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와 송어의 재주 ZERI 제리 과학 동화 5
군터 파울리 글, 파멜라 살라자 그림, 이명희.김미선 옮김 / 마루벌 / 2010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군터 파울리 글 / 파멜라 살라자 그림 / 이명희. 김미선 옮김 / 마루벌


강 한쪽에서 헤엄치던 송어가 나비에게 꼭 술취한 사람같다며 왜 똑바로 날지 못하느냐고 물었어요.

나비는 그저 에너지 흐름에 몸을 맡기고 있을 뿐 원래 똑바로 날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송어는 다시 나비에게 에너지는 태양에서 오는 것인데 공기중에 무슨 에너지가 있느냐고 되묻지요.
나비는 살랑살랑 부는 실바람에서 에너지를 얻고 또 바람이 불어오는대로 움직이는 거라 말합니다.
이번엔 나비가 송어에게 어떻게 센 물살 속에서 가만히 멈춰 있거나 헤엄을 칠 수 있는지를 물어요.
송어는 강 아래로 흘러내려가는 물의 힘을 이용해 움직이고 흐르는 물이 앞으로 뛰어오르는 힘을 줄 수 있다 합니다.
그리고 자기 머리 앞쪽 모양이 달걀처럼 갸름하게 생겼기 때문에 머리 쪽을 흐르는 물이 뒤로 가면서 반대방향으로 돌아 소용돌이를 만들면 더 세게 강 위쪽으로 당겨지는 거라 설명합니다.

나비와 송어의 대화를 통해 나비의 날갯짓과 송어의 헤엄이 각각 바람과 물의 에너지를 이용한 움직임이란 것을 알려주는 동화입니다.

그리고 과학동화라는 이름에 맞게 이 책에서는 바람이 생기는 이유, 바람에너지의 쓰임과 가치 그리고 제왕나비의 장거리 여행과 운동에너지와 위치에너지 등 그에 관련한 일반적인 과학지식에 대해서도 소개하고 있어요.
 
책의 내용도 내용이지만 이 책은 부모와 선생님, 또 책을 읽는 아이가 함께 공유해볼만 것들을 전문적으로 세분화시켜 알려주고 본문 글 아래쪽에는 영어로 본문의 내용이 쓰여져 있어 새롭기도 하고 또 독특하더군요.
물, 화학, 물리학, 공학, 경제학, 윤리학, 역사, 지리, 수학, 심리학에 이르는 학문적 지식을 탐구하는 것에서 부터 나비와 송어의 대화법을 통해 보여지는 관계, 혹은 여러가지로 표현해 볼 수 있는 예술활동과 실험법까지 이전에 보던 책과는 확연히 달랐어요.

이 시리즈의 이름 <ZERI>는 제로배출연구 계획 Zero Emission Research Initiative의 약자로 이 책의 저자 군터 파울리 박사에 의해 UN 대학에 설립된 전 세계 과학자들의 네트워크 이름이라구요.
현대 문명에서 생겨난 엄청난 양의 쓰레기가 우리가 살고 있는 땅과 공기 물을 오염시켰는데 인류를 위해 앞으로 쓰레기 배출이 없는 새로운 산업 시스템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높은 생태지능을 갖춘 과학학습 시스템이 필요하고.. 그 기초가 바로 제리라 합니다.
이 책의 표지를 열어 만나는 첫 글은 바닷가에서 조가비를 줍거나 풀숲에서 곤충을 찾는 것, 놀이터에서 노는것, 어른들은 답을 잘 모르는 질문을 하는 모든것이 과학이라고 말하고 있어요.
정말 그러고 보면 과학은 따로 어려운 학문이 아니라 우리가 생활하면서 보고 듣고 만지고 궁금해하는 모든 것들인거 같아요.
제리과학동화' 구성도 우리 생활과 밀접한 물과 음식, 에너지, 주택, 건강과 교육윤리, 일 등 다양한 주제들로 엮어져 있더군요.

이 책에서는 이야기와 지식전달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송어와 나비가 각각 상대방의 움직임에 대한 이야기를 알고 난후의 기분이 어땠을지.. 그리고 그들이 서로 상대방의 정보에 대해 아는 것이 중요할까? 하는 생각거리까지 제시하고 있어 아이들과 책을 읽고난 후 대화를 나누기에도 좋겠어요. 
그리고 다음 장 '직접 해 보아요'에서는 아이들과 쉽게 독후활동으로 할 수 있는 모빌 만들기가 소개되어 있어 바로 만들기를 따라해 보았습니다.

책에서는 고무나 스티로폼, 마분지를 이용해 나비나 잠자리, 천사, 새, 구름, 해,달 같은 그림을 그리고 채색해 모빌을 만들어보자 했는데요..
저희는 OHP필름지와 쿠킹호일을 이용해 물 속 생물과 나비종류로 그림을 꾸미기로 했어요.
(얼마 전 OHP필름지로 책 속 그림을 따라 그렸는데 아이들 이 미술놀이에 만족도가 매우 높았습니다.^^)
 

물고기가 나오는 책과 나비가 나오는 책을 찾아 거기서 본따 그리고 싶은 그림을 찾아 그리자고 했더니 규현이는 가장 먼저 [무지개 물고기] 책을 찾고 유주는 [세밀화로 보는 곤충의 생활]을 뽑아 왔어요. 
그림이 너무 커다랗거나 반대로 작은 그림들은 피하고 그리고 싶은 그림을 그리자 했더니 서로 나비를 그리겠다고^^;;
그래서 찬찬히 책을 더 찾아..
[세밀화로 보는 나비 애벌레]와 [동물 미술관], [아빠 해마 이야기], [갯벌이 좋아요]에서 그림을 본따 그렸어요.

[동물 미술관]에서 길쭉하면서도 황금빛이 나는 점박이 송어를 발견해 무척 반가웠고요..
기념으로 바로 본따 그리기도 하고~
셋이서 다 함께 그림을 그려 뒷면에 채색을 한 다음 마구 구겼다 편 쿠킹호일을 풀로 붙이고 오려 주었어요.
규현이는 물고기 잡아먹는 놀이를 한대고 유주는 누가누가 이쁜가 순위를 정하느라 바쁘길래..
아예 담날 만들어야겠다 했어요. (깜짝 선물!!로 할라구요^^)

다음 날 아이들이 학교와 유치원에 가 있는 동안 나뭇가지와 메타세콰이어 솔방울로 모양을 내고
노끈에 그림들을 붙여 기다랗게 모빌로 만들고 마지막엔 방울들을 달아 붙였어요.
그리고 집에서 바람이 두 번째로 잘 드는 베란다 커튼봉에 매달고 기우뚱 기우뚱 흔들어보니 아이같은 기분이 들더군요.

아이들과 함께 들어오면서 혼자 기대 만땅! ㅋ
아니나 다를까! 문을 열자마자 모빌을 보고 유주가 환호성이었어요.
쪼르르 달려가 모빌을 살펴 보면서 아주 좋아라 했습니다. 
거기다 현관문까지 열어 맞바람이 부니 모빌이 흔들거릴 뿐만 아니라 뱅글 돌기도 하고
시소를 타듯 기우뚱거리기까지 해서 바람의 움직임을 제대로 볼 수 있었어요.

바람에너지가 일으키는대로 움직이던 모빌은 유주가 잡아 당기는 통에 수동으로 움직이기도 했고요.
규현이 말대로 솔방울 대신 종이 달려 있었다면 딸랑딸랑 소리까지 나는 즐거운 모빌이 되었을거 같아요.
전 방울은 생각 못했는데..^^ "아하, 정말 그러네?!!" 하며 우리 규현군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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