렸는데 자기 맘에 들지 않는 것은 가위표를 해놓았어요.
그림을 오려 스케치북에 꾸며보기로 했어요.
아이들이 각자 그림을 그려 모으는 스케치북과 종합장이 있어서.. 그곳에 스티커들이 붙게 되었습니다.



빌딩이 가득한 도시에 전쟁이 일어났다 합니다.
거대 로봇과 멸종한 동물들의 싸움으로 정해 편을 갈라 놓았어요.
탱크와 불을 뿜는 용이 빌딩 위에서 싸우고 검치 호랑이를 향해 로봇들이 뛰어내리기도 한대고..
효과음과 소리를 쓰면서도 아주 신중한 모습이었어요.


규현이는 오려 붙였는데 유주는 라벨지 모양 그대로 떼어 붙여 놓았더라구요.
종합장이라 한 페이지를 다 채우고 두 페이지째.. 라벨지에 그림이 아직 진행중이었어요.
규현이는 사내아이라고 로봇과 동물을 그렸는데 유주는 공주님과 리본, 꽃, 나비를 그려 놓았어요.
상상도 자기 관심가는대로 자라는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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