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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 아저씨네 빵가게 ㅣ 인성의 기초를 잡아주는 처음 인문학동화 1
김선희 지음, 강경수 그림, 황희경 도움글 / 주니어김영사 / 2012년 1월
평점 :
책표지의 제목글 위로 '인성의 기초를 잡아주는 처음 인문학동화'라는 글이 눈에 뜁니다.
언젠가부터 심심찮게 들을 수 있는 인문학.
저자는 머릿말에서 인문학은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길을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그리고 지식의 전달보다는 남을 이해하고 배려하고 서로 나누는 인도주의 정신을 바탕으로 하는 인문학 교육은 이제 막 인격이 형성되어가는 어린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학문이라 말하고 있습니다.
책 제목대로 이 책에선 공자가 빵가게 주인 아저씨가 되어 어느 날 주인공 환희 앞에 나타납니다.
그리고 2500여년 전의 공자처럼 환희의 마음을 어루만지며 자신이 아는 삶의 지혜들을 들려줍니다.
동양철학의 아버지라는 공자가 들려주는 삶의 지혜에는 과연 무엇이 있을까요?
이야기는 환희의 가족 상황과 학교 생활을 보여주며 시작됩니다.
2년 전만 해도 넓은 아파트에서 아무 걱정없이 살던 환희네는 갑작스런 아버지의 사업실패와 할머니의 치매로 경제적인 어려움과 정신적인 부담까지 겪고 있습니다.
급식비를 내지 못해 점심을 굶고 집에 가던 환희는 달콤한 빵냄새에 이끌려 삼거리 새로 생긴 빵집으로 가게 되지요.
그런데 가게 안을 들여다 보던 환희가 돌아서는 순간 빵집 아저씨가 나타나고 아저씨는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빵을 개발중이라며 환희에게 매일 와서 맛을 평가해 달라 부탁합니다. 그리고 '덕이 있는 사람은 외롭지 않다'며 금방 친구가 생긴 것이 기쁘다 말합니다.
뒤처진 수학공부때문에 속상했던 환희는 우연히 그 이야기를 공자아저씨에게 하게 되고 아저씨는 공부를 하기 어려웠던 자신의 형편을 말하며 진정한 학문이란 것은 남에게 과시하기 위해서 혹은 돈을 많이 벌고 높은 지위를 얻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발전시키기 위해 해야하는 거라 말해 줍니다.
노력한 만큼의 좋은 결과를 얻은 환희는 다시 '배우고 그 배운 바를 때때로 익히면 즐겁지 아니한가'라는 말을 인용해 학문을 좋아하게 된거라 격려해 주신 아저시의 이야기를 되새깁니다.
형에게 오해가 생겨 싸우고 화가난 환희에게 아저씨는 내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것처럼 상대도 소중히 여기고 상대방의 입장을 생각하라며 인이란 사람을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라 조언해 줍니다.
나 아닌 다른 누군가의 입장이 되어본다는 것은 아이들에게는 쉽지 않은 일인데요.. 자기중심으로 생각하는 환희에게 공자 아저씨는 차분히 서로의 입장을 돌아보게 합니다.
그리고 가정환경과 성격, 공부에 대한 묘한 열등감때문에 진섭이와 싸운 환희는 '멀리서 친구가 찾아오니 기쁘지 아니한가'라는 말을 생각하며 먼저 화해의 손을 내밀어요.
치매에 걸린 할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가장 슬퍼하는 엄마를 이해하지 못하는 환희는 '효가 부모님에 대한 공경심을 갖는 것'임을 알고 엄마를 더 공경해야겠다 생각하고 치매에 걸리기 전 자신들을 돌봐 준 할머니에 대한 고마움과 공경을 깨닫습니다.
우연히 알게 된 공자아저씨와의 만남, 이사이 환희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것들을 공자아저씨에게 말하게 됩니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아저씨와 대화를 나누고나면 모든 고민과 갈등이 눈 녹듯 쉽게 해결되지요.
동시에 환희의 성격도 점점 활달해지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문제를 받아들이면서 타인에 대한 이해와 배려심을 키우게 됩니다.
환희가 겪는 일상의 고민과 시련은 크든 작든 다른 아이들이 겪는 상황과 많이 다르지 않습니다.
아이들은 책을 읽으며 환희가 갖고 있는 삶의 모습에 위안을 때로는 해결방법을 찾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여러 생활의 일곱 가지 지혜들이 동화 속 공자아저씨의 대화글에 조목조목 담겨 있습니다.
(그러고보니 하루에 빵을 일곱 개만 만드는 것과 어떤 연관이 있는 듯 싶네요.
처음에는 별로 맛이 없는 듯 하지만 씹을수록 빵 고유의 맛이 느껴지는 아저씨의 빵처럼 공자 아저씨의 일곱 가지 덕목들은 살며 사람을 사람답게 키워주고 발전시키는 것들..)
그리고 책의 부록에는 공자의 일생과 공자의 대표사상 효, 인, 지 덕목이 소개되었고 동양철학과 공자, 그리고 공자의 사상에서 배울 점이 쓰여 있어요.
공자가 들려주는 인문학은 우리가 아는 유교사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부모에게 효도를 하고 형제간에는 우애가 있어야 하고 자기가 하기 싫은 일을 남에게 시켜서는 안된다는 것..
동화를 통해 유교적인 기본 내용은 물론 아이들이 갖추어야 할 기본 소양과 옛 선인들의 지혜를 배우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