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가는 날 - 오늘의 일기 보림 창작 그림책
송언 글, 김동수 그림 / 보림 / 2011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송언 글 / 김동수 그림 / 보림

제목: 내 이름은 구동준
공터에서 딱지치기 하는데 통장 아저씨가 부르셨다.
"구동준, 받아라. 학교에 다니라는 쪽지다."
나는 두근두근 콩닥콩닥 가슴이 뛰었다.

제목: 내 이름은 김지윤

아파트 경비실 아저씨가 봉투를 내밀었다.
봉투를 들고 콩콩 뛰다가 엄마가 날 끌어안았다
"학교에서 김지윤을 보고 싶어 한대!"               (본문에서)

내년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친구들 앞으로 취학 통지서가 나왔지요?
이 책을 읽고나니 작년 규현이 취학통지서를 처음 받았을 때가 생각났습니다.
부모 입장에선 우선 어리기만 했던 아이가 학교에 입학하게 된다니 감격스러운 맘도 일고 한편으론 자기 스스로 할 것이 많아지는 상황에 잘 적응할지 선생님과 친구들과는 어떻게 지낼지 걱정스런 마음도 들더군요.
그렇지만 아이는 스스로를 대견해 하고 아직 시작되지 않은 새로운 경험들에 대한 기대가 컸습니다.

시대는 달라도 학교 입학을 앞두고 갖게 되는 설레임은 같은데요...
이 책은 '1960년대 구동준'과 '2000년대 김지윤'이 취학통지서를 받고 쓴 일기를 시작으로 이후에 예비소집일이나, 입학식, 학교생활을 하기까지 자기의 일상이야기를 그림 일기형식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비슷한 주제를 가지고 1960년대의 구동준 일기는 왼편, 김지윤의 일기는 오른편에 실어 과거와 현재의 다른 점을 비교해 보게 되고 당시의 생활상들을 그림을 통해 보여주기 때문에 누가 읽든 자기가 겪은 과거에 대해 할 말이 많아지는 책이랍니다.
물론 입학을 앞두고 있는 예비초등 친구들이나 가족들에겐 공감할 요소가 많겠구요..

이 책의 그림은 옷 사이에서 삐죽 나온 오리털을 가지고 시작된 재미난 상상 이야기 [감기 걸린 날]의 김동수 작가가 그렸어요.
그래선지 자꾸 이 책에서 [감기 걸린 날]과 비슷한 것들을 찾게 되었습니다.
아이가 쓴 듯한 손글씨 제목, 그림과 글이 곁들여진 그림일기 형식의 구성, 그리고 원고지 대신 줄노트에 쓰여진 간결한 생활일기, 우리 생활 그대로를 돌아보게 하는 수수한 그림들과 담백함..
그리고 이 책의 재미는 마지막 지윤이의 일기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이다음에 커서 선생님이 될 거라던 동성국민학교 1학년 2반 구동준 어린이가 2000년대에 와서 김지윤의 '참 좋은 구동준 선생님'이 되어 있을 줄이야!! 절로 웃음이 나는 대목이었습니다..


규현이는 요즘 학교에서 나눠 준 팽이치기에 열심이에요.
숙제에도 팽이치기 연습이 있어서 아주 세월 만났는데 학교에서도 쉬는 시간에 친구랑 팽이를 쳤다며 그걸 그리겠다 하더군요.
워낙 단순하게 그리고 쓰는 규현이라 기대를 안하고 있었는데
역시나 또 단순미를 살리는 모습에 마음은 쿵덕쿵덕~~ㅠ.ㅠ

유주는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자기가 좋아하는 친구의 내복이 세 번 보인거라 하네요.
내복이 보인다고 말을 해주었는데도 자꾸 내복이 보여서 옆에 친구들이랑 키득키득 웃었다고요..


12. 21 눈 제목: 팽이 결투

종명이랑 팽이를 했다.
나는 이기는 방법을 안다.
엉덩이를 열심히 치는 거다. 열심히 치니까 내가 이겼다.
기분이 좋았다.

"줄도 좀 반듯하게 긋고 배경에 다른 친구들도 좀 넣지??" 했더니 이렇게만 해도 되는거라며 당당합니다.
그리곤 [학교 가는 날] 그림책에서처럼 자기도 한쪽에 작게 '이겼다'그림을 그렸다면서 무지 대단한 걸 한 양 으쓱해 했어요.
 


유주는 그림과 글을 적어놓고는 '오늘의 일기'도 써놓았어요.
12. 21 날씨  제목: 김종우땜에
오늘은 종우가 내복이 보였다.
내복이 세번이나 보였다.
하연이는 눈이 화났다.

유주가 쓴 글을 보고 규현이가 "야! 하연이 이야기는 여기에다 적는 게 아니야. 제목에 맞지 않은 이야기잖아~"하며 가르치고..
"오빠나 잘 해!!" 유주의 한 마디에 규현이 그 후로 조용했습니다.^^
유주는 그림 그리다 말고 다른 친구가 놀다가 하연이 얼굴을 쳐서 하연이가 무척 화가 나 있는데 자기들이 웃을 적에 하연이가 옆에 있어서 그렇게 그린거라 설명을 했어요. 

아빠에게 심사를 맡겨 일기를 잘 쓴 사람에게 스티커를 주기로 했는데 아이들 그림을 본 규현아빠가 스티커를 둘 다 줄 수 없다고 했어요.
규현이는 그림과 글 모두 좀 더 보충해야 되겠고
유주는 제목이랑 상관없는 글을 썼기 때문이라고 아빠가 설명하면서 다시 한 번 수정할 기회를 주겠다 했는데
둘 다 스티커엔 욕심이 없는지 그냥 그대로 끝나 버렸습니다.  

규현이 학교에 입학한 지 얼마 안된거 같은데 오늘 첫 겨울방학을 했습니다.
이제 규현이 학교 가는 날은 1월 30일 개학식날입니다. 
규현군, 방학동안 해야 할 일이 참 많은데..ㅠ.ㅠ
아무래도 일기쓰기는 정말 열심히 해야겠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