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난설헌 새싹 인물전 45
김은미 지음, 유승하 그림 / 비룡소 / 2011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종종 조선시대를 살았던 우리 여인들의 이야기책을 읽다보면 제 가슴까지 아쉬울 때가 있어요.
[허난설헌]을 읽으면서도 그이의 삶이 채 피어나지 못한 꽃같아 안타까웠습니다.
태어난 시대때문에 자신이 이루고 싶던 꿈도 태워버리고 아내로서 어머니로서의 또 개인적인 삶에서도 애련함만 남아 있는 이름 허난설헌...
[허난설헌]은 비룡소에서 출간된 새싹인물전중 한 권으로 16세기 여류시인 허난설헌의 삶을 담담히 들려주는 인물사입니다.
그녀의 시들은 얼마 남아있지 않지만 조선 뿐만 아니라 중국과 일본에까지 이름을 날린 조선중기의 여류시인으로 여성이 존중받지 못하던 시대에, 또 결혼 이후에 현실제도에 갇혀서도 여성에 대한 차별과 편견 등을 글로 이겨내어 인정받는 인물입니다. 

문장가 허엽에게 태어난 허난설헌은 어린 시절부터 신동이라 불릴 만큼 시쓰기에 특출한 재능을 보입니다.
아버지 허엽과 허성, 허봉, 허초희, 허균은 허씨 집안의 다섯 문장가였고 가족들은 그녀의 재능을 아껴 스승을 두어 글공부도 할 수 있게 하지요.
당시엔 여자 아이들은 집에 있는 밥그릇 수만 알면 된다는 식으로 여성에게 따로 교육이란 것이 없을 때였으니 당시로썬 예외적인 환경이라 할 수 있겠고 가족들의 지지는 그녀가 천재성을 발휘해 글을 쓰는 데 큰 힘이기도 했습니다.
결혼을 한 후에도 그녀는 자신이 갖고 있는 다양한 상상의 세계를 표현하고 싶어 했지만 시어머님과의 갈등이나 주변사람들로부터의 무시나 멸시가 많았다고 해요.
스물일곱의 짧은 생을 사는 동안 그녀는 천여 편이 넘는 시를 지었지만 그녀는 후대에 자신의 작품이 여자가 지은 시라고 낮추어질까봐 모두 불태워달라 했다 합니다.
지금 남은 시는 그녀의 동생이자 <홍길동전>을 쓴 허균이 누이가 썼던 시를 기억하고 집에 있던 것을 정리하여 엮은 <난설헌집>통해 전해질 수 있었습니다.
남편과의 불화, 어린 자식 둘의 죽음, 다정했던 가족들의 객사를 겪으면서도 그녀는 자신이 보고 느끼고 상상하던 것들을 시로 옮겨 썼는데 특히 신선세계를  그린 유선시들은 신선들의 모습과 아름다운 정경을 생생하게 표현해 당대의 문인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합니다.

본문 중에는 허난설헌이 여덟 살때 지은 '광한전 백옥루에 대들보를 올리며'와 '가난한 여자의 노래', '신선세계를 노래하다', 아이들이 죽은 후에 지은 '자식을 잃고 노래하다'와 귀양간 오빠를 그리는 '기하곡' 신비로운 꿈을 쓴'꿈속에서 광산산에 오르다'등이 실려 있어 그녀의 인간성과 문장력, 그녀의 내면 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부록에서는 허난설헌에 관련된 사진자료와 그녀에 관한 이야기가 실려 있고, 강릉 초당마을의 허난설헌 생가가 소개되어 있어요.
누이의 시들을 안타까워 했던 허균과 그의 한글소설 [홍길동전] 그리고 허난설헌처럼 여성에 대한 편견을 뛰어넘어 후대에까지 이름을 날린 조선시대 여류작가들의 삶도 간략히 나와 있습니다.

여성에게 제약이 많았던 시대, 그 금기의 벽이 얼마나 높았을지 그리고 쓰고 싶은 글을 쓰지 못하고 자기의 재주를 펼칠 수 없음이 얼마나 안타까웠을지요...
그녀의 삶을 알고나니 그녀의 시들이 더 깊고도 안타깝게 다가옵니다.
허난설헌의 삶과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며 지금을 사는 아이들은 그 당시의 사회와 현재를 비교하고 또 꿈을 이룰 수 있는 환경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느낄 수 있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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