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미시게의 약속 - 초등 저학년 아이들을 위한 그림책
김동연 글.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1년 5월
평점 :
절판
사람은 살아가면서 다른 사람을 만나고 또 헤어지는 경험을 통해 기쁨과 설레임, 행복, 반가움, 안타까움, 허전함, 그리움 등 여러가지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미시게의 약속]은 이 여러가지 감정들이 다 들여다 보이는데 그중에서도 '우정'과 '약속'을 믿는 아이의 순수한 마음이 아주 예쁘게 그려져 있습니다.
고비 사막 남쪽의 바잉작이라는 곳에 사는 소년, 미시게는 아빠와 단둘이 살고 있습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초원과 사막이 시작되는 광활한 땅이지만 그곳엔 이웃도 친구도 없습니다.
미시게에게 친구라면 낙타 투투와 양, 염소, 사막의 모래바람과 들꽃이 있을 뿐이지요.
화석을 주워 팔거나 소, 양떼를 돌보며 살아가는 미시게와 아빠에게 어느 날 멀리 솔롱고스에서 공룡학자 아저씨와 부인, 그리고 유로라고 불리는 미시게 또래의 여자 아이가 찾아옵니다.
그리고 대개의 아이들이 그렇듯, 미시게와 유로는 처음엔 서로 부끄러워했지만 금세 친해지지요.
밤이 늦도록 소근거리기도 하고 비밀의 장소인 모래언덕 위에서 미끄럼도 타고..
미시게는 사막에서 누릴 수 있는 재미난 것들을 유로와 함께 나누며 다른 이들과 함께 지내는 즐거움을 알게 되고 유로가 '자신의 둘도 없는 친구'라 여기게 됩니다.
유로와 헤어지는 날, 아쉬운 눈물을 감추고 미시게는 유로에게 다시 또 오라며 모가투보다 더 예쁜 목걸이를 만들어 줄거라고 다짐하지요.
하지만 금세 다시 만날 줄 알았던 유로가 몇 개월이 지나도 오지 않자 미시게는 괜히 심술까지 납니다.
그렇지만 그 심술도 잠시.. 미시게는 여덟 번째 생일날 아빠로부터 너무나도 행복한 선물을 받게 됩니다.
이 책은 고비 사막에 사는 소년 미시게가 멀리 솔롱고스에서 온 소녀를 만나 우정'과 그리움'이란 감정을 경험하고 또 그 친구를 다시 만나기 위해 떠나는 설레는 여행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이 책의 즐거움이라면, 또래 아이들이 경험하는 여러 감정과 심리를 느끼게 한다는 것!
그리고 현장감이 전해지는 유화 그림들이에요.
책을 읽는 동안 바잉작의 언덕, 미시게가 살고있는 게르와 낙타 투투, 고비 사막의 초원과 모랫바람, 고비사막의 여려 자연풍경을 볼 수 있었는데요.. 사막의 모래알처럼 점점이 찍어놓은 듯한 색다른 그림은 사막의 메마른 느낌이, 그러면서도 차분하고 세련된 색조화는 부드럽게 연출되어 아주 편합니다.
그림에서 느껴지는 이국적인 분위기와 달리 이 책은 우리나라의 작가가 직접 고비 사막을 여행하고 그곳에서 만난 미시게를 그림책의 주인공으로 지어 만든 책이라고 하네요.
내용도 그림도 아주 따뜻하게 스며드는 책!
처음 만날 때처럼 아빠 뒤에 숨어서 얼굴을 붉히는 미시게의 쑥쓰런 표정, 하지만 다음장에서 유로를 향해 풀쩍 날아오르는 미시게에게서 순수한 사랑과 그 설레임이 떠오르네요.
'고비 사막 저 어딘가에서 미시게는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마치 전부터 미시게를 알고 있었던거 마냥 아이의 안부가 궁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