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꽃이 피었어요 전통문화 그림책 솔거나라
박상용 지음, 김천일 그림 / 보림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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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용 글 / 김천일 그림 / 보림

매달 보름과 그믐께 드러나 있던 개펄에 한 길 넘는 바닷물이 밀려오면 소금밭을 일구며 살아가는 염부는 수문을 활짝 열고 바닷물을 저수지에 받는 물잡기를 합니다.
저수지에 머물며 물에 뒤섞인 개흙을 가라앉힌 바닷물은 난치(제1증발지)에 들어와 하얀 소금이 되는 길을 걷기 시작하지요.
여섯 층의 계단밭을 지나 바닷물의 염도는 3도에서 8도로 높아지고 느티(제2 증발지)에 들어온 소금물은 하루에 한 칸씩 네 층의 칸에 다다라 염도가 19도까지 이르러 짠맛을 넘어 쓰기까지 합니다.
소금물이 마지막으로 들르는 결정지에서는 소금물이 하루 이틀 머물며 25도까지 염도를 높이고 보름 남짓 바닷물을 말리던 염부의 물말리기 일이 마무리 됩니다.
이 소금물을 '해주'라는 곳에 모아두고 염부는 언제든 날씨가 좋으면 소금물을 결정지 아래쪽 칸에 안쳐서 소금을 낼 수 가 있습니다.
비는 정성껏 만들어 놓은 소금물을 한순간에 맹물로 만들기 때문에 소금은 하늘이 내려준다고 합니다.
비 오기 전 염부들은 소금물을 한곳으로 치우는 비설거지를 서두르고 비가 그치고 맑은 날이 이어지면 염부의 일손이 다시 바빠집니다.
태양이 뜨거운 한낮, 소금물이 따끈해지면 기다리던 소금꽃이 피어나고 오후 서너 시엔 염도가 28도에 이르러 소금이 맺기 시작합니다.
파란 바닷물이 백분의 일로 줄어서 하얀 알갱이들로 태어난 소금이 언덕을 이루면 염부의 기쁨은 커지고 활짝 열린 소금창소엔 하얀 햇소금이 지붕끝까지 솟아오릅니다.

바닷물을 소금밭으로 끌어올려 햇볕과 바람을 이용해 만드는 소금, 천일염의 생산 과정을 그림과 글로 상세히 설명하는 책입니다.
소금을 만드는 염부의 땀과 소금밭의 이모저모한 모습들이 다큐멘터리형식으로 그려져 사실적이면서도 따뜻한 느낌인데요.. 
염부들의 일하는 모습과 도구, 생산과정 등이 세밀화로 그려져 옆에서 바로 보고있는 듯, 생생한 현장감이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봐왔던 염전의 모습과 소금창고말고도 이 책에는 바닷물이 들어올 갯벌과 축구장 수십 개 크기의 증발지, 바닷물을 모아두는 창고 등 소금을 내는 과정과 소금밭의 구조를 체계적으로 설명하고 '물잡기', '물만들기', '비설거지' 등 소금밭에서 사용하는 용어와 염부의 일상을  담고 있습니다. 그리고 본문 중간에는 소금밭의 구조에 따라 달라지는 염도의 변화를 한 눈에 살펴볼 수 있게 그려놓았고 우리나라 대표적인 곰소염전, 태평염전, 대동염전 등의 지역별 소금밭의 생김새, 바닷물을 끓여서 소금을 만들었던 옛조상의 소금제조법도 소개하고 있어요.

흔하다고 해서 귀하지 않은 것이 아닙니다.
얼마 전 일본에서 원전 폭발사고가 일어났을 때 가장 먼저 품귀되었던 것은 소금이었다지요.
요즘은 화학적인 방법으로 소금을 만들어낸다고 하지만 우리나라 서남해안의 맑은 바닷물로 만들어진 천일염은 그 가치가 세계 최고입니다.
바닷물과 햇볕 인간이 만들어내는 그야말로 자연이 주는 귀한 선물, 자연에서 얻은 귀한 땀방울인 것이지요.
그 가치를 알면서도 그 중요성을, 그 명맥에 대해서는 그냥 무덤덤하게 지나치고 있는데 아이들도 소금을 만드는 그 쉽지 않은 과정을 통해 무엇이 가치있는 것인지 느낄거 같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아이들과 소금의 쓰임을 이야기하다보니 거의 모든 음식에 소금이 빠지지 않습니다.
웰빙이다 자연식이다 하면서 우리는 무심코 우리가 누렸던 자연 천일염은 잊어가고 있었던거 같아요.
'소금'을 가지고 무얼 해볼까 하다가 '소금꽃'을 만들어보기로 했어요.
원래 '소금꽃'은 소금물이 햇볕을 받아 점점 엉겨붙고 마치 꽃처럼 반짝이는 상태에 있을 때를 말하는데 우리는 파스텔을 이용해 소금을 꽃처럼 곱게 물들여 보았습니다.


파스텔을 종이에 문지를까 하다가 망에 갈아 가루를 내게 했더니 아이들이 아주 신났어요.
요리사같다고도 하고 소금의 양에 따라 색을 더 내보기도 합니다.
먼저 꽃을 만들거라 말해주었고 아이들에게 각자 원하는 색깔을 골라 해보라 했더니 여러가지 '꽃소금'이 만들어졌어요.


만든 꽃소금을 가지고 소금꽃을 그려보자 했어요.
유주는 꽃과 새를 그리고 규현이는 나무로 해보고 싶다 하더니 사과가 열렸습니다.
규현이가 그림을 그리는 중인데 유주는 벌써 시작~
물풀을 바르고 원하는 색소금을 붙여주는데 제대로 붙지를 않아 이 그림은 누워 있는 그림이 되었어요.

규현이도 나무를 꾸미고 사과를 할랬더니 '빨강'색이 떨어져 알알이 다른 색을 썼어요.
작은 그림은 표현이 어려울거 같아 싸인펜으로 칠하게 했습니다.
붓으로 쓸어가며 정리를 해주고 먼저 마친 유주는 글을 써보겠다고 혼자 적기 시작했어요. 


책 제목처럼 소금꽃이 피었어요.
중앙에 큰 꽃이 있고 왼편에는 새가, 오른편에는 화분에 심긴 꽃이 있었는데 색을 쓰면서 형체분간이 좀 어려워졌어요.
옆에 벌은 제 오빠가 하는 걸 보고 따라 그림을 그린 것이고..
그림도 있고 글이 있으니 '글 그림 박유주'를 써야한다고 적어 놓았습니다.


새가 날아서 꽃에게 말을 했다.
"얘! 안녕? 너 예뿌다!"
근데 꽃이 달라붙었다.
"야, 나 놔줘! 우리 애기한테 가야돼!"
화분이 말했습니다. "그래, 꽃아 얼른 놓아줘"
그래서 꽃이 놓아줬다. 끝

해가 쨍쨍한 날인데.. 빨강 색소금이 없어 해가 둥실하게만 떴어요.^^
나무는 뚱뚱하고 큰 사과나무엔 사과가 익어가고 있습니다.
꽃이 피었고 벌이 사과맛을 보러 가는 중이라는 규현이의 설명이 있었어요.

소금이 귀한데 먹을것으로 왜 못먹는 소금을 만드느냐던 규현아부지..
얼굴에 깜장을 묻히고 아이들이 재밌어 하며 색을 꾸미는 걸 보면서는 빙그레 웃고 있더라구요.
먹는 데 뿐만 아니라 노는 데도 효자인 소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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