깃털 없는 기러기 보르카 비룡소의 그림동화 7
존 버닝햄 지음, 엄혜숙 옮김 / 비룡소 / 199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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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버닝햄 글. 그림 / 엄혜숙 옮김 / 비룡소

영국 동해안에서 가까운 늪지에 사는 플럼스터 부부는 둥지를 짓고 알을 낳았어요.
알을 깨고 여섯 마리 아기 기러기가 나왔고 그중에 보르카는 깃털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엄마가 짜준 털옷을 입고 보르카는 정말 기뻤지만 언니 오빠들의 놀림에 혼자 갈대밭에서 엉엉 울었어요.
다른 기러기들이 못살게 구는 바람에 보르카는 나는 법과 헤엄치는 법을 배우는 게 뒤처졌고 헤엄치고 나면 털옷이 마르는 게 오래 걸려  헤엄도 치지 못했어요.
날씨가 추워져 다른 기러기들이 따뜻한 곳으로 떠날 때,, 보르카는 숨어서 떠나는 가족과 친구들을 지켜보며 눈물을 흘려야만 했어요.
하지만 보르카가 빠졌다는 사실은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했지요. 
혼자 남아 묵을 곳을 찾던 보르카는 갑판의 배 한 척을 골라탔고 배를 지키던 개 파울러, 매칼리스터 선장,프레드와 곧 친해졌어요. 
메칼리스터 선장은 보르카를 어떻게 해야 좋을까 생각하다가 큐 가든에 보르카를 내려놓았어요.
큐 가든은 일년 내내 온갖 기러기들이 살고 있는 커다란 공원이었죠.
보르카가 친구들과 헤어지며 슬퍼하자 친구들은 다음에 런던에 올 때 보러오겠노라 합니다.
큐 가든에 있는 기러기들은 깃털 없는 보르카에게도 친절했어요.
퍼디넌드 기러기는 보르카에게 헤엄치는 법도 가르쳐 주었고 이제 보르카는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답니다.

[깃털 없는 기러기 보르카]는 [검피 아저씨의 뱃놀이], [야! 우리 기차에서 내려], [지각대장 존], [장바구니] 등을 쓴 존 버닝햄의 첫 번째 그림책입니다.
이 작품은 그가 1963에 써서 영국에서 그해 가장 뛰어난 그림책에 주는 케이트 그리너웨이 상을 받았다고 해요.
사실 처음 읽을 때는 어렵고 우울하단 느낌이었는데 볼수록 그의 개성이 글과 그림으로 느껴져 존 버닝햄이 왜 주목받는 작가인지 알려주는 책같기도 합니다 .

이 책은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다른 기러기들로부터 심지어는 가족에게까지 외면당하는 보르카를 통해 장애를 가진 이들이 바라보는 세상을 생각해 보게 합니다.
깃털이 없는 보르카를 위해 엄마는 털옷을 짜주기도 했지만 바쁘다는 이유로 보르카가 어떻게 지내는지 신경을 쓰지 않고 먼 여행을 떠나게 되면서도 보르카를 혼자 남겨두죠.
형제로부터 놀림을 당해 혼자 갈대숲에서 울고 있고 떠나가는 기러기들을 바라보는 그림 무척 안타깝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보르카는 스스로 쉴 곳을 찾아 크롬비 호를 찾게 되고.. 거기서 만난 이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또 자기 배삯만큼 일을 하면서 다른 이들과 어울리는 모습을 보이죠.
그리고 온갖 이상야릇한 새들이 어울려 사는 큐 가든에 가게 되면서 희망이라곤 없을거 같던  보르카에게 새로운 희망이 열립니다.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무시하고 못살게 굴던 같은 기러기들과 달리 이곳의 새들은 그 모습 그대로의 보르카로 돌보아주고 부족한 것을 알려주기도 하지요.
큐가든에서 함께 어울려 사는 방법을 알아가는 보르카도 이제는 행복이란 것이 무엇인지 느끼며 살거 같아요. 
출간된 지 50여년이 가까워졌지만 이 책의 결말처럼 큐 가든에 가면 다른 기러기들하고는 어딘가 다른 보르카를 볼 것만 같은 생각이 들어요. 그 만큼 이 책의 이야기는 허구이면서도 왠지 진짜인것처럼 느껴지고 또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만듭니다.

책을 읽어주자 아이들이 보르카가 불쌍하다고 합니다.
깃털 없이 태어나 추우니까, 친구들이 놀려서, 혼자 남겨두고 떠났기 때문에 불쌍한 보르카..
보르카에게 새로운 깃털옷을 만들어주기로 하고, ohp 필름지에 보르카는 제가 그려주었어요.


보르카의 옷은 털실 대신 키친타올 털옷으로 입히기로 했어요.
보르카에게 어떤 옷을 입혀줄건지 생각해 보라 하고 먼저 부리와 발을 색칠하는데 주황과 노랑을 서로 번갈아 칠하더군요.
키친타올을 찢어 딱풀이나 물풀로 붙이고 시간이 늦었길래 다음 날 깃털옷을 꾸미기로 했어요.


규현이가 면봉으로 물감을 찍어 주고 싶다고 해 재료를 준비했어요.
이 색깔 저 색깔 골라 찍어대며 애기들처럼 "콩콩콩콩" 입까지 신이 났습니다.
잠깐 사이에 규현이는 마치고 유주는 규현이처럼 마구 찍다가 신문지에 그려진 태극기를 보고 태극무늬를 한댔다가 다시 선과 하트를 그리기도 하고 다른 때와 달리 좀 늦었어요.

그림책 뒷표지엔 보르카와 퍼디넌드라는 기러기가 수풀 속에 사이좋게 서 있는 그림이 있어요.
깃털옷 꾸미기가 일찍 끝나 아이들에게 '보르카에게 주고 싶은 것'을 생각해 그려보라 했습니다.
규현이는 셀로판지, 유주는 유성펜을 골랐고.. 각자 생각하는 것을 자유롭게 오려 붙이거나 그려 넣었어요. 


유주는 보르카를 위해 쉴 수 있는 나무 그늘과 꽃들을 그려준다고 꽃과 나비까지 그려놓았어요.
웃고 있는 꽃은 규현이 것을 보고 맨 나중에 그려넣은 것입니다.

그림을 그리다말고 보르카에게 해줄 말이 있다고 해 글로 적어보라 했어요.
'보르카야 넌 착해. 씩씩하고 행복하게 살으렴'
원래 '씩씩하고 행복하게' 말고 다른 글을 적었었는데 글이 길어질거 같다고 지우라더니 '씩씩하고 행복하게'로 고쳐 써 놓았네요.
 


규현이는 초록 잎을 오려 붙이다가 말을 하는 꽃을 곁에 있게 해주고 싶다고요..
혼자 지내면 심심하니까 꽃이 말동무가 되줄거랍니다.
다른 기러기를 한 마리 그려서 붙이고 싶은데 공간이 작다는 핑계를 대며 기러기는 생략하고
보르카가 추우면 안되니까 해를 넣어준다고 이글거리는 햇님을 하나 그려 붙였어요.
단풍이 든 숲을 만들어주고 싶다고 셀로판지를 더 달라고 해 챙겨주었고만..
마음만 그러했습니다. 셀로판지가 그대로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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