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파에 딱 붙은 아빠 저학년을 위한 꼬마도서관 6
박설연 지음, 김미연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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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파에 딱 붙은 아빠!
제목을 보자마자 소파에 누운 아빠들의 모습이 그려지고 어떤 내용일지도 짐작해 볼 만 했는데 제 상상은 아주 밋밋했습니다.
휴일이면 소파에만 누워있길 좋아하던 아빠가 정말로 소파에 붙어버리게 되면서 일어나는 재미난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었어요.
게다가 아빠와 똑같은 모습을 한 소파 정령이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일들은 코믹하면서도 아이들의 마음을 느끼게 하고 아이들이 바라는 부모의 모습을 생각해 보게 했습니다.
  
일요일, 다른 때 같지 않고 5월 5일 어린이날이련만 아빠는 여느때처럼 소파에만 누워 아이들이 놀러가자고 재촉을 해도 꿈쩍하지 않아요. 아이들이 아빠는 '소파 껌 딱지'라며 밖에 나가는 걸 포기하자 자기는 자상한 아빠라 선물은 빼놓지 않았다며 아이들에게 선물이 있는 곳을 알려주지요.
그런데 아빠가 준비한 연필깎이와 크레파스 선물 대신 아이들이 좋아하는 힐리스와 개구리 열 마리가 나오고..
그때부터 뭔가 수상한 일이 벌어지기 시작해요.
개구리들의 울음소리가 심상찮더니 갑자기 정전이 되고 잠시후 불이 들어오던 중간에 아빠의 몸이 소파에 붙어버리게 되었어요.
아무리 아빠를 떼내보려 해도 꼼짝 안하고 설상가상 119 구조대도 제주도에 간 엄마도 아이들의 말을 믿지 않습니다.
다음 날, 아이들은 궁리끝에 청소기와 자전거 공기 펌프로 아빠를 빨아들여 보지만 이도 아무 소용없어요.
그런데 더 놀라운 건,, 안방 문이 열리면서 아빠랑 똑같이 생긴 사람이 나타나 자신은 소파 정령이라 소개를 하지요.
정령은 아빠가 항상 자기한테 붙어 있어서 항상 갑갑했고 소파에서 나가고 싶었었다며 기왕 아이들에게 180도 바뀐 좋은 아빠가 되어보겠다고 말해요.

'누구처럼 소파 근처에는 가지도 않지만 소파처럼 넉넉하고 푸근하면서 친구같이 편하고 마음을 잘 헤아려 주는 아빠! '아빠란 이런 것이다'를 제대로 한 번 보여주겠어' (p. 44) 라면서요..
이 말을 들은 아빠는 화를 내지요. 하지만 꼼짝달싹 못하는 진짜 아빠는 아이들에게 아무것도 해줄 수가 없어요.
소파 아저씨는 약속대로 맛있게 다리미 젤리구이도 해주고 함께 마카로니로 목욕도 한 다음 외계인 놀이도 해주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뮤지컬도 같이 보러 가요.    
소파에 붙은 진짜 아빠는 슬슬 질투를 하게 되고 아이들이 외발자전거를 타러 나갈 땐 소파 아저씨의 도움으로 리어카를 타고 밖에 나가게 되지요.
비를 맞으며 숨이 차 헐떡이면서도 이들은 신나게 다섯손가락의 '풍선' 노래를 부르고.. 아빠는 소파로부터 천천히 몸이 떨어지게 됩니다.
아빠는 몸이 완전히 떨어졌을 때 이렇게 말하죠.
"우아, 이제 살았다. 살았어. 지금부터는 모든 게 달라질 거야. 달라질 거라고. 암, 완전히 달라진 아빠 고철진을 기대해." (p. 103)
아빠의 자신감 넘치는 이야기에 아이들도 아빠에게 더 관심을 쏟을거라 말합니다.

한 주 내내 일을 하고 휴일을 맞은 아빠들은 딱히 무얼 하고 싶지도 않고 그냥 쉬고 싶은 생각을 합니다.
영도 영남 형제의 아빠처럼 말이죠.
그리고 그것이 평범한 일이고 자신은 자상한 아빠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아빠와 똑같은 모습을 한 소파 아저씨는 아빠와 달리 아이들과 마음껏 놀아주고 즐거워할 일들을 생각합니다.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아빠가 소파 아저씨처럼 변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요.
엉뚱한 상상력으로 시작된 이야기 속에는 어른들이 보지 못하는 아이들의 마음이 잘 담겨 있습니다.
아빠가 소파에서 떨어질 수 있었던 비밀은 어쩌면 아이들과 함께 마음껏 즐거워 하는 순간, 그 웃음과 행복이었던거 같아요.
오래, 많이가 아니라 잠깐이라도 아이들과 흠뻑 놀아줄 수 있는 시간,, 그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빠들이 아이들과 이 동화를 읽는다면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조금이라도 함께 하는 시간을 더 갖으려 노력할거 같아요.
저는 저대로 무심코 아이들에게 무관심하게 두었던 일들이 떠올라 뜨끔하기도 했는데요..
온가족이 특히 아빠랑 같이 보면 할 이야기거리가 많겠습니다. 
유쾌하고 명랑한 이 가족동화 이야기 뒤에는 동화 내용을 바탕해 만든 연극 대본이 실려 있어요.
영도와 영남형제, 아빠와 소파아저씨 그리고 오즈의 마법사의 등장인물들이 대본의 등장인물들인데 학급에서 혹은 잠깐이라도 가족끼리 연극을 해보아도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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